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명성을 잃은 대형교회?’ 왜 세습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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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 고난의 복음(29) 교회여, 영원을 생각하라!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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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갈수록 멍들고 있다. 얼마 전 연말을 맞이해 ‘사랑과 명성을 잃은 대형교회’라는 뉴스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교회는 갈수록 신뢰가 땅에 추락하고 있고 힘을 잃어간다. 특히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목회 세습과 목회자 자격의 논란에 선 명성교회와 사랑의교회 이야기였다.

하지만 비단 이것이 이 두 교회 이야기인가? 뉴스나 신문 기사에 나지 않았을 뿐이지, 얼마나 많은 교회가 이런 세습과 자격 논란의 문제가 있는가?

나는 이런 문제들을 키에르케고어의 <고난의 복음>에 나오는 시간과 영원의 문제로 풀어보려 한다. 우리가 고려하고자 하는 말씀 구절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겪고 있는 짧고 가벼운 환난이 우리를 위해 측량할 수 없는 영광의 영원한 무게를 얻게 한다(고린도후서 4:17).”

우리는 이 말씀을 심사숙고하기에 앞서, 왜 교회를 세습하려 하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마 일반적으로 누구나 느끼듯, 세습하는 이유는 자식에게 더 영향력 있고 ‘안전’이 보장된 삶을 살게 하는 데 있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사회에서 가능하면 ‘성공’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안전’이 보장된 삶을 원한다. 환난은 싫다. 가능하면 고난이 없는 삶을 원한다.

특히 연말이 되면 새해 소원을 구한다. 대부분 어떤 소원을 구하는지 생각해 보라. 새해에는 가능하면 환난과 고통이 사라지기를, 가능하면 탄탄대로가 열리기를 기도한다. 이런 소원들은 새벽 일찍 해가 떠오를 때 믿지 않는 자들도 비는 소원이다.

그렇다면 믿는 자나 믿지 않는 자나 다 똑같은 소원을 비는 것 아닌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삶에서 ‘안전’과 ‘성공’을 비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나는 믿는 자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회가 계속 세습을 이어가고자 하면서 세상에서 성공하는 법을 말씀에서 찾고자 한다면, 그 교회는 필경 사망으로 인도하는 교회다. 그 교회는 시간적인 것과 일시적인 것들에 매몰되어 생명 길이 끊긴 교회니 어서 빨리 나오는 것이 좋다.

지난번에 이야기한 것처럼, 심사숙고한다는 것은 마치 무게를 다는 일과 같다. 양팔저울을 상상해 보라. 저울에 물건을 올려놓고 양쪽에 무게를 잰다.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이렇게 무게를 다는 일이다.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가 무게를 달아보고자 하는 것은 시간적인 것과 영원한 것의 무게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시간적인 것과 영원한 것의 무게다!

우리가 오늘 심사숙고하고자 하는 본문 말씀은, 우리가 겪는 환난이 무게를 달 수 없을 만큼 영광의 영원한 무게를 얻게 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무게를 더하는가? “환난이다!” 환난이 무게를 달 수 없을 만큼 영광의 영원한 무게를 얻게 해 준다.

하지만 세습과 동시에 세상에서 성공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회를 보라. 세상에! 양팔저울에 올라간 물건을 보라. 거기에는 시간적인 것밖에 없다.

말씀은 우리가 시간적인 것과 영원한 것의 무게를 달기를 권하는 것이다. 그런데 영원한 것에는 아무 관심이 없고 오직 일시적 ‘안전’에만 목을 매는 교회가 불쌍하다. 이런 교회에서 어떻게 ‘영원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겠는가!

한심하고 불쌍한 것은 세상 사람들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다. 세상 사람들이야 일시적이고 시간적인 것들에 매몰되어 그런 것들을 무게를 달아보고 조금 더 좋은 것들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치자.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달라야 한다. 특히 연말에 우리는 무엇을 무게를 달아야 하는가? 무게를 다는 데 있어 영원한 것이 누락될 수 있는가? 아니, 절대로 그럴 수 없다.

그런데 교회가 이를 누락하고 살아가니 개탄스러운 일이다. 심사숙고의 기본은 시간과 영원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시간에 의해 기만당하면서 살아간다. 이를 단순하게 설명해 보자.

별이 빛나는 밤에 부자 한 사람이 손전등을 비추며 아늑한 마차를 타고 간다. 그때 그는 안전함을 느끼고 어떤 두려움도 없다. 그는 그 불빛을 따라가고 있다. 그의 주위가 어둡지 않았다.

그러나 손전등을 비추고 있었기 때문에, 강한 빛을 가까이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결코 별을 볼 수 없다. 그러나 가난한 농부는 손전등이 없다. 손전등 없이 말을 몰고 있기 때문에 어둡지만 별이 빛나는 밤에 영광스럽게 별을 볼 수 있다.

오늘날 시간적인 것들에 기만당한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식으로 부자처럼 살아간다. 그들은 생활에 필요한 것들에 매몰된 채 바쁜 나머지 넓은 시야를 갖지 못하거나, 그들이 누리는 번영과 즐거운 날들로 영원을 망각한다. 다시 말해 그들은 손전등을 비추고 있기 때문에 별을 볼 수 없다.

그들의 삶은 안전하고, 밝고 아늑하다. 하지만 넓은 시야가 부족하다. 넓은 시야, 별을 볼 수 있는 시야가 부족하다. 이와 같이 세습과 번영에 물든 교회는 시야를 잃은 것이다. 그들은 맹목적이다. 아니, 맹목적이다 못해 별별 일을 다 벌이면서도 옳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뭘까? 손전등 불빛 때문이다. 손전등 불빛이 대낮처럼 밝히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길이 영원으로 안내할 수 없다는 것은 잘 모른다.

이 위험은 위험이 망각된 위험이다! 그들은 이 영원한 개념과 영원한 행복을 제거하기 원한다! 온갖 종류의 안락의 영리한 발명으로, 사람들에게 그들 주위를 가능한 한 밝게 하는 법을 가르치기 원한다. 결국 그들은 더 이상 영원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물어보자. 누가 더 나쁜 사람인가? 양심적인 바리새인들, 그들은 옳은 길을 가르치지만 스스로 그 길을 걷지는 못한다. 소위 말해 위선자들이다.

오늘날 세습과 동시에 세상에서 성공을 가르치는 설교자들, 이 사람들은 왜곡된 길을 가르치고 있고 본인도 그 길을 간다. 게다가 본인이 그 길에서 얼마나 성공했고 세상에서 얼마나 안전한 길을 가는지 확신 있게 가르친다.

바리새인 같은 위선자가 더 나쁜가, 오늘날의 설교자가 더 나쁜가?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자기 시험을 위하여>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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