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성령 사역과 사죄의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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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본철 교수의 성령론(51)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성령께서는 거듭난 영혼들에게 역사하여 그들이 범하는 여러 가지 습관적인 죄악들과 고의적인 죄악을 회개케 하신다. 그리고 이러한 성령의 역사를 모든 개개인과 교회가 충만하게 경험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명백한 복음적 확신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요한일서 1장은 죄에 대한 회개를 소개하는 매우 유용한 성경적 근거로서 소개할 수 있다. 성경은 거듭난 크리스천이 무엇보다도 죄의 문제를 깨끗이 해결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은 죄가 전혀 없으신 분이시기에, 우리도 빛 가운데 행해야 주님과의 교제의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빛이시라 그에게는 어두움이 조금도 없으시니라"(5절)
빛과 어둠으로 묘사된 영적 세계의 두 영역 중에 하나님의 자녀들은 빛 가운데 사는 자들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고 사는 삶이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에 속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가 빛 가운데 계신 것 같이 우리도 빛 가운데 행하면"(7절a)

주님은 빛 가운데 계신 분이고, 우리는 빛 가운데 행해야 할 존재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빛 가운데 계속적으로 행해야 한다. 즉 죄악을 멀리하고 범죄 하지 않는 생활을 계속 해야 한다.

물론 여기서 범죄란 윤리적, 도덕적인 의미에서의 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도덕적으로 선해져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는 말이 아니다. 죄란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에 대한 고의적인 불순종을 말한다. 고의적으로 하나님의 법을 거스를 때 그 누구도 양심에 평안을 맛볼 수 없다. 그러므로 고의적인 불순종의 죄를 돌이켜야 함은 마땅하다.

그러면 회개하는 이들에게 어떤 결과가 따라오는가? 첫째, 죄로부터의 회개를 통해 신자들은 주님과의 지속적인 친밀한 사귐을 갖게 된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신자들의 영혼을 모든 죄로부터 지속적으로 정결케 하신다.

"우리가 서로 사귐이 있고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7절b)

그러므로 예수 믿는 자에게는 보혈의 샘이 영원토록 샘솟고 있다. 영원하신 우리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위격(位格)으로 우리 영혼 속에 오셔서 영원토록 우리의 왕이 되셨기에, 우리에게는 영원한 용서와 정결케 하는 생수가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은 매일 매순간 주님의 정결케 하는 보혈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자들이다. 아무리 신앙 안에서 완전해진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그도 역시 연약성을 지니고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와 허물을 면키 어렵고, 따라서 그는 주님의 정결케 하시는 능력을 의지해야만 한다.

성령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노라면, 우리의 양심이 매우 민감하게 활동하는 것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도 성령께서는 우리의 양심 속에, 주님께서 보실 때에 합당치 않은 것들이나 죄악에 관한 것들 그밖에 우리의 여러 언행심사(言行心事)에 있어서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하지 않은 모든 것들에 대해 계속 지적해 주신다. 이러한 양심의 지적이 있을 때마다 즉각적으로 속죄의 은총을 적용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스스로 하나님 앞에 자랑할 것이 있는 의인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즉 우리는 근본적으로 영혼 속에 죄성을 지니고 있음을 시인해야 한다.
"만일 우리가 죄 없다 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8절)

'죄 없다 하면'이라는 표현에서 사용된 '죄'라는 단어는 '목표를 맞히지 못함', '죄를 범함' 등의 의미에서 나온 명사 하마르티아(αμαρτια)의 목적격 단수로서, 이 단어가 단수적인 용법으로 쓰일 때는 특히 인간 속의 죄성 자체를 의미할 때가 많다. 상대적으로 이 단어가  복수로 사용될 때는 구체적인 죄악들을 지적할 때가 많다.

그러므로 이 말씀의 의미는 비록 우리가 예수의 피로 정결함을 받고 있다 할지라도, 우리가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완전한 의인이 되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전히 우리 속에는 죄악으로 향하는 경향성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한 범죄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안에 죄성을 안 갖고 있다고 말한다면 스스로 자신을 속이는 일이요, 하나님의 말씀 또한 무시하는 일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죄의 확신에 대한 모든 과정은 신속하게 이행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사단은 질질 끌면서 우리로 하여금 어떤 특정한 죄책에 매이게 하여 주님의 인도하심 받는 우리의 영혼에 연막을 뿌리는 것이다.  여기에 한번 매이게 되면 그리스도인은 거의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로 자기 자신을 내성(內省)하고 관찰하는 데에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자기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동안 그 사람은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기 힘든 상황이 된다.

그러므로 즉각적으로 대속의 은총을 확신하는 가운데 주님께 감사를 드려야 한다. 그러면 양심에 반응되었던 그 문제는 즉시 주님의 보혈로서 해결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음 순간 우리는 성령의 인도하심 받는 일에 있어서 조금도 지장을 받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죽든지 살든지 우리의 승리와 기쁨은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성령의 인도하심 안에 거하는 데에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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