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생명 살린… “따뜻했던 남편의 마지막 봉사”

김신의 기자  ewhashan@gmail.com   |  

故 고성호 집사, 생전 바람대로 장기 기증하며 하늘로

▲뇌사 장기기증인 고성호 집사의 장례식장 모습.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뇌사 장기기증인 고성호 집사의 장례식장 모습.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성호 안수집사(49세, 경북 포항, 남)가 자신의 장기와 조직을 기증해 수십 명의 생명을 살렸다.

지난 달 22일, 고성호 집사는 집으로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고 집사를 보지 못하고 달려오던 한 차량이 사고를 낸 것. 고 집사는 사고 즉시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모든 조치에도 불구하고 뇌출혈이 극심해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

고 씨의 뇌사 판정에 아내 김경미 씨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연락을 취했다. 가족들은 장기기증 절차 및 자세한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고인의 뜻을 이루어주고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생전 고성호 집사는 포항제일교회를 출석하며 농아부에서 오랫동안 장애인을 섬기는 사역을 해왔다. 또한 운영하던 학원 학생들과 함께 요양시설에도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가는 등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 왔다.

▲생명 나눔 가게에 참여한 고성호 집사(오른쪽)의 생전 모습.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생명 나눔 가게에 참여한 고성호 집사(오른쪽)의 생전 모습.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특히 고 씨는 평소 “세상을 떠날 때 장기를 꼭 기증하겠다”며 “화장터에서 순식간에 재로 변하기보다는 쓸 수 있는 몸의 일부를 나누어 생명을 살리는 일을 꼭 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그는 2007년 아내 김경미 씨와 함께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자신과 아내가 운영하는 영수학원과 피아노학원을 생명 나눔 가게로 등록하는 등 장기기증 홍보활동 및 장기 부전 환자들을 위한 후원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지난 달 28일, 울산대학교병원에서 故 고성호 안수집사의 장기기증이 이루어졌다. 부산대학교양산병원에서 조직까지 기증했다. 고 씨는 뇌사 시 기증할 수 있는 장기를 모두 기증해 9명(심장, 간, 폐 2개, 신장 2개, 췌장, 각막 2개)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과 작별했다.

그리고 2018년의 마지막 날 오전, 고인의 발인이 이루어졌다. 장례식장에는 ‘세상에 빛을 남긴 고귀한 사랑에 감사드립니다’라는 근조기가 놓여졌다.

유족들은 “장기가 환자들에게 잘 이식되었다는 이야기를 의료진으로부터 전해 듣고, 정말 감사했다”며 “이식을 받은 환자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기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아내 김 씨는 “따뜻했던 남편의 마지막 봉사가 장기기증이 되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비판 왕따 아이 눈물 울음 비난 손가락 손가락질

성찰, 남 비판 앞서 자신 돌아보고 살피는 것

비판 싫어하면서, 비판 즐겨해 거듭난 성도들, 비판 못 버리나 사탄의 열매, 암의 뿌리 될 뿐 당사자 없을 땐 이야기 말아야 4. 비판의 후유증 생각 없이 그저 재미 삼아 비판을 즐기는…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기총 정서영-미즈시마 대사 환담

정서영 한기총 대표회장, 미즈시마 日 대사 만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로”

부모 권고로 유년 시절 천주교 종립학교 다녀 이스라엘 대사 거치며 성경에 대해 많이 생각 해결할 문제 있지만 경제·안보 등 윈윈 가능 한·일 공통 과제 협력 위해 한기총 역할 부탁 정 대표회장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중요해 자유민주주의 양국, 이해하며 …

임신 중절 수술 홍보

“‘36주 낙태 브이로그’에 ‘낙태 잘하는 곳 광고’까지…”

형법의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낙태법 입법 공백이 4년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명윤리·학부모·프로라이프 단체들이 일제히 조속한 관련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6월 ‘36주차 임신 중단(낙태)’ 브이로그가 국민…

다큐 인사이트

KBS <다큐 인사이트>, 동성애 일방적 미화·권장 방송

‘아빠만 2명’인 女 4세 쌍둥이 등장시켜 ‘특별한 가족’ 주장 엄마 없는데 ‘조금’만 다르다? 10.27 연합예배 이후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대법원의 동성 파트너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등에 대한 문제점이 사회적으로 조명되고 있지만, 각종 미디어에서…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유신진화론, 하나님 직접 창조 부인… 과학의 성경 지배”

유신진화론 개념 7가지와 비판 1. 초자연적 개입 제한, 간접 창조 → 하나님 무로부터의 창조 확고 2. 방향성 있는, 우연/인도된 진화 →설명 불가능 문제 해결 딜레마 3. 진화론 이어 그릇된 자연신학 →기독교의 하나님과 다른 신 돼 4. 특별계시 제한하는 창조…

열혈사제 2

<열혈사제 2>: 교회 이미지 희화화와 자정능력 상실

천주교 신부들이 주인공인 SBS 드라마 가 시작됐습니다. 김남길(김해일) 신부와 박경선(이하늬)를 비롯해 김성균(구대영), 백지원(김인경) 등 1편 출연진들 외에 성준(김홍식), 서현우(남두헌), 김형서(구자영), 김원해(고독성), 고규필(오요한), 안창환(쏭삭), 한성규(…

김기창 예수의 생애

전쟁 당한 국민들에 위로와 희망 준 김기창 화백

성경 테마 역사적 회화 완성 조선 풍속화 양식 예수 생애 제한된 색조, 엄숙함 증폭해 ‘집단적 기억의 형태’로 계승 사회봉사, 더 깊은 예술세계 예술 탁월성 의미 있게 사용 김기창(1914-2001)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아내 박래현의 처가집이 있는 군산 인근의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