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는 왜 특정 교회의 ‘세습’에만 눈감았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순복음부평교회, 뉴조 제작 ‘세습 지도’에도 나오지 않아

▲뉴스앤조이에서 만든 ‘세습 지도’에, 순복음부평교회는 등장하지 않는다. ⓒ구글 캡처
▲뉴스앤조이에서 만든 ‘세습 지도’에, 순복음부평교회는 등장하지 않는다. ⓒ구글 캡처

소위 ‘세습 반대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는 뉴스앤조이가 특정 교회의 ‘세습’에는 유독 관대한 모습을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금권과 교권에 얽매이지 않는 ‘독립 언론’으로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세습’을 가장 앞장서 비난해 왔다. 이들은 ‘전국 교회 세습 현황 지도’까지 만들면서 세습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자는 지난 2월 대형교회인 순복음부평교회 세습에 대해 두 차례 취재해 보도했다.

▲2월 23일 보도에서는 세습에 대해 비판적 내용이 다소 담겨 있다. ⓒ뉴스앤조이 캡처
▲2월 23일 보도에서는 세습에 대해 비판적 내용이 다소 담겨 있다. ⓒ뉴스앤조이 캡처

이들도 최초 2월 23일 기사에서는 ‘사위 세습 철회했다가 다시 추진하는 순복음부평교회’라며 비판에 나섰다. 일찍이 사위를 후임으로 낙점하고 공동 담임목사로 앉혔으며, 계획대로라면 3년간 공동 목회한 뒤 담임 장희열 목사가 원로로 물러날 예정이었다는 것.

그러다 이 교회가 사위 이기성 목사의 신사도 운동 의혹과 세습 문제가 제기돼 전격 세습을 철회했으나, 물밑에서는 ‘징검다리 세습’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3일만인 26일 보도에서는 뉘앙스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순복음부평교회가 주일예배에서 세습을 공식 발표한 25일, 이용필 기자가 이 교회를 방문 취재한 뒤였다.

제목은 비판적 논조의 ‘순복음부평교회, 돌고 돌아 사위 세습’이었지만, 내용은 사실상 세습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3일만인 2월 26일 보도에서는 세습에 대한 비판 없이 원로와 담임의 각오를 여과없이 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캡처
▲3일만인 2월 26일 보도에서는 세습에 대한 비판 없이 원로와 담임의 각오를 여과없이 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캡처

이 교회는 세습을 전격 취소했다 다시 감행했는데, 심지어 기사 내용에는 당시 일부 교계 언론이 세습 취소에 대해 “‘하나님의 교회를 세상의 조롱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 속에 내린 결단’, ‘공교회성을 회복하여 한국교회 복음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교회가 스스로 부와 권력을 내려놓았다’며 순복음부평교회를 극찬했다”고 쓰면서 본지의 세습 취소 보도를 오히려 비판하는 듯했다.

그러면서 세습 비판 대신 청빙 과정을 차례로 ‘해명’했다. 특히 당시 사위인 이기성 목사는 뉴스앤조이에서 주로 비판하고 있는 ‘신사도 운동 의혹’까지 불거져 있던 상태였다. 다음은 이용필 기자의 해당 기사 내용이다.

장 목사는 2월 25일 3부 주일예배 시간, 이 목사를 다시 데려온 이유를 교인들에게 설명했다. 그는 “40일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확신하기는 (이기성 목사에게) 이단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목사를 데려오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4부 예배 설교자로 이기성 목사가 강단에 섰다. 40일 만에 강단에 선 이 목사를 향해 교인들은 박수를 보냈다. 허리를 굽혀 인사한 이 목사는 기도원에서 기도하며 지냈다고 짧게 인사했다. 이 목사는 ‘위로의 하나님’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하나님은 유익과 연단, 변화를 위해 우리에게 고난을 허락하신다. 고난은 축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는 장희열 목사를 순복음부평교회에서 직접 만나 사위 목사를 다시 데려온 이유를 물었다. 장 목사는 이기성 목사와 같은 인물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생각 많이 했다. 우리 교단(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은 범위가 좁다. 물색해 봤는데, 정말 이기성 목사 같은 분을 찾을 수가 없었다. 목사 아들로서 영성도 갖췄고, 독일에서 조직신학도 배우고, 신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쳤다. 우리 교회 담임으로 3년간 지내면서 교인을 양육하는 방법도 배웠다. 이만한 재목(材木)이 없다.”

장 목사는 이기성 목사가 뛰어난 성품도 가졌다고 했다. 그는 “위임목사 취임식을 두 달 앞둔 목사에게 물러나라고 하면, 가만있을 목사가 몇이나 되겠는가. 법 절차를 들이대며 강하게 항의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교회는 둘로 쪼개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목사는 아무 말 없이 물러났다. 순종할 줄 안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후임자가 영성과 목회관을 제대로 갖췄다면 누가 목회하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공동 담임목사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며, 이기성 목사에게 전권을 넘겨준 뒤 교회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뉴스앤조이는 원로목사의 입을 빌어 세습 목회자를 ‘칭송’까지 했다. 이후 뉴스앤조이는 순복음부평교회 관련 후속 보도도 전혀 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세습도 ‘선별적으로’ 비판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들이 만든 소위 ‘세습 지도’에, 이 순복음부평교회 이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문제는 뉴스앤조이, 특히 이용필 기자의 이 같은 식의 보도가 적지 않다는 데 있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을 후원하고 있는 교회들의 경우 ‘세게’ 비판하지 않거나, 비판받을 일이 있음에도 눈을 감은 채 보도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경우가 담임목사와 교회 내 노조 사이에 분쟁이 오갔던 초대형교회인 강남 A교회이다. 뉴스앤조이는 당초 이 교회를 횡령 사건 등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다, 우연인지 횡령 사건이 무혐의 처리되고 이 교회 담임 김모 목사가 2014년 2월 목회멘토링사역원 강사로 나선 뒤부터 좀처럼 비판적 보도에 나서지 않고 있다.

노조 문제는 그 직후인 2014년 봄에 불거졌다. 당시 노조는 직원들을 용역화하고 비정규직 직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지만, 본지와 달리 뉴스앤조이는 이에 대해 함구했다.

특히 이 교회는 전 대통령이 출석했던 초대형교회인 데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약자인 ‘노동자’들이 노동 당국의 인정을 받았는데도, 뉴스앤조이는 당시 이 사건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러한 가운데 이 교회 담임이었던 김 목사가 뉴스앤조이 김종희 전 대표가 설립한 목회멘토링사역원 강사와 멘토로 나선 것이다.

▲뉴스앤조이의 후원교회 참여 요청 글.
▲뉴스앤조이의 후원교회 참여 요청 글.

뉴스앤조이는 대신 최근 이 교회 목사가 ‘세습 반대’를 외쳤다는 이유로 ‘칭송’에 나서기도 했다. 뉴스앤조이는 이 목사가 ‘전별금’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별금만 거부했을 뿐, ‘원로목사 추대 자격’에 3년 모자라는데도 마지막 사례비의 60%를 10년간 지원하는 ‘원로목사급 예우’를 받고 교회 명의의 사택을 제공받으며 교회 소유 사무실까지 지원받게 된다고 스스로 보도했다. 그런데도 뉴조는 “연봉으로 따지면 1억 원이 안 된다”며 이를 ‘옹호’했다.

이와 함께 뉴스앤조이 측은 기존 교회들을 가혹할 정도로 비판한 뒤, 정기후원을 요청하는 행태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 결과, 적지 않은 교회들이 “뉴스앤조이가 우리를 비판한 뒤 후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에 소위 ‘보험금’ 명목으로 울며 겨자먹기 식 후원을 하는 교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본인들만 소위 ‘보험’에 들겠다고 후원을 하며 방조했던 교회들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교계 일각의 정서다. 이에 본지는 뉴스앤조이와 관련 기관의 후원·협력 및 광고 게재 교회 명단을 전수조사해 검토하고 있다.

이용필 기자는 이번 순복음부평교회 보도와 관련,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러나 관련 해명성 글에서 교회명을 공개하지 않아, 그 배경을 두고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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