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목사 은퇴 이후… 세습을 해도, 안 해도 문제 삼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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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혹시 교회 자체를 혐오하는 복음은 아닌지?

▲이재철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교회 제공

▲이재철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교회 제공

한국기독교선교 100주년기념교회(이하 100주년기념교회) 담임 이재철 목사가 2018년 추수감사주일인 11월 18일 예배를 끝으로 목회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 은퇴하였다.

그는 정신여고(서울 송파구 잠실) 내에 위치한 ‘주님의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시작할 때 아예 10년간만 사역하기로 작정하고서 시작을 한다. 10년이 되던 해 실제로 그는 첫 목회지를 떠남으로써 실험 목회를 1차 완성하였다.

그리고 해외로 나가 제네바 한인교회를 3년간 섬긴다. 당시 제네바 한인교회는 미자립 교회였으며, 자취를 해 가며 사역하였다고 한다. 100주년기념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것은 2005년 7월이다.

그의 실험 목회는 첫 임지에서만이 아니라 이후 목회 현장 속에서 다양한 패러다임으로 나타났는데, 그것은 목회의 대상인 교회만이 아니라 자기를 대상화한 부단한 노력 속에서 구현됐다.

지금과 같은 목회자 세금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모범 납세자로서 목회자상을 선행한다든지, 100주년기념교회 옆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묘지기로 자처하며 겸양을 실천한다든지, 전 국민이 세월호의 우울감의 늪에 침몰해 있을 때 세월호가 성역이 될 수 없다고 담대히 강변을 한다든지, 실천이면 실천, 설교면 설교, 한국교회 전통의 위상을 회복시키려는 부단한 노력을 이어갔다.

이와 같은 실험 목회는 그의 아내 정애주 사모의 홍성사 경영철학에서도 고스란히 복기되어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독교 출판사인 홍성사는 본래 이재철 목사가 설립한 회사였는데, 부도와 재기의 과정에서 이재철 목사는 위와 같은 목회자로 거듭나고, 홍성사는 홍성사대로 이 시대 진정한 한국 기독교 글 문화의 위상을 대표할 수 있는 출판사로 거듭난 것이다.

▲4부예배 후 이재철 목사 부부가 성도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4부예배 후 이재철 목사 부부가 성도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정애주 사모가 이 출판사를 다시 일으키는 이야기는 눈물겹다. 실패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이름으로 재기하지만, 그 이름을 다시 살려내 부활하는 것은 실제 부활만큼이나 혹독한 과정인 까닭이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경영을 이 ‘실험 목회’의 연장으로 평가한다.

앞서 줄곧 실험목회라 표현한 것은 남들이 하지 않은 방식의 길을 개척했기 때문에 명명한 말이나, 이들의 이러한 시도는 은퇴를 함으로써 ‘완성된’ 실천 목회의 한 장르가 되었다.

고별 설교에서 이재철 목사 자신이 “이재철 목사를 철저히 버리라”고 당부하면서 “그래야 완성”이라 표현한 것은, 그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재철 목사의 은퇴에 관한 한 교계 인사의 SNS.

▲이재철 목사의 은퇴에 관한 한 교계 인사의 SNS.

그러나 이 글은 이와 같은 한 실험목회의 완성을 소개하기 위함이 아니다. 한 목회자 부부가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마감하는 사역에 대하여 우리 개신교는 얼마나 인색한 민낯을 드러내는가를 소개하고 반성하기 위함이다.

한 마디로 세습을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인 것이다.

혹시 이들은 교회 자체를 혐오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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