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복을 바로 주시는 분인데, ‘축복해 달라’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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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선교칼럼] 복 많이 받으셨나요?

▲본지에서 제작한 설 명절 인사말 말씀카드(본 사진은 해당 칼럼의 내용과 무관합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본지에서 제작한 설 명절 인사말 말씀카드(본 사진은 해당 칼럼의 내용과 무관합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요즘 구정(설) 명절이라고, 여기저기서 “축복 받으라”는 ‘이미지 메시지’가 연일 날라온다. 어떤 사람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를 내려받아 퍼나르기 때문이다.

어제 받은 축복 이미지가 오늘 또 날아온다. ‘축복 받으세요, 행복하세요, 평안하세요, 형통하세요, 새해 좋은 일 가득하세요’ 등이다.

그런데 이런 메시지를 받고 있노라면, 참 씁쓸한 느낌이 든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디지털 메시지를 마구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이라고 하지만, 마음이 빠져버린 형식(?), 정성이 사라지고 의무만 남겨진(?)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탓할 일은 아니지만, 필자는 같은 이미지 메시지를 계속 받으면서 불쾌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대만을 탓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메시지를 받으면서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질문해 본다. 모두가 가상 세계에서 춤추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다 보면 복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구약에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4복, 민수기 6장의 축복, 신명기 28장의 축복, 시편 1편의 3복, 욥기의 배가 되는 축복은 우리가 생각하는 주된 형태의 복 사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말하는 5복도 있는데, 그 복도 한가지를 제외하면 구약에서 말하는 복 사상과 거의 다를 바 없다.

어떤 사람이 아파트에 당첨되었다고 기뻐하면서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셨다고 호들갑을 떨며 자랑을 한다. 여기서 말하는 ‘축복’은 문법상 잘못된 사용이다.

하나님은 축복하지 않고 복을 바로 주시는 분이다.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라’는 것은, 하나님이 다른 신에게 복을 달라고 빈다는 의미인데도, 한국에서는 습관이 되어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듯 하다.

어쨌든 아들이 서울 유명한 대학에 합격했다고 자랑하면서 하나님 은혜를 운운하고, 자식이 좋은 직장에 붙었다고 축복 운운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럴 때 듣는 사람들이 갖게 되는 생각은 무엇일까? 다들 기뻐하면서 축하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부러움과 더불어 이상 야릇한 생각이 숨어 있다. 솔직히 말하면 기분이 좀 나쁜 것 말이다.

왜, 저 인간만 저렇게 잘 되는 것이야? 나는 뭐야? 그렇게 새벽 기도하고 금식하고 봉사하는데 왜, 나에게는 저러한 복을 주시지 않는 것이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틀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축복받았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좋으면서도 은근 기분이 상하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므로 물질과 관련된 축복은 될 수 있으면 말을 안 하는 것이 서로에게 덕이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모든 것이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이 아니고 다 덕을 세우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축복관은 대부분 구약을 배경으로 또는 고대부터 내려오는 현세의 인간들을 향한 축복의 개념일 것이다. 고대 시대의 축복관도 별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복이나 구약에서 말하는 축복을 누릴 수 없음을 잘 안다.

누구도 그러한 축복 된 인생을 살 수 없음을 알기에 ‘소확행’이라는 말로 행복을 축소시키고, 작은 일상속의 경험에서 ‘행복하다’고 말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다.

그렇다. 현실을 인식하고 만족하려는 입장에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구약의 축복의 기준이나 사람들이 말하는 축복은 상대방을 화나게 만들고 시샘하게 만드는 일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비교하여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축복인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현세적인 축복을 받으면 조용하게 감사하고, 혹시 나눌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를 생각하며, ‘축복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일이 더 유익하다고 본다.

예수님께서는 팔복을 말씀하실 때, 구약의 축복관을 완전히 뒤집어 버리셨다. 굉장히 도전적이고, 오늘날 어떤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좌파적인 발상의 메시지를 전하신다.

예수님의 메시지나 사역의 형태를 살펴보면, 매우 도전적인 사람이셨고 혁명적인 인간이었다고 본다. 그렇다. 그의 생각 어디에나, 당시의 세상을 뒤집어 엎을 만한 내용이 충분했다고 보는 것이다.

‘심령이 가난한 자가 복이 있고, 애통하는 자, …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가 복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오늘 우리가 추구하는 복과는 전혀 다른 메시지이다.

물질의 복에 관해서는 오직 한 곳, 땅을 유업으로 받을 것이라는 메시지 말고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복의 내용은 없다.

복이 무엇인가? 구정을 맞아 날아드는 카톡 이미지 메시지를 받으면서 생각해 본다.

명절을 맞아 가족들이 만나면 어른들이 의례히 질문하는 내용들이 있다. ‘너 언제 결혼할래? 직장에는 언제 들어가나? 애는 언제 낳을래?’. 이러한 질문 한 마디 한 마디에 대답하는데, 기본 10만원부터 현금을 요구한다고 한다. ㅎㅎ

그리고 또 다른 반응은 결혼하라는 질문에 ‘결혼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거나, 직장에는 언제 들어가느냐는 질문에 ‘직장은 왜 다녀야 하는가?’라는 반문으로 응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하하~

예수님은 성공을 말하지 않고 ‘행복’만을 말하는데, 그것도 우리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

주님을 따르는 제자, 신앙인은 예수님 말씀을 핵심으로 삼아야 하는데, 이해되지 않는 말씀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사람들은 따를 수 없는 이상적인 내용이라고 치부한다.

항상 무엇인가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으므로, 그래서 하나님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그것이 복이라고 주님은 말씀하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세르게이 모스크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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