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많은 아이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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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목사의 신앙문답]

본지는 [박진호 목사의 신앙문답]을 매주 1회 연재합니다. 미국 남침례교단 목사인 그는 멤피스커비우즈한인교회를 담임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의 글은 박 목사가 운영하는 웹페이지(www.whyjesusonly.com)에 그가 직접 쓴 것으로, 본지는 박 목사의 허락을 받아 이를 게재합니다. 아울러 필자의 요청에 따라, 글이 그의 웹페이지에 게시된 날짜를 맨 아래 밝혀둡니다.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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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정말 힘들게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수업을 시작해도 끝까지 자기 일을 다 한 후에야 자리에 앉습니다. 몇 번 좋게 말했는데도 도리어 자기를 재촉한다고 반발합니다. 또 제가 토요일 저녁마다 교회에서 하는 일이 있어 꼭 참석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무조건 그 시간에 만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온갖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선생님 존중이 너무 부족합니다. 사실 그런 아이들을 교육하는 책임을 맡았을 때 어머니께서 다른 선생님들도 감당 못해 다들 중간에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저는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는데 생각보다 제 마음이 많이 힘드네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게 진정한 사랑입니까? 오래 참아주라는 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기쁘신 뜻이자 성경적인 사랑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성경적인 사랑과 방법의 근본적인 의미는 본 사이트에 최근에 올린 글 "어떻게 하면 이웃사랑을 잘할 수 있습니까?"를 참조하십시오. 지금 질문하신 사안에 대해선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 짐작으로는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개인 교수하는 일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인 것 같은데 그런 맥락에서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신자라고 현실 삶의 모든 문제에 대해 성경적 영적으로만 접근하시지 마십시오. 물론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전과 하고 있는 중과 마치고난 후에도 반드시 기도는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신자가 가만히 있는데도 하나님이 다 해결해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성경말씀은 거의 대부분이 영적 원리에 관한 것일 뿐 현실의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아니기 때문에 케이스별로 적용하려면 이성적인 분별력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 상의한 주제도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과 훈련을 우선적 중점적으로 습득해서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이라고 몇 번의 말로 타이르면 듣고 고칠 수 있으리라는 기대부터 완전히 지우셔야 합니다.

제일 먼저 연령별로 아이들의 정서적 발달 단계와 그 단계별로 어떻게 아이와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전문적인 책들이 많이 나와 있을 것입니다. 청소년 교육에 관한 원론적인 책도 보셔야 합니다.

간혹 심리학적 혹은 정신의학적으로 정밀한 진단과 평가가 필요한 아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쉬운 예로 ADHD, 자폐증, 우울증 같은 증세가 있다면 그에 합당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요컨대 문제의 실상과 그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만 올바른 대책이 세워지고 합당하게 대처해야만 개선의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칠 때에 목표 내지 기대치를 가능한 단순화시켜야 합니다. 단순히 교과 성적을 올려야 하는지, 인성과 예의를 갖추도록 할 것인지, 신앙적으로도 성숙시켜야 하는지, 외로워하니까 함께 놀아주어야 하는지,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했으니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는지 알아서 잘 인도해주어야 하는지 등등 세밀하면서도 분명한 하나의 목표를 정해야 합니다.

아마 부모로선 성적과 인성을 함께 고양시켜 달라고 할 텐데 결코 그리 쉽지 않습니다. 최소한 둘 중에 어느 것을 먼저 혹은 중점적으로 가르쳐야 하는지는 결정해야 합니다. 부모가 지금까지 아무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을 보니까 부모도 바로 잡지 못하는 인성이거나 나쁜 버릇이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런 상태에선 그 문제부터 바로 잡지 않고는 학과 공부는 아무리 해도 효과가 나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부모와 먼저 담판을 지어야 합니다. 인성을 바로 잡은 후에 성적은 천천히 올리겠다고 해야 합니다. 만약 그럴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처음부터 가르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자는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과제는 분명하게 거절해야 합니다.

따라서 신자는 현실적 실력도 최소한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만큼은 남보다 뛰어나게 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부분은 맡지 않아야 합니다. 자기 실력으로 온전히 책임지지 못할 일까지 믿음으로 감당하겠다고 섣불리 덤비지 말라는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여서 영적 침체가 오고 자칫 예수님의 이름까지 욕먹게 하는 꼴이 됩니다. "노(no)라고 말할 줄 아는 그리스도인"(헨리 클라우두, 존 타운센드 지음) 같은 책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이들도 절대로 순진하고 착하지 않습니다. 질문자께서도 말했듯이 요즘 아이들은 아주 영악합니다. 그런 문제아들은 더더욱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고서 희생적인 사랑으로 장기간 일대일로 씨름해야 합니다. 위에서 말한 정신의학적 혹은 심리학적인 특정 증세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맡기든지 최소한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지금 가장 먼저 행할 일은 상대 아이가 선생을 좋아하고 존경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선생의 실력은 물론 인성 삶 신앙 모든 측면에서 그래야 합니다. 최소한도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그래서 대화가 통할 수 있는 관계부터 구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어떤 방안도 먹히지 않습니다. 아무리 잘 가르쳐도 성적도 오르지 않고 인성 교육은 더더욱 불가능합니다. 오랜 시간 인내와 관용과 사랑으로 아이가 진심으로 선생으로 인정해주는 단계까지 이른 후부터 선생이 원하는 내용과 일정대로 교육해나가야 합니다.

아이의 신뢰를 얻으려면 선생부터 아이의 수준에 내려가야 합니다. 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말하고 행동해주어야 합니다. 아이와 함께 영화도 보고 운동도 하며 같이 뒹굴어야 합니다. 아이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이끌어가겠다고 생각하면 처음부터 삐걱거리게 마련입니다. 그러다 기계적으로 주입식 교육만 하고 치우게 됩니다.

신자가 지켜야 할 인간관계의 첫째 법칙은 예수님처럼 성육신의 원리입니다. 모든 면에서 상대의 사고 수준으로 생각하고 상대의 입장에 비추어서 판단 행동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경우는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상대의 고뇌와 갈등을, 아무리 어려도 자신만의 아픔이 있음, 온전히 이해하고 도와서 덜어주든지 동참하든지 최소한 함께 있어주어야 합니다.

예컨대 토요일에 꼭 만나야겠다면 교회 일을 희생하더라도 몇 번이라도 만나주십시오. 선생님이 자신을 위해서 희생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조금씩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고 위한다는 진정한 마음이 아이에게 전달되어져야만 합니다. 아이와 서로 공감이 없는 상태에서 어떤 것도 먹히지 않습니다.

선생님부터 모든 것을 희생하더라도, 토요일 교회집회도 포함해서, 그 아이를 제대로 인간답게 바꿔놓겠다는 진정한 소망 열정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목표를 분명하게 하나로 정하라고 말한 것입니다. 무슨 희생과 수고가 따르더라도 아이를 살리는 것이 먼저인지, 아니면 나도 살고 아이도 살 수 있는 현실적으로 편리한 수단만 택할 것인지, 아니면 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이끌고 싶은 것인지 셋 중에 하나가 확고하게 서야만 합니다.

그리고 첫 번째 목적이 아니면 사랑이 아니며 그러지 않으면 어떤 현실적 방안을 동원해도 효과가 나지 않습니다. 둘째 일거양득의 현실적 묘수는 없습니다. 셋째는 아무 도움이 안 되고 앞으로 악화만 되고 이전 선생님들처럼 제풀에 지쳐서 포기하게 됩니다.

서로 신뢰 관계가 형성되고 조금 씩 말을 듣기 시작하면 그 때 가서 행할 것은 무엇이든 아이 스스로 판단 결정 시행 책임지는 방식으로 교육하십시오. 이 시대에 특별히 그런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학과 성적보다 그것입니다.

▲박진호 목사

▲박진호 목사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능한 자율학습을 하게하고 자기 노력으로 성적이 조금씩이라도 올라가는 것을 스스로 체험하게 해야 합니다. 자기가 공부에 재미를 붙이지 않으면 나중에 대학교나 사회 가서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그냥 돈을 주고받으며 시험 성적 한번 그것도 아주 조금 올린 정도밖에 서로 간에 행한 것 하나 없습니다. 앞으로의 인생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악만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지금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은 부유한 환경에서 너무 편하게 자랐기 때문입니다. 요즈음은 자녀가 한두 명뿐이라 부모가 아이 하자는 대로 모든 것을 다 들어줘서 그렇습니다. 따라서 부모하고도 담판을 지어야 합니다. 아이 교육을 자신에게 완전히 일임해주고 무엇이든 하자는 대로 해주지 말고 집안에서도 스스로 모든 것을 철저히 행하게 하도록 말입니다.

어느 정도 교육이 정상궤도에 들어서면 해외 단기 선교, 장애아나 노약자 같이 어려운 사람들 돕기, 사회 봉사활동 같은 일에 가능한 함께, 아니면 혼자서라도 참석하게 하십시오. 그럼 눈에 띄게 생각과 말과 행동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런 후에 성경 공부 같은 신앙교육도 병행할 수 있으며 아이이게 가장 적합한 교회와 사역자를 붙여 주면 될 것입니다. 영적인 접근이 맨 마지막 단계라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떤 희생과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돈을 받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부터 살리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서야 합니다. 그에 따른 장기간의, 아이가 완전히 변할 때까지, 인내와 실천을 행할 자신이 없으면 감히 성경적 사랑을 논하지 마십시오. 영적인 접근보다 상호 인간적인 신뢰를 먼저 쌓은 후에 아이의 수준에서 함께 놀아주십시오. 스스로 자기 잘못을 깨달아 자기가 고쳐가며 공부하도록 인도하십시오. 한마디로 성경적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성육신의 원리 외에 없다는 뜻입니다.

201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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