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 ‘청년기금’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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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젊은교회로 가자

▲이효상 교회건강연구원장.

▲이효상 교회건강연구원장.

한국교회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큰 변화의 물줄기에 휩쓸려 들어가 표류하고 있다. 문화적 변화와 더불어 인구 변동, 저출산, 사회경제적 문제, 교회의 신뢰 하락 등으로 젊은 세대는 교회를 외면한다. 대부분의 신학대학원은 미달이다. 성직자는 늘어나는데, 교인은 줄고 있다.

그런가 하면 취업과 연애, 여가 등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이른바 ‘N포 세대’라는 용어는 3포(연애, 결혼, 출산)와 5포(3포에 내집, 인간관계 추가)를 넘어 꿈, 희망 그리고 모든 삶의 가치를 포기한 20-30대 세대를 말한다. 이 신조어는 쓰인 지 수년이 지나, 이제는 일상적 용어가 됐다. 청년들이 포기하는 것들은 연애, 결혼, 출산 등에서 출발해 희망과 삶까지 확산돼 안타까운 실정이다.

많은 젊은이와 신학생들이 취업이나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알바를 전전한다. 이렇게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기에, 정작 청년이 식비나 주거비를 마련하느라 제대로 취업준비를 하지 못한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주변의 가난한 젊은이들이 등록금과 생활비, 주거비를 고민하는 것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교회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이런 청년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을까. 물론 말씀과 기도로 용기를 주고 격려하고 위로하지만, 구체적으로 손길을 펼쳐보면 어떨까? 선한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이웃에게 손길을 펴고 선을 행한 것처럼, 청년의 회복을 위한 교회의 손길이 절실하다.

고령화의 기로에 선 교회는 ‘젊은교회’로 거듭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교회가 다음세대 문제에 구체적 행동으로 접근한다면, 청년들이 교회뿐 아니라 사회에서 그리스도의 건강한 일꾼으로 기여할 수 있다. 안 되는 기존 방식대로 하기보다 생각을 바꾸고, 의도적으로라도 사람을 세우고 권한을 위임해주어야 한다.

젊은 구성원들과 정보와 비전을 교회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가 청년문제에 다양한 관심을 갖고 다가간다면, 청년들이 교회 공동체에 지체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이렇게 젊은이들을 품고 다시 뛰게 할 교회의 대안은 없는가? 얼마 전 여름, 교회 청년들이 수련회를 가기위하여 자선바자회를 열었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청년들은 제주도 수련회를 떠나 은혜가운데 마치게 되었다. 기존 교회들이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을 위한 관심을 넘어 지원이나 투자에는 인색하다. 젊음과 열정만 있는 그들을 위한 투자나 기금 마련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젊은교회, 청년기금’을 제안한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선바자와 커피판매 등이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 수익에 후원금을 더해 초기 자금을 마련한다.

희망과 용기를 불러 일으켜 청년이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토론을 통해 정관을 만들고, 재정의 투명성을 높이며, 건강한 작은 공동체를 구성하고 교회에 적극적 참여와 믿음의 계승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젊은이들을 신뢰하며 쌓은 믿음의 공동체야말로, 잠든 청년도 깨우고 교회도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젊은교회, 청년기금’의 청년사역 프로젝트는 젊은이들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한 모든 일을 구체적으로 따라 행하도록 하는 것으로 젊은 예수를 바라보며 예수님의 길을 그대로 걷게 하자는 뜻에서 시작하면 좋을 듯하다.

청년의 아픔에 공감하고 이들을 돌보는 사역에 주력하고 있는 성복중앙교회는 청년들이 주거비와 학자금대출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발견하고 교회 내 카페에서 얻은 수익금을 청년기금으로 사용하는데, 이른바 ‘청년 주거지원을 위한 청년기금 프로젝트’이다.

그 동안 카페 수익은 인근에 있는 고등학교와 사립대 등 지역사회를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한다. 기금을 지원받으려면 교회의 교인 자격 및 청년위원회 회원 자격을 모두 갖춰야 한다. 주거비뿐 아니라 다른 용도(학자금 등)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지원금 수령 후 지원금의 사용 여부를 담당 교역자에게 알려줘야 한다. 신청자는 지원 금액을 제약 없이 자유롭게 갚고 교회는 신청자에게 상환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 10년 이상 고시촌의 수험생들에게 매일 ‘새벽밥나눔“을 통해 무료 아침을 제공해온 노량진 강남교회도 있다. 푸른 꿈을 안고 공부하는 지체들에게 교회가 함께 꿈을 이뤄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누구든지 와서 마음껏 식사하게 한다. 그래서 10여년째 오병이어의 기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프로젝트는 다양하다. 청년들이 ‘나눔카페’를 운영하도록 하고 그 수익금을 청년 장학금으로 사용하며, 미혼 남녀의 건전한 교제의 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2013년부터 ‘끌림’이라는 사역을 시작하여 500여명이 참여해 30여명이 가정을 꾸리게 한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나아가 급하게 돈이 필요한 청년을 긴급 지원하는 ‘희년마을기금’을 운영하고 있는 함께하는 교회, 예수마을교회 사역은 특별하다. 교회는 청년부 소속 누구라도 SOS를 쳐 오면 한 달 50만원(1년 600만원) 한도 내에서 즉시 기금을 지원한다.

심사도 하지 않는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청년을 믿어주는 셈이다. 이자도 따로 없다. 지원금을 상환하라고 독촉하거나 눈치를 주지도 않는다. 언제까지 갚아야 하는지도 따로 정하지 않아, 사실상 무상지원이다.

“믿어주고 밀어주고 기회를 만들어주고 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는 이런 ‘젊은교회, 청년기금’의 청년사역 프로젝트는 교회를 젊고 역동성 있게 만든다. 교회를 건강한 미래로 나가게 만든다. ‘젊은교회 청년기금’ 프로젝트는 어떤 형태이든 상관없다. 이제라도 시작하면 미래가 좋을 듯하다.

젊은이들이 몰려오는 교회, 그래서 젊은이들이 비전을 품고 꿈을 꾸고 환상을 보는 그런 교회가 그립다. 교회의 본질은 지역 사회를 위해 존재하고 하나님 나라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인재를 기르는 돌보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이효상 원장(한국교회건강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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