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교수의 성령론(52)
성령께서는 인간을 구원하시되 전인적으로 구출하기 원하신다. '전인적 구원'(Holistic Deliverance)이란 죄와 사망의 세력에 의해 억압당하고 있는 인간의 영혼과 육체, 또는 삼분설적으로 말해서 영(spirit)과 혼(soul)과 육(body) 전체를 온전히 회복시키시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보실 때는 이처럼 전체(wholeness)로서의 인간, 다시 말하면 전인적으로 대하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원 역시 인간 구성 요소에 따라 개별적으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체적인 전인적 구원의 역사는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거듭나는 순간부터 성령의 능력에 의해서 각 구성 요소에 전체적으로 확산된다.
성령께서 베푸시는 인간 구원과 치유의 과정은 인간의 영혼으로부터 시작된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그 순서는 인간의 영혼이 먼저 해방되어야 마음도 치유되고 그리고 몸도 구속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보자면 인간의 전체적 영역이 구원의 은혜로 인해 변화되기 시작함을 볼 수 있다.
이 중에서 구원 받는 순간 가장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영혼의 해방이다. 영혼의 해방은 인간이 성령의 감화 감동을 통해 자신의 죄를 깨닫고 회개하여 죄와 사망의 법인 귀신의 법으로부터 벗어나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는 순간에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롬 8:1-2)
그러므로 거듭남의 순간이란 죄와 사망의 질병에 놓여 있던 인간의 영혼이 성령의 역사로 인해 해방되는 순간을 의미한다. 거듭나기 전에는 하나님께 영광도 돌리지 않고 감사치도 않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며 미련했으나(롬 1:21), 비로소 인간의 영혼은 성령의 능력으로 인해 죄와 귀신들의 세력으로부터 해방되어 하나님을 똑바로 인식하게 되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사랑을 드리는 존재로 변화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성령께서는 신자를 감화시키고 훈련시켜서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을 만들기 원하신다. 사도 바울도 하나님께로부터 큰 연단을 받아 결국 하나님만 전적으로 의지하는 자로 세워지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바울이 당한 고통의 목적은 하나님께 대한 전적인 의뢰와 사랑을 단련받기 위한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연단을 통해 신자들로 하여금 온전한 마음의 치유를 경험하여 하나님만 섬기는 이들로 변화시키려 하시는 것이다.
"형제들아 우리가 아시아에서 당한 환난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힘에 겹도록 심한 고난을 당하여 살 소망까지 끊어지고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사형 선고를 받은 줄 알았으니 이는 우리로 자기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심이라"(고후 1:8-9)
어떤 이들은 우리가 크리스천으로 거듭나면 이제는 더 이상의 마음의 문제와 고통은 없으리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는 거듭난 신자를 온전히 주님만 사랑하고 의지하는 자로 만들기 위해 이런 시련의 막대기를 즐겨 사용하시는 것이다.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만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 1:2-4)
전인적 구원을 위한 성령의 역사는 인간 몸의 부활에까지 다다른다. 이 부활의 복음은 오순절 날 성령 강림 사건이 있고 난 후 크리스천들의 신념 속에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강한 확신이 주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침내 사도들은 담대하게 예수님의 부활을 전했으며, 이 사실이 바로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 된 것이다.
"그의 아들에 관하여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롬 1:3-4)
이 점에 있어서 사도들이 전한 부활의 교리는 매우 선명했다. 크리스천의 부활의 근거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을 통해 연합된 능력 안에서 주어지는 것이다(롬 6:5). 크리스천의 부활은 플라톤적인 영혼만의 영적 부활(spiritual resurrection)의 성격을 배제하고, 명백히 몸과 영혼이 함께 부활하는 육체적 부활(physical resurrection)이다. 이 부활의 몸은 육의 몸(natural body)이 아닌 신령한 몸(spiritual body)이다(고전 15:44). 그리고 이 육의 몸과 신령한 몸은 그 능력이나 질적인 면에 있어서 다음과 같이 서로 비교가 된다;
"죽은 자의 부활도 그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고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고전 15:42-43)
마귀와 귀신들의 공격에 대한 크리스천의 궁극적인 승리의 개가는 죽음을 이기는 부활의 확신 속에서 주어지는 것이다. 영혼만의 부활이 아니라 육체와 함께 하는 부활이 몸의 완전한 구속에 대한 우리의 소망이다. 예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심을 통해 마귀에 대한 궁극적인 승리의 확증을 온 세상에 드러내셨듯이, 크리스천은 죽음을 이기고 성령의 능력으로 부활함을 통해 마귀에 대한 최종적인 승리의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다.
"또 그들을 미혹하는 마귀가 불과 유황 못에 던져지니 거기는 그 짐승과 거짓 선지자도 있어 세세토록 밤낮 괴로움을 받으리라"(계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