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천천히 3만 선교사 시대 향하고 있어”

이지희 기자   |  

지난해 171개국 2만7,993명 파송… 전해보다 557명 ↑

"통계의 이면적 의미 읽어내는 통찰력 가져야"

ⓒ자료=KWMA

ⓒ자료=KWMA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 증가수가 2016년 최저(0명)를 찍은 뒤 다시 완만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7일 발표한 '2018년 12월 한국 선교사 파송 현황'에서는 2017년 증가수(231명)보다 두 배 가까운 557명이 증가해 총 2만7,993명의 선교사가 171개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11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38개 교단선교부와 184개 선교단체가 참여했다.

올해 통계는 지난 수년간 한국교회 내에서 이뤄진 선교사 '허수 빼기' 및 '자기 정화'의 작업으로 선교사 증가율은 둔화하였지만, 질적으로는 더욱 성숙한 선교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지표와 같았다. 2006년 타겟 2030(Target 2030, 2030년까지 10만 선교 정병 파송) 비전을 선포한 지 10년 만인 2016년 파송 증가율이 0포인트를 기록하자, 위기감을 느낀 한국교회가 건강하고 성숙한 선교에 대한 관심과 집중도를 더욱 높이면서 여러 방면에서 노력한 결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세 자릿수 마이너스를 보인 한 교단 선교부에서는 기독교 지역에서 활동하는 교단 소속 목회자들을 협력선교사, 동역선교사로 계수하던 것을 전부 제외하고, 순수하게 선교사로 파송받은 사람만 계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교단 선교부가 파송한 선교사는 2012년부터 7년간 평균 277명 정도 증가했고, 주요 교단과 선교단체는 감소하는 경우 없이 각각 꾸준히 2자리 수의 선교사 증가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KWMA는 "2019년은 타겟 2030의 3차 5개년의 '선교 전력투구기'(2016~2020년)"라며 "이제는 선교사수가 증가는 하되 '어떤 선교사를, 어떤 지역에, 어떤 방법으로' 보낼 것인가라는 질적 요소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최대 파송국은 '동북아X국', 집중 사역 분야는 '교회개척'

2018년 말 교단 선교부의 파송 선교사는 1만2,686명, 선교단체 파송 선교사는 1만6,428명(이중소속 2,242명)이었다. 조사 대상 선교단체 190여 개 중 10명 이상 파송한 단체는 130여 개로, 유의미한 단체로 제한하면 교단 선교사 수가 선교단체보다 많은 것으로 봤다. KWMA는 "한국교회가 어려워질수록 선교단체 파송 선교사 증가보다는 교단 선교사 증가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비자 장벽이 점점 높아지는 선교 환경과 맞물려, 목회자 배경 선교사들의 증가 현상은 미래 한국선교가 무엇을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하는지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의 10대 파송국은 동북아X국(3,549명), 미국(2,590명), 일본(1,547명), 필리핀(1,542명), 태국(956명), 동남아I국(847명), 서남아I국(839명), 캄보디아(829명), 러시아/연해주(604명), 동남아V국(564명) 순으로 집계됐다. 2016년, 2017년 모두 3, 4위를 차지한 필리핀과 일본이 2018년에는 순위가 바뀌었으며, 2017년 6, 7위를 차지한 서남아I국과 동남아I국의 순위도 바뀌었다. 2016년, 2017년 각각 10위를 차지한 이슬람권인 T국은 선교사 수가 줄면서, 동남아V국이 대신 10위권에 자리매김했다. 500명 이상의 선교사가 활동하는 국가는 13개국이었고, 이들 국가의 선교사 수는 전체 파송 선교사의 50%를 조금 넘었다.

한국 선교사의 주 활동 권역은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돌파가 일어나지 않은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등 거대 종교권이 몰린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동, 중앙아시아, 한국 본부 등에서 총 선교사의 약 61%인 1만7,751명이 활동하고 있었다.

한국 선교사들이 집중하는 사역은 교회개척(153개국, 1만4,624명), 제자훈련(141개국, 9,663명), 복지/개발(82개국, 2,017명), 캠퍼스(63개국, 1,954명), 일반교육(79개국, 1,671명) 순이었고, 선교사 자녀는 1만8,372명으로 나타났다.

"20, 30대 잠재적 선교 리더 발굴해야"

한편, KWMA는 응답자 중 선교사 연령대 통계도 새롭게 발표했다. 20대는 448명, 30대는 1,666명, 40대는 5,541명, 50대는 5,332명, 60대 이상은 2,709명이었다. "한창 일할 수 있는 40대가 많은 것은 아직은 한국선교가 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며 "하지만 40대 이하인 30대와 20대의 수치는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며 "20, 30대 잠재적 리더들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KWMA는 말했다. 은퇴 선교사 수치도 '60대 이상'이라고 답한 선교사 수를 전체 선교사로 확대 유추할 경우 4,748명 정도가 은퇴를 앞둔 선교사로 유추했다.

KWMA는 2012년 샘플링 조사 결과, 한국에서 발표되는 수보다 선교 현장에 적어도 1만 명 정도 선교사가 더 있을 것으로 본다며 "선교 현장과의 협력을 통해 현장의 실제 수를 조사해야 집중해야 할 지역과 파송하지 않아도 될 지역을 구분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가는 한국선교에서 통계가 갖는 함의는 큰 그림과 방향성 대한 통찰력과 해석"이라며 "2016년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천천히 3만 명 대를 향해서 가는 한국선교의 방향과 전략을 기초통계를 통해 읽어내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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