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교회건축 앱, 교회에 네비게이션 같은 역할 기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인터뷰] 야긴건축사사무소 최두길 대표

▲최두길 대표. ⓒ야긴건축사사무소

▲최두길 대표. ⓒ야긴건축사사무소

교회건축 전문업체인 야긴건축사사무소(대표 최두길)는 20년 간의 집적된 자료와 경험을 토대로 스마트 교회건축 앱을 제작했다.

최두길 대표는 “건축 쪽에서는 이러한 앱이 처음이다. 저희가 교회 건축만 20년 간 해오면서 우여곡절도 많이 겪으며 경험에서 축적된 자료를 총망라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저희도 선뜻 내놓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그렇지만 교회건축을 하면서 하나님께서 많이 부어주셨는데, 그 동안 받은 것을 돌려드린다는 차원에서 앱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앱은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인터뷰에서 최 대표는 먼저 교회건축의 어려운 현실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한국교회의 건축이 너무 힘들다. 교회를 한 번 건축하면 목사님들이 5~6년은 늙는다고 한다. 잘못된 업체를 만나 교회가 풍비박산 나거나 성도들이 떠나기도 하고, 예산을 잘못 잡아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정확한 정보의 전달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교회 내적으로 보면 교회 건물은 일반 건물과 달리 건축 이외 인테리어와 특수분야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목사님과 생업이 있는 장로님들이 음향회사 가서 알아보고, 또 인테리어 회사 가서 알아보고, 건물부지 둘러보고, 건물 짓는 현장 둘러보고 하다가 일이 끝난다. 또 나중에는 어느 건설업체가 좋은지, 입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비본질적인 것에 에너지를 다 투자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1년을 보내고 업체가 정해지면 이제 편해져야 하는데 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게 교회건축”이라고 설명했다.

▲군산중부교회 전경. ⓒ야긴건축사사무소
▲군산중부교회 전경. ⓒ야긴건축사사무소

실제로 앱에는 계약 단계, 허가 단계, 비용 산출, 계약 등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이 다 담겨 있다. 또 건물 설계에 대한 계획, 법규, 외관디자인의 유형, 재료와 적용시스템에 대한 설명이 잘 제공되어 있어 교회마다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특히 교회 외관은 준공된 것과 계획된 것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구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어떤 교회가 1,000평짜리 교회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 지, 건물의 모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막막하다. 그런데 앱에는 다양한 건물의 모형이 있기 때문에 비슷한 형태의 디자인을 선택해서 진행할 수 있다.

최 대표는 “보통 설계회사가 먼저 디자인을 설계해서 목사님이나 장로님들한테 보낸다. 그러면 건축위원회에서 이를 두고 회의를 하는데, 이 장로님은 고전적인 게 좋다고 하고 저 장로님은 현대적인 게 좋다고 하니 목사님은 쉽게 의견을 취합하기가 힘들다. 또 디자인을 뽑는 데에도 비용이 들어간다. 이 앱에서는 디자인도 쉽게 뽑을 수 있다. 그럼 벌써 3~4개월이 단축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앱에서 교회건축의 각 과정마다 필요한 문서, 양식 등도 단계별로 열람할 수 있다. 또 입찰지침서, 공사특약서, 시공계약서 등의 양식과 설계계약서, 감리계약서, 공모지침서, 대지승낙서 등 기타 건축에 필요한 다양한 서류를 열람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실제로 건설업체들이 사용하는 계약서는 보통 건설협회에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업체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공사 기간이 1년을 넘어갈 경우, 물가상승률에 맞춰 돈을 더 주게 되어 있는데, 이런 내용들은 계약서에 기록되어 있긴 하지만, 목사님이나 장로님 같은 비전문가들의 경우는 꼼꼼하게 읽어보지 않으면 잘 모르기 때문에 덜컥 계약했다가 나중에 울며 겨자 먹기로 업체들에게 끌려 다니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교회건축 앱은 교회건축의 네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야긴건축사사무소
▲스마트 교회건축 앱은 교회건축의 네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야긴건축사사무소

이 같은 불리한 요소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약서가 필요한데, 특약서는 표준계약서보다 상위개념으로 건축 전문가들에게는 필수적인 사항이다. 이러한 내용도 앱에 담겨있다.

또 교회 건축의 경우, 통상 교회 예산의 1.5배 내지 2배 범위 내에서 건축비를 사용한다는 사실도 교회건축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이 앱의 내용은 무지개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 대표는 노아의 홍수가 끝나고 하나님께서 언약으로 주신 무지개를 떠올리며 색을 만들었다고 한다.

“무지개는 더 이상의 심판이 없고, 회복시키겠다는 메시지가 아닌가? 무지개는 활 모양으로 생겼다. 땅을 줄로 보면, 중간에 활이 있다. 활을 교회 건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고, 위의 둥근 부분은 이를 막아주는 방패로 본 것이다. 하나님께서 무지개를 회복의 상징으로 주셨기 때문에 앱에서 이 무지개색은 교회 건축의 리스크를 막아주는 하나님의 방패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는 “우리가 자동차 운전을 할 때, 네비게이션을 켜고 가면 초행길이어도 갈 수 있다. 교회건축도 똑같다. 이 앱 안에 처음부터 입당까지 과정을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과정이 덜 어수선하고, 불필요한 에너지의 소모가 적어진다. 오히려 에너지를 건축 안의 내용에 집중하면 더 좋은 건축이 된다”고 조언했다.

교육 및 문화 시설 늘리고 개방성 넓혀야
유대인 회당의 80%는 대안학교로 활용

▲당진감리교회 조감도. ⓒ야긴건축사사무소
▲당진감리교회 조감도. ⓒ야긴건축사사무소

최 대표는 ‘지속 성장을 위한’ 교회 건축에 관한 고민을 나누면서 한국교회를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교회의 본당은 본당으로서 은혜를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두고, 나머지 1층과 같이 접근성이 좋은 곳은 문화센터 개념으로 가야 한다. 그 동안 한국교회가 본당 위주로 지어졌다.

예를 들어 1,000평짜리 교회를 지으면 480평이 본당이었다. 주차장이 부족하고, 교육 공간, 문화 공간은 전혀 없었다. 예배당에 성도들이 차면 교회가 성장을 못하고 후퇴해버린다. 정체가 되는 것이다. 문화 공간, 교육 공간, 나눔의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까 예배가 끝나면 성도들이 돌아가버리기 때문이다. 또 주일 이외의 평일에는 교회나 교육관이 닫혀 있기 때문에 외부 사람들은 올 수도 없다. 교회가 그냥 비어있는 것이다. 교회는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없고, 정체되어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교회의 경우도 본당이 전체 건물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공동화가 될 수 밖에 없다. 과거 시대 예배당의 형태인데, 지금은 당시와 시대 정신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 맞는 공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성장하는 교회의 공간을 조사해보면, 본당이 25%를 차지하고, 75%는 도서실, 교육관, 체육관, 웨딩홀 등으로 되어 있다. 특히 유대인들의 회당의 경우, 성전이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80%는 대안학교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복판에 강의실이 있고, 주변에 소그룹 방으로 해 놓아서 강의가 끝나면 아이들이 그 방에 들어가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는 것이다. 다락방에는 장서가 비치되어 있어서 토라나 율법 공부를 한다. 큰 회당, 작은 회당, 도시에 있는 회당, 촌에 있는 회당 등 거의 모든 회당들이 일사 분란하게 이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회당에서 부모들이 붙어서 대안교육을 시키는데, 특히 역사와 같은 교육은 매우 철저하다. 20%만 성전으로 사용하고 평일에는 주변 이웃들까지 와서 사용한다. 하나의 문화 센터의 기능까지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개방돼 있고, 이렇게 성장해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회가 문을 닫아 걸어놓고 있으면 세상을 이끌지 못하고 오히려 정체되고 고립될 수 있다. 교회는 신자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오히려 불신자들을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전도가 더 잘 되고, 도약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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