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권혁승 박사(서울신대 구약학 명예교수)의 논문 <이스라엘의 삼대 명절과 안식일 이해>를 매주 1회 연재합니다.
6. 맺음말
(1) 오순절은 그 기원이 가나안 농경사회의 축제와 관련이 있다 하겠지만, 이스라엘의 역사와 신앙 속에서 새로운 구속사적 의미를 갖는 명절로 발전되었다. 그것은 또한 독특한 이스라엘 역사관과 결합되어 후대에는 종말론적 의미를 갖는 미래지향적 축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본 오순절 속에 담긴 중요한 의미는 구약의 이스라엘과 신약의 교회가 이 땅위에 탄생한 기념일이라는 점이다.
(2) 이스라엘 민족의 한 절기로서의 오순절은 그 민족이 경험한 험난한 역서 속에서도 결코 중단되지 않고 계속된 살아있는 절기이었다. 오히려 이런 절기를 통하여 그들은 역사적 고난을 극복하는 지혜와 힘을 얻었다. 이스라엘 민족의 신앙과 생활의 중심부에 위치했었던 오순절은 역사가 지나면서 풍부한 상징과 의미를 포함한 많은 관습들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한 절기를 통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의 신앙을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줄 뿐 아니라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여유와 지혜의 한 단면이라 하겠다.
(3) 오순절과 관련된 교회력으로는 성령강림절과 맥추절을 들 수 있다. 이 두 절기는 이스라엘이 지켜온 오순절에 상응하는 의미를 각각 갖고 있는 셈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우선적 과제는 오늘의 우리들 상황 속에서 명절이 갖는 상징과 의미를 표현할 다양한 교회 풍습들을 어떻게 계발하느냐하는 점이다 오늘날 교회의 절기는 좋은 신학적 내용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생활 속에서 적절히 표현할 풍습이 지나치게 빈약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