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앞에서 한국과 일본, 하나 될 수 있어”

김신의 기자  ewhashan@gmail.com   |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의 이성수 감독

▲이성수 감독 프로필. ⓒFishtree
▲이성수 감독 프로필. ⓒFishtree

영화 선교사 이성수 감독이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으로 돌아온다. 다음 세대와 교회를 위해 ‘교회 문화의 회복’에 대한 비전을 가진 이성수 감독은 ‘용서를 위한 여행’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대중 문화계는 치열한 선교지가 되었습니다. 세상이 무차별로 대중 문화를 양산하여 교회가 위축되는 시대입니다. 교회와 성도는 문화 선교에 눈떠야 하며, 지금은 세상에 빼앗긴 문화를 되찾아와야 할 때입니다.”

충무로 영화 감독 출신인 이성수 감독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한국 연극제에서 젊은 연출인 3인에 선정, 91년 대종상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런 그가 예수님을 만난 후 영화 선교사로 사역을 시작했다.

‘거룩한 하나님의 영상 컨텐츠 제작’
‘교회를 회복하고 세상을 복음화’

이 같은 목적을 갖고 그는 2009년 한국교회를 위한 영화사 피쉬트리, 2011년 한인 디아스포라를 위한 영화사 스타트리를 설립했다. 스타트리라는 이름도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단12:3)’는 말씀에 근거하여 지었다.

“스타트리는 한국교회와 미주 디아스포라 교회가 함께하여 교회 문화를 통해 복음을 전한다는 비전을 품고 태동되었습니다. 그 두번째 작품으로 한국과 일본이 하나되는 '용서의 여행'을 선보입니다.”

이제 이 감독은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의 내년 봄 개봉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그는 지난 2년간 마태복음 6장 14절에서 15절(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면 너희 천부께서도 너희 과실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을 붙들고 일본과 마주했다.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 파일럿.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 파일럿.

“용서는 기독교인들에게 있어 당연한 의무입니다. 저는 전작 ‘뷰티풀 차일드’를 제작하며 피해자인 원주민들에게 가해자인 백인을 용서하라고 권면 했습니다. 그 행위는 선한 행위였지만, 제삼자의 입장과 당사자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최근 3번에 걸쳐 일본 방문을 통하여 일본을 용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려움이 몰려왔습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용서하라는 권면이 쉬웠는데 일본과 당사자가 되어 용서하라는 하나님의 권면에 저는 튕겨져 나갔습니다. 아는 데 행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비극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십자가에서 자신을 고난 가운데 밀어 넣고 못 박고 창으로 찌르는 가해자들을 용서하셨습니다.”

그는 지난해 9월 18일부터 10월 21일까지, 여러 참가자들과 함께 자전거 여행 25일, 일본 뱃길 2일, 탐사 3일, 주일 4일까지 총 34일간의 미션 트립에 임했다.

“처음에 이 영화를 제작하려고 할 때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자료 조사를 하고 역사를 학습하고 현재 진행 중인 독도 문제, 교과서 왜곡 문제, 위안부 문제를 접하면서 점점 더 일본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나의 내면과 직면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용서를 위한 여행’입니다. 용서해야 하지만 나의 시야가 좁고 나의 지식이 짧고 나의 경험이 미천해서 용서 못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로 일본을 가는 겁니다. 일본의 근대화와 군국주의화 과정에서 일본은 도쿄에서 시모노세키까지 철도를 놓고 시모노세키에서 부산까지 뱃길을 열고 다시 부산에서 서울까지 철도를 놓은 다음 정치가들과 군인들과 상인들을 실어날라 조선을 유린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길을 거슬러 가며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용서할 수 없는 그 길을 자전거 뒤에 먹을 것과 잘 것을 싣고 용서하지 못하는 정욕의 마음을 십자가에 못 박으며 고난의 순례의 여행을, 그 여행의 끝 날에는 생각과 지식이 아닌 가슴과 마음으로 일본을 용서하게 되리라는 소망을 품고…”

예수향남교회에서 제암리 한일 용서예배로 시작한 여행 일정은 공주와 익산-순창-거창-대구-대양-부산을 거쳐 용서 기도회를 가진 뒤 9월 28일 일본에 상륙했다. 이후 시모노세키-우베-히카리-히로시마-후쿠야마-오카야마-히메지-고베-오사카-교토-욧카이치-나고야-신시로-시즈오카-후지-하코네-야마토를 거쳐 도쿄에서의 대예배로 마무리 됐다.

“일본의 개신교 역사는 한국보다 25년 빠릅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개신교 복음화율은 20%인데 일본은 0.4%에 불과합니다. 한국교회는 고난을 통해 부흥을 이루었고 그것은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일본은 도쿄에서 서울까지 기차와 뱃길로 죽음의 군대를 실어 날랐고 한국을 유린했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유린의 길을 거슬러 생명의 복음을 일본에 실어 나르기로 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정치적으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세상의 힘으로는 이 간격을 좁힐 수 없지만 십자가 앞에서 한국과 일본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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