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주체사상 硏’, 논란 속 취임예배 강행

김신의 기자  ewhashan@gmail.com   |  

참석자들 편향된 이념 여과없이 드러내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창립보고 및 연구소장 취임 예배 현장. ⓒ김신의 기자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창립보고 및 연구소장 취임 예배 현장. ⓒ김신의 기자

여러 우려 속에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이하 연구소)가 26일 오후 6시 서울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창립보고 및 연구소장 취임예배를 드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편향된 이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먼저 연구소장으로 취임한 조헌정 목사(향린교회 은퇴, 전 NCCK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 현 6.15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상임대표)는 "남한이 세계 자살률 1위 국가를 유지하고 있는데, 원인은 개인적 사유가 아니라 분단 정신병의 결과"라며 "분단 정신병은 자살이란 형태 뿐 아니라 한 평의 아파트 평수를 늘리고 십자가 동탑을 높이 올리는 것을 인생의 성공이라고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여기는 정신착란증 환자를 대량 생산했다"고 했다.

이어 "대다수의 남한 국민들은 북한을 남한과 대등한 차원에서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며 "심지어 보수 교회의 이영훈 목사가 북의 체제를 인정해야한다는 발언을 했다. 북의 체제를 인정해야한다는 말은 그 체제를 떠받드는 이념과 사상을 인정한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고 했다.

조 목사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남을 갖는다. 이미 두 분은 그리스도교와 주체사상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주체사상을 주체종교로 바꿔서 세계 종교 항목 8번째로 분류한 바 있다. 기독교는 신의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을 마녀로 몰고 죽음으로 몰았다. 겨우 100년을 맞이한 북의 사회와 주체사상도 오류가 있다. 기독교의 오류를 보고 엉터리라고 단정하지 않듯, 주체사상도 그렇게 단정하지 않는 것이 지성의 올바른 태도다. 변화하지 않는 절대 불변의 진리는 없다. 진리는 오직 대화와 비판을 통해 얻어진다"고 했다.

'사랑이 정의입니다'(요13:34)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홍정 목사(NCCK 총무)는 "분단 냉전체제를 극복하고 주권재민의 가치의 성숙한 평등 시대에 기초한 경제 민주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상호 공존과 자기 비움으로 평화 공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비전을 끊임없이 우리 상황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볼 때 한국교회 성장은 시대적 산물로, 남한 사회는 자본주의와 도시화, 산업화, 민주화의 과정을 겪어 기복적 영성에 뿌리내린 번영의 값싼 은총이 교회 성장을 주도했다"며 "도덕적, 윤리적 한계가 노출된 값싼 은총의 프로파간다를 넘어서 복음이 지닌 자기 비움의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철 향린교회 집사(정의평화기독인연대)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주체사상은 혁명과 건설의 주인은 인민 대중이며 혁명과 건설을 주동하는 힘도 인민 대중에게 있다는 사상이 핵심 내용"이라며 "이는 사람 중심의 새로운 철학사상으로, 결코 기독교 민중 중심의 정신과 다르지 않음을 고백한다"고 기도하기도 했다. 그는 "신앙과 학문의 자유가 남녘 땅 북녘 땅을 오고 가며 서로가 다르지 않음을 믿을 수 있게 해달라"며 "주체 정신과 주체 사상의 대화가 만개하길 기도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예배는 에스겔 37:15~19장(공동번역) 낭독,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 찬송, 기도, 요한복음 13장 34절 성경봉독, '아름다운 강산' 특송, 설교, 창립보고, 축사, 취임사, 광고, 축도 순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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