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문제점 개선 위해 토론회 열려
“그럼 피임을 하면 우리도 성관계를 해도 되겠네요”
지구문화출판사의 중학교 보건교과서(2015년) 76페이지에 나오는 내용이다. 지난 2015년 중고등학교에서 ‘젠더 이론’을 교육한다는 계획에 미국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보다 놀라운 것은 미국 학부모들이 반대했던 내용이 이미 우리나라에서 2009년 교육과정부터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심각성을 느낀 학부모와 교사 등 각계 전문가들이 21일 오후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청소년 교과서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를 주관한 생명인권학부모연합 허은정 대표는 “그동안 대한민국 모든 학부모들이 교과서를 볼 일이 없었지만,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는 어떤 상태인지 궁금하여 81권(가정, 윤리, 보건, 기술, 도덕) 전 출판사를 학부모들과 검토 분석했고, 심각한 문제들이 발견됐다”고 했다.
이어 “오늘 250명의 학부모와 이언주 국회의원, 전윤성 미국변호사, 민성길 의학박사(연세대 명예교수), 중고등학교 현직교사, 김지연 약사, 교육부 담당자를 모시고 교과서 문제점 개선을 위한 포럼을 개최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 자녀들이 사용한 피임법을 서로 나누는 등 부모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교과서로 교육을 받고 있다. 이 교과서를 배운 자녀들이 대한민국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큰 관심을 가져달라”고 전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언주 의원은 “학부모로서 나왔다. 부모와 조상으로부터 얻은 지혜가 있고 믿는 종교가 있다. 그런데 무차별, 일방적으로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소수의 생각을 진리인양 강요한다. 다른 이론을 강요 받지 않을 자유가 있다. 학부모들이 알 권리가 있다. 아이를 부속품처럼 다루지 말라”고 했고, 김지연 약사는 “이제라도 교과서의 심각성을 알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전문가가 모일 수 있었다”며 축사했다.
이날 토론회는 학부모 대표가 젠더, 섹슈얼리티, 성적 자기결정권,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 피임, 성병 및 에이즈 예방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교과서의 실태를 보고하며 시작됐다.
주된 문제는 △학생에게 성관계 권장 △지나친 피임 기술 교육 강조 △부실한 성병·에이즈 예방 교육 △태아 생명 존중 교육의 부재 △비판 없는 성적지향과 성정체성 옹호 등이다.
위 그림은 중학교 앞서 언급했던 보건 교과서에 실린 그림이다. 선생님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될까봐 예방하려고 배운다”고 말하자 학생이 “그럼 피임을 하면 우리도 성관계를 해도 되겠네요”라고 다시 묻는 장면이다.
그러면서 여러 교과서는 전반적으로 ‘피임’을 강조한다. 들샘출판사의 중학교 보건교과서(2009년) 89~90 페이지에서는 중학생에게 ‘콘돔’, ‘경구 피임약’, ‘월경 주기법’뿐 아니라 ‘정관 수술’, ‘난관 수술’, ‘살정제’, ‘자궁 내 장치’, ‘점액 관찰법’, ‘기초체온법’ 등을 제시한다.
위 그림은 와이비엠(YBM) 출판사의 중학교 보건교과서(2009년) 114 페이지에 실린 그림이다. 이에 학부모는 “올해 3월 미국 학부모들이 그림을 이용한 성교육이 ‘포르노적’이라고 비판하며 등교 거부한 사건이 있었다”며 “100만명 이상의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잘못된 가치관에 오염되지 않게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규탄했다.
동시에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2014~2016년)에 참여한 중고등학생 20만 5,631명 중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은 남학생 6.9%, 여학생 2.9%인 점과, 매년 청소년 HIV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실태를 언급하면서, “성관계는 권장하면서 에이즈의 주된 경로를 가르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약 95%의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성관계를 갖지 않는 것인데, 교과서는 성관계를 갖는 학생을 일반화하여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청소년기 성관계를 피하라는 것은 세계적 차원에서도 권장되는 성병 예방법”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교과서는 태아를 섹스를 통해 쾌락을 즐기는 것을 위험하게 만드는 위험요소이자 원치 않는 것으로 교육하고 있다. 태아는 미래의 시민이며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순서로는 전윤성 미국변호사가 ‘젠더(gender) 교육의 위험성’을 제목으로 발제 했고, 이후 교과서의 개선 방향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