한국 순교자의 소리, 14년 이상 투옥된 지도자들 위해 기도 요청
에리트레아 정부가 지난달 35명의 기독교인을 석방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한국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는 "친(親)기독교 성향의 이웃인 에티오피아와의 외교 관계 개선을 위한, 정치적으로 계산된 결과"로 분석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혹하게 기독교인들을 핍박하는 나라 중 하나인 에리트레아는 지난 7월 17일 11명의 여성과 24명의 남성 등 35명의 기독교인을 석방시켰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어떤 기독교인 수감자든지 석방된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최근 진행된 이 석방은 에리트레아의 억압적인 상황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VOM 사역 파트너에 의하면, 풀려난 35명의 기독교인은 에리트레아 교회의 주요 리더가 아닌 젊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번에 석방된 이들은 미등록 교회의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진술서에 서명했다"며 "보통 이런 진술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석방은 충분히 보장된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2002년부터 시행한 반(反)기독교적 탄압 이후 수감된 기독교 지도자들을 석방한 것이 아니라 이 35명의 기독교인만 석방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아직도 이보다 훨씬 많은 수백 명의 기독교 지도자가 감옥에 갇혀있으며, 이들을 위한 기도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리트레아에는 수많은 복음주의 목사가 공식 기소와 재판 없이 지하 감옥이나 마이 세르와(Mai Serwa) 포로수용소의 선적 컨테이너에 감금되어 있다. 사막 한가운데 놓인 철제 선적 컨테이너 감옥은 낮에는 극도의 더위가, 밤에는 극도의 추위가 엄습하는 극한의 환경으로 악명이 높다. 에리트레아 감옥에 갇혔던 기독교인들과 함께 사역했던 폴리 대표는 "이런 감옥의 환경은 인간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잔인하다"며 "아주 오랫동안 고문을 당한 수감자들이 풀려나면 마비 등 평생 불구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그나마 석방된 이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고문의 상처로 죽거나 처형당하는 수감자들도 많다.
이러한 핍박에도 불구하고 에리트레아 교회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폴리 대표는 "모든 에리트레아 기독교인은 더 이상 전도하지 않고 미등록된 교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진술서에 서명하면 감옥에서 석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많은 기독교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신실함을 지키며 감옥에 남아 있기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14년 이상 장기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신실한 에리트레아 기독교인들을 위한 기도를 함께 요청했다.
◈트웬 테오드로스(에스더, Twen Theodros·Esther)
2004년 3월에 체포 당함. 트웬은 감옥에서 핵심적인 주요 여성 지도자로 간주되어, 복음성가 가수 헬렌 버하니와 같은 선박 컨테이너에 갇혀있다. 감옥에서 트웬은 다른 수감자 대신 구타를 당하기도 하고 아프거나 다친 이들을 돌봐주었다. 트웬을 만난 수감자들은 그녀의 신앙이 확고하며 그녀가 하나님이 원하실 때까지 기꺼이 감옥에 남아 있길 원한다고 전했다.
◈하일레 나즈기(Haile Nayzgi)
2004년 5월에 체포 당함. 순복음교회(120~150개 가정으로 이루어진 지하교회)의 담임목사인 그는 세 자녀의 아버지다. 나즈기 목사는 가족과의 면회를 거부당해왔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2004년 8월에 음식과 옷가지를 전해주려 했지만, 당국은 그가 감옥에 없다고 말했다. 나즈기 목사는 지금까지 수많은 감옥을 전전했지만, 공식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키플루 게브레메스켈 박사(Dr. Kiflu Gebremeskel)
2004년 5월에 체포 당함. 아스마라 대학의 전(前) 수학 교수이자 학과장이었던 키플루 게브레메스켈 박사는 1999년부터 남서부 순복음교회의 전임 목회자로 일하다가 2004년에 체포되었다. 그의 아내와 네 자녀는 면회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키다네 웰두(Kidane Weldou)
2005년 3월 체포 당함. 순복음교회의 담임목사이자 네 자녀의 아버지인 키다네 웰두 목사는 체포되기 전 여러 해 동안 사역을 했고 공식 혐의 없이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