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이스라엘의 삼대 명절과 안식일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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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는 권혁승 박사(서울신대 구약학 명예교수)의 논문 <이스라엘의 삼대 명절과 안식일 이해>를 매주 1회 연재합니다.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I. 이스라엘의 삼대 명절과 안식일 이해

1. 이스라엘 명절에 관한 기본적 이해

이스라엘의 명절은 성서시대의 이스라엘 신앙을 연구함에서 뿐 아니라 오늘날에 이르는 유대인들의 신앙 연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자료요 주제이다. 그 이유는 그 명절들을 지켜온 이스라엘의 관습이 역사적으로 주권을 박탈당하는 수난 속에서도 결코 단절되지 않은 채 계속되어 왔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시대가 지날수록 그 의미가 더욱 확장되어온 경향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과 더불어 이스라엘의 명절들은 그 자체가 이스라엘의 신앙을 잘 반영시켜주는 구체적 신앙고백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명절들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의 기원론에 관하여서는 비평적 입장에서 성서역사와는 별도로 이스라엘 이전의 가나안 문화 속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있어 왔지만, 성서에 나타난 이스라엘 명절들은 성서역사와 신앙 속에서 이미 한 체계로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으며, 또한 하나의 일관된 목적으로 지켜져 왔다. 여기에서의 '일관된 목적'이란 자연과 역사 그리고 이스라엘민족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와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스라엘 명절 중 가장 중요한 삼대 명절에는 계절의 순환성과 그에 따른 농사와의 관련성이 나타나 있으며, 동시에 이스라엘 민족이 경험한 역사적인 구원사건들이 신앙 고백적 차원에서 제시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이스라엘 명절 속에는 인간 삶과 직결되어 있는 자연의 순환성으로 잘 나타나있으며, 또한 지나간 역사 속에서 그들을 섭리하였던 하나님의 역사사건이 명절이라는 제도를 통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의 재현은 이스라엘의 독특한 직선적 역사관 속에서 재해석되어 결국은 종말적 의미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갖게 되었고, 그러한 종말적 해석의 유산은 기독교회로 이어져 오늘 우리의 삶과 신앙으로 그 의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명절의 종류는 대략 다음의 다섯 가지로 대별된다.

(1) 첫째는 이스라엘의 삼대절기로서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이다. 이때에 이스라엘의 남자들은 모두가 성전에 올라와 참여토록 명령된 명절이기도 하다. 또한 이것들은 이스라엘의 농사철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계절적 명절들(The Seasonal Festivals)'이라고 명명되기도 한다.

(2) 두 번째는 신년인 나팔절과 대속죄일이다. 이것은 명절이라기보다는 하나님 앞에 엄숙히 자신을 내어놓고 회개하는 기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날들을 'The Solemn Days' (엄숙한 날들) 혹은 'The Day of Awe'(경외의 날들)라고 명명된다.

(3) 세 번째는 금식일들이다. 스가랴 8장 19절에 의하면 4월 금식, 5월 금식, 7월 금식 그리고 10월 금식 등 4종류의 금식일이 있었다. 이들 모두는 바벨론에 의한 예루살렘성 및 성전의 파괴와 관련된 금식일들이다. 10월 금식은 예루살렘의 포위공격의 시작과 관련된 금식이며 (왕하 25:1-2, 렘 52:4), 4월 금식은 예루살렘성의 파괴를 애도하는 금식이다(왕하 25:33-34; 렘 39:2, 52:6-7) 5월 금식은 아브월 9일로서 예루살렘의 성전이 파괴된 날을 애도하는 금식이며(왕하 25:8, 렘 52:12-15), 7월 금식은 느브갓네살 왕에 의해 임명된 유다 총독 그달리아의 살해와 관련된 금식일이다(왕하 25:23-25,렘41:1-3) 오늘날 이스라엘에서는 위에 언급한 네 금식일 중에서 오직 5월 금식 곧 성전 파괴일의 금식일만 지키고 있다.

(4) 네 번째는 '작은 명절들(The Minor Holidays)'라고 명명되는 부림절과 수전절(하누카)로서, 후기 성서시대 내지는 신구약 중간시기에 기원된 명절들이다. 이 두 명절은 모두가 이스라엘의 생존 위기와 이에 대한 하나님의 극적인 구원에 관련된 명절들이다.

(5) 다섯 번째는 모든 명절의 기본이 되는 안식일이다. 이는 성서에서 하나님에 의해 제정된 특별한 날이며, 그 의미는 전체 명절 이해에 근본이 되고 있다. 안식일준수는 할례와 함께 바벨론 포로 이후 오늘날까지 이스라엘민족의 정체성(identity)과 동일시될 정도로 중요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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