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이스라엘은 성경적 유산의 영적 광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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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는 권혁승 박사(서울신대 구약학 명예교수)의 논문 <예레미야 70년 예언과(렘 29장)과 21세기 한국교회의 사명>을 매주 1회 연재했습니다.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VIII. 나가는 말

예레미야의 70년 예언은 당시 이스라엘이 경험하고 있던 바벨론 포로생활이 최종적인 심판이나 재앙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의도는 오히려 이스라엘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렘 29:11). 그런 약속은 70년이라는 시간적 공백이 채워지고 난 후 고국으로 귀환케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로 실현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70년 동안 체재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한반도에도 그와 같은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길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한다. 또한 절대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하나님께서는 지금 그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시고 계신다.

하나님께서 남북통일이라는 큰 축복을 우리민족에게 주시는 것은 한국교회가 해야 할 막중한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마지막 시대 '땅 끝'을 향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게 하시기 위함이다. 133년이라는 짧은 선교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이어 제2의 선교대국으로 성장한 한국교회는 새로운 관점의 '땅 끝' 선교를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그 동안 주력해 왔던 이방인을 향한 '땅 끝'과 함께 예루살렘을 향한 '땅 끝' 곧 이스라엘의 영적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20세기 가장 의미 있는 사건은 지난 2000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방랑생활을 하던 유대인들이 옛 고국으로 돌아와 이스라엘을 건국한 일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적 지형을 새롭게 바꾸는 전환점 역할을 하였다. 그 동안 이방인 중심으로 성장하던 기존 교회와 함께 유대인 중심의 새로운 교회운동이 일어난 것도 그러한 변화가 가져온 대표적인 결실이다. 그런 영적 지형변화로 인하여 생겨난 것이 '땅 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다. 곧 '땅 끝'은 더 이상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원심의 이방지역이 아니라 오히려 복음의 출발점이자 마지막 귀착지인 구심점으로서의 예루살렘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복을 주시는 이유는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게 하시기 위함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축복과 사명이 항상 짝을 이루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먼저 복을 주시고 사명을 요구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사명이 먼저 주어지는 것이 신앙 안에서의 정상적 순서이다. 다시 말하여 사명이 먼저 주어지고 그 사명을 따라 하나님의 놀라운 복이 주어진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앞으로 주어질 평화통일의 축복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 하나님께서 위탁하실 '땅 끝' 선교에 더 큰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평화통일의 축복을 앞당겨 주실 근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그 동안 '땅 끝'의 두 방향 가운데 원심의 이방지역 '땅 끝'에만 주력해 왔다. 새로운 평화통일시대를 맞으면서 한국교회는 '땅 끝'의 또 다른 방향인 이스라엘의 영적 회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한국교회가 그런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영적 잠재력과 함께 필요한 여건을 미리 마련해 주셨다. 그 방향으로 관심을 갖고 마음의 자세만 바꾼다면, 가장 효율적으로 이스라엘의 영적 회복에 기여할 좋은 기회를 한국교회에 주실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니고 있는 그릇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들여다볼 수 있는 거룩한 창문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언어, 역사, 문화, 지리에 대한 지식을 더 많이 가질수록 우리는 성경의 의미를 더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유대 백성의 긴 역사를 통해 축적해 놓은 성경적 유산의 영적 광맥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스라엘을 통해 어떻게 성경원리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값진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마지막 역사를 어떻게 이끌어 가시는가를 보여주는 영적 나침판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가 이스라엘의 정치적-영적 회복에 관심을 두는 것은 곧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깨어나 더욱 성숙하며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끝)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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