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의 영적 회복, 메시아닉 유대인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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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때’에 관한 예언과 성취(7)

* 본지는 권혁승 박사(서울신대 구약학 명예교수)의 논문 <'이방인의 때'에 관한 예언과 성취>를 매주 1회 연재합니다.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2. 영적 회복

바울은 '이방인의 때'를 "이방인의 충만한 수가 들어오기까지"로 규정하면서 이 기간 동안 "유대인의 더러는 우둔하게 된 것이라"라고 설명하였다(롬 11:25). 유대인들에서 '이방인의 때'는 복음에 눈이 먼 불행한 기간이지만, 이방인들에게는 그것은 오히려 복음이 충만하게 전해지는 복된 기간이다. 바울은 그런 '이방인의 때'가 지닌 이중적 의미를 '신비'(미스테리온) 곧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역사임을 강조하였다. 예수께서는 "복음이 먼저 만민에게 전파되어야 할 것이니라"(막 13:10)라고 하셨고,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마 28:19)고 하셨다. 이 두 본문 모두도 이방인의 충만한 수가 들어오는 '이방인의 때'를 의미한다. 두 본문에 나오는 '만민'이나 '모든 민족'은 이방인을 지칭하는 용어들이다. 그리고 두 본문 모두 종말과 관련된 문맥 속에서 주어졌다.  

'이방인의 때'가 이방인들에게 복음이 충만하게 전해지는 기간이라면, '이방인의 때'가 끝나고 있다는 증거는 그동안 유대인들에게 막혀 있던 복음의 문이 열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곧 유대인들이 영적으로 눈을 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예수(예수아)의 메시아이심을 알게 되는 것이 '이방인의 때'가 끝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는 것이다.

유대인들의 영적 회복은 메시아닉 유대인 운동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메시아닉 유대인 운동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6일 전쟁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Jesus Movement'를 통해서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예수를 메시아로 믿는 유대인들이 존재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기존교회 안에서 개별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며 지키는 자들이었다. 이런 유대인 기독교인들이 18세기 영국교회 안에서 따로 모임을 갖기 시작하였고, 자신들을 '히브리 기독교인'(Hebrew Christian)이라고 불렀다. 그 후 유대인 전도는 미국에서 더욱 새로운 부흥과 성장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던 중 1970년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예수를 메시아로 믿는 유대인들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그동안 사용하였던 '히브리 기독교인'이라는 명칭 대신 '메시아닉 유대인'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도입되었다. 이런 메시아닉 유대인운동의 부흥에는 1970년에 설립된 'Jews for Jesus'를 비롯한 여러 유대인 전도단체들이 큰 역할을 하였다. '메시아닉 유대인'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대하여는 여러 주장들이 있다. 그러나 어떤 정의이든 상관없이 '메시아닉 유대인'은 다음 세 가지 공유점을 가지고 있다. (1) 첫째는 유대인이고, (2) 둘째는 예수(예수아)를 메시아로 받아들이는 것이며, (3) 셋째는 유대인의 전통과 유산을 지킴으로 다른 유대인들과의 동질의식과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적 정체성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독립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에서 예수를 메시아로 믿는 메시아닉 유대인들은 지속적으로 그 수가 증가해 왔다. 독립 당시 이스라엘에 남아있던 메시아닉 유대인 가정은 몇 가정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에 이르러 이스라엘에는 30개의 메시아닉 유대인 교회가 존재하였다. 그런 성장의 요인으로는 '예수운동'(Jesus Movement)의 영향을 받아 급성장한 미국 메시아닉 유대인들과 러시아 유대인들의 알리야를 들 수 있다. 1999년에 발간된 한 보고서는 당시 이스라엘에는 5000명의 유대인들이 81개 메시아닉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현재 이스라엘에는 300여개의 메시아닉 유대인교회가 있으며 교인수도 30,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에서 '예수를 믿는 유대인'은 전체 유대인 인구의 0.5%에도 미치지 못한다. 선교학에서는 복음화 비율이 2% 미만인 경우 미전도 종족(unreached people)이라고 부른다.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의 유대인은 미전도 종족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선교의 일반적 기준을 적용시킬 수 없다.

첫째는, 지난 2000년 동안 막혀 있었던 복음의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그동안 유대인들에게 복음이 막힌 것은 인간의 판단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이스라엘의 독립 이후 지난 70년 동안 메시아닉 유대인교회는 지속적으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의 제로에서 시작된 이스라엘의 메시아닉 유대인교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성장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교회의 성장률만 본다면, 이스라엘의 메시아닉 유대인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급성장하는 교회이다. 그 성장 속도는 지금도 중단 없이 더욱 가속되고 있다.

셋째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스라엘이 가장 많은 유대인들이 살고 있는 중심국가가 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전 세계의 유대인 인구는 약 1600만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중 650만 명이 이스라엘에 거주하고 있다. 그 다음이 570만 명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는 미국이다. 인구 면에서 이스라엘이 유대인의 중심지가 되었다는 것은 유대인의 영적회복의 중심지로 이스라엘이 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넷째는, 메시아닉 유대인 지도자 양성기관인 이스라엘성서대학(Israel College of the Bible)의 성장과 중요성이다. 1990년대 초 예루살렘에서 작은 규모로 시작한 '이스라엘성서대학'은 2010년 지중해 해변도시 네타니야에 큰 규모의 새로운 시설을 마련하고 캠퍼스를 옮겼다. 그 이후 '이스라엘성서대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재학 중인 200여명의 학생들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60여 명이 아랍계 학생들이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인터넷 방송시설을 갖추고 히브리어로 신약성서 낭독과 설교 및 신앙 간증을 24시간 방송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유대인 모두에게 복음을 제한 없이 접근하고 있다. 대부분의 방송내용이 히브리어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청취와 시청대상이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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