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교수의 성령론(48)
하나님께서는 예수님께 대한 근본적인 태도의 변화를 죄인들에게서 보기 원하신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가장 심각하게 다루시는 죄악은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하지 않는 죄이기 때문이다.
"죄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요 16:9)
진정한 회개란 어그러진 길을 가던 사람이 돌이켜서 바른 길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즉 예수님 없이 자기중심적이고 죄악된 인생을 살던 사람이 돌이켜서 예수님을 믿는 삶으로 변화되는 것을 말한다.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요 16:8)
이 말씀에서 세상이란 거듭나지 못한 인간의 영혼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리고 성령께서 세상을 책망하신다는 것은 성령께서 거듭나지 못한 인간의 영혼에게 역사하여 그들이 깨닫고 회개케 하신다는 의미이다. 이 말씀에 근거해서 볼 때 성령께서 인간을 회개시키는 길은 크게 다음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하신다.
첫째, 성령께서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이고 또 정욕적인 삶을 살아왔던 죄에 대하여 깨닫게 하심으로서 회개하여 거듭나게 하신다. 앞에서 소개한 무신론자나 반종교가나 냉담자들의 경우에도 성령께서 역사하시면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은 그들의 죄를 회개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죄라는 문제는 언제나 하나님의 의지에 반항하는 태도이며 궁극적인 구원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전제되는 장벽이다. 이것은 이미 인간의 심성 속에 생래적으로 주어진 양심의 기능과도 같이, 죄와 구원이 함께 갈 수 없다는 인식은 이미 생래적인 지식으로 인간에게 내재하고 있다.
"여호와의 손이 짧아 구원하지 못하심도 아니요 귀가 둔하여 듣지 못하심도 아니라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나님 사이를 갈라 놓았고 너희 죄가 그의 얼굴을 가리어서 너희에게서 듣지 않으시게 함이니"(사 59:1-2)
그러므로 죄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어야만 구원에 이를 수 있다. 바로 이 부분에 있어서 성령께서는 거듭나지 않은 영혼들에게 감화를 주어 깨닫게 하심으로서 회개케 하신다.
둘째, 성령께서는 오직 의로움은 예수님께만 있다고 하는 진정한 의에 대하여 깨닫게 하심으로서 회개케 하신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3장 10-12절에서 시편 14편 1-3절을 인용하여 온 인류의 죄악성을 고발한다. 의인도, 깨닫는 자도, 하나님을 찾는 자도, 선을 행하는 자도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도 없다(none). 이것이 인간이 아담으로부터 유전 받은 원죄의 상태다.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 그들은 부패하고 그 행실이 가증하니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인생을 굽어살피사 지각이 있어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가 보려 하신즉 다 치우쳐 함께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가 없으니 하나도 없도다"(시 14:1-3)
그러므로 온 인류가 하나님 앞에 정죄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님의 법을 완전하게 지킬 수 있는 자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법을 지켜보려고 애쓰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자신의 죄성만 더 깨달을 뿐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행함과 노력으로 하나님 앞에 의롭다함 받을 수 있는 자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오직 인간의 죄를 대속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받아들이는 일만이 인간 구원의 길임을 성령께서는 깨닫게 하신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하였더라"(행 4:12)
셋째, 성령께서는 죽음 이후에 반드시 있게 될 심판의 두려움을 인식하게 하심으로서 회개케 하신다. 성령의 역사가 심판에 대한 경각심을 주어 회개케 하는 것인 반면, 마귀의 역사는 인간에게 안일함과 미혹을 주어 심판에 대한 두려움을 망각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귀는 "도둑이 오는 것은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요 10:10)이라는 말씀과도 같이, 한 명이라도 더 죄악의 늪으로 빠져들게끔 가장 그럴 듯한 이론과 달콤한 유혹으로 하나님이 지으신 고귀한 영혼들을 노략질한다.
그러나 성령의 회개케 하는 사역이 나타날 때 인간의 영혼은 다가올 심판을 진지하게 자각하게 되며, 자기의 영혼이 그 심판 앞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성령께서는 이들에게 거룩한 근심을 불러 일으켜 이들이 "후회할 것이 없는 구원에 이르게 하는 회개"(고후 7:10)에 이르도록 하시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게 되어 각각 선악 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고후 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