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살아야 나라가 사는 만큼, ‘철도강국’ 선도는 천부적 사명!
국내 최초로 백범 김구를 전공으로 법학박사 학위(국민대)를 취득한 홍원식 피스코리아 이사장의 남북 정상회담 관련 기고문을 게재합니다.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가운데 북미정상회담에 임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장소인 베트남 방문시 교통수단으로 평양역-중국 대륙-베트남 동당역에 이르는 왕복 9,000㎞의 철도를 선택했다.
회담 결과와는 별개로, 이번 기회에 세계인들은 ‘평양에서 중국 대륙을 관통하며 베트남까지 철도로 직행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철도주권’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3월 1일까지 춘제(春節,설) 특별수송기간인 중국이 자국민들의 불편과 불만 감수는 물론이거니와, 철도 구간 정비와 경호를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하면서까지 김정은 위원장 특별열차의 대륙 관통에 동의한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공내전’ 시간, 월등히 우월적 전력을 보유했던 국민당의 장제스에 밀려 생사의 기로에 처해 있던 마오쩌둥·저우언라이 등 공산당 지도부에게 “유사시 북조선이 여러분을 보호해줄 것이니 담대히 항전하시라”는 김일성 위원장의 성원으로 첫 점을 찍었던 ‘북-중 혈맹’도 이유가 되겠으나, 더 큰 이유는 중국과 북한이 ‘철도주권’을 통해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에 있다고 보여 진다.
중국은 1년 중 자국민에게 가장 긴요한 춘제 기간에 철도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우선 이용하게 함으로써, ‘북미회담’에 앞서 “북한 뒤에는 중국이 있다”는 메시지를 던짐과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 역시 “철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중국과 강한 유대를 유지하고 있음”을 트럼프에게 과시한 것이다.
이처럼 철도는 GNP나 군사력 다음으로 국가주권을 과시할 수 있는 유용하고 중요한 수단이다. 일제의 주권 침탈에 항거하며 ‘대한민국’의 기치를 올리는 기폭제가 되었던 ‘3.1민족저항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올해는, 한반도에 철로(노량진-제물포)가 개통(1899. 9. 18)된지 1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일본공사 미우라 고로가 주동이 되어 명성황후를 참살한 을미사변(1895) 직후인 1896년 고종 황제(고종 33)는 주미대리공사(駐美代理公使) 이하영(李夏榮) 등의 조력을 받아 일본을 배제하고 미국인 모스(Morse, J. R.)에게 경인선 부설권을 부여한 바 있다.
그 결과 경인선은 영국이나 미국은 물론, 오늘날 유럽 각국과 중국이 사용하고 있는 표준궤(標準軌, 레일간 너비가 1.435㎜)로 토목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반도 침탈을 통한 대륙 진출의 야욕을 가지고 있던 일본은 고종을 무시하고 모스와 경인철도 양도계약(京仁鐵道 讓渡契約)을 체결함으로서 경인철도 부설권을 불법적으로 사취하여 갔다.
모스로부터 일체의 권한을 인수한 일본은 1899년 4월 23일 두 번째 기공식을 인천에서 가진 뒤 서둘러 토목공사와 궤도 부설을 하여 그 해 9월 18일 노량진-인천간 약 33.8㎞ 구간에서 임시 영업을 개시함으로써 일제의 야욕으로 인해 영광스럽다 할 수는 없으나, 이것이 우리나라 철도의 효시가 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그동안 역대정부는 9월 18일을 ‘철도의 날’로 기념해 왔으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최초 철도국 창설일(1894년 6월 28일)로 변경되었다.
‘미-일 철도밀약’으로 일제는 주권의 표징 중 하나인 ‘철도주권’을 미리 침탈함으로서 한일합병(1910)의 야욕을 드러낸 ‘철도국치’일인 9월 18일을 피해, 새로운 철도의 날을 정한 것을 만시지탄이나마 환영하면서, 새로운 민족사 100년의 첫 점을 ‘철도주권’을 통해 ‘철도강국 시대’를 열었으면 하는 필자의 오랜 소망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철도 개통 120주년인 올해, ‘철도주권’으로 ‘철도강국 시대’ 열어야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월 25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전쟁과 대립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진영과 이념에서 경제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신한반도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는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임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경제 개방 과정에서도 우리는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피력해 온 ‘한반도 운전자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한반도체제 주도자’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정부 차원에서 의중에 두고 있는 한반도의 대륙 연결 철도망은 ①부산·광양을 기점으로 서울·개성·평양을 거쳐 북한의 국경역인 신의주에서 중국의 국경역인 단둥[丹東]으로 이어져 중국횡단철도(TCR)-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노선이 있다.
또 ②부산·광양-원산-두만강역-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 노선, ③부산·광양-평양-남강-만주횡단철도(TMR) 연결 노선-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 노선, ➃부산·광양-신의주-베이징-몽골횡단철도(TMGR)-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 노선 등이 있다.
이들 중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제1안은 부산에서 신의주·단둥·모스크바를 거쳐 유럽의 주요 도시에 이르기까지 총연장 1만 2,091㎞에 이르는데, 그 과정에서 한국과 북한·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 등 5개국을 통과한다.
제2안인 원산-두만강역-시베리아철도 연결 노선은 부산·광양시에서 출발해 북한의 원산시·청진시·나진시를 경유한 뒤 북한의 국경 역인 두만강역에서 러시아의 하산을 통과한 다음 유럽까지 연결되는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되는 노선이다.
총 연장 1만 3,054㎞이며, 남한과 북한·러시아 등 3개국을 통과한다.
어느 노선이 열리든 타데우시 시오즈다(Tadeusz Szozda, 1947 폴란드 생)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의장(1998-현재)도 공언한 바 있는 ‘세기적 철도혁명’이 한반도에서 현실화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해외남북대륙철도사업단을 신설(2018. 3)하는 등의 노력을 하며 오랜 시도 끝에 지난해에 OSJD 관계장관 회의(6. 5-8)에서 정회원이 된 코레일이 여는 OSJD 사장단 회의(4. 8-12, 서울)가 열리면 시오즈다가 ’한반도 철도혁명시대‘를 또 공언할 것이지만 트럼프도 이를 직시하고 있다.
제2차 북미회담 전에는 물론, 귀국 후에도 트럼프는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이룬다면 믿을 수 없는 경제적 미래를 가질 것임”을 누차 공언하고 있는 저변에는 유럽과 연계되는 한반도 종단철도 시대가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20년 넘게 국제철도협력기구를 이끌고 있는 시오즈다와 사업가 출신 트럼프가 ‘한반도종단철도혁명시대’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유통과 관광 구조의 ‘대혁명’을 예견하고 있는 것이다.
‘유시코리아 시대’는 곧 ‘항구적 극일(克日)’이라는 새 역사 시작
‘유시코리아(유럽-시베리아횡단철도-한반도종단철도) 시대’가 열리면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뒤흔드는 전방위적인 유통혁명과 거대한 ‘유시코리아 관광시장’이 한반도 중심으로 펼쳐지게 된다.
우리 민족이 미국, 중국에 이어 ‘G3강국’ 대열에 들어서게 됨은 거부할 수 없는 역사가 열리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반도 종단철도‘와 자국철도(TJR)를 어떻게든 연결하게 해 달라고 우리나라에 간청할 수밖에 없는 일본의 국제적 입지 급변이 전제되어 있다.
일본은 ‘유시코리아철도’의 기점인 ‘한반도 종단철도’와 일본 철도를 연결해야만 철도혁명의 수혜자 대역에 동참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일본열도의 생사여탈권이 사실상 한반도에 복속되는 '항구적 극일' 시대가 열릴 수 있는 것이다.
‘을미사변(1895)’과 ‘한일합병(1910)’ 이후 가속화된 일제의 만행에 항거해 천부적 저항권을 행사한 3.1운동 100주년인 올해를 ‘불가역적 극일시대’, ‘일본의 한반도 복속시대’ 원년이 되도록 하는 길은 무엇인가?
세기적이고 세계적인 ‘유시코리아(유럽-시베리아횡단철도-한반도종단철도)시대’ 개막을 통해 백범 선생이 <백범일지> 중 ‘나의 소원’에서 소망한 ‘세계문화강국’을 넘어 ‘세계경제강국’으로 갈 수 있는 천부적 기회를 유실하지 않는 방책은 무엇일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현대화 실천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뒤, 문 대통령은 2018년 광복절 축사를 통해 “철도와 도로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임을 천명했다.
이후 남북 철로 구간 조사 등을 통해 유엔·미국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철도협력의 의지를 안팎에 강력하게 과시하는 전략적 접근을 한 바 있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는 “신한반도 체제로 전환해 통일 준비”를 공언한 바 있다.
‘철도주권’을 통한 ‘철도강국’ 진입이 목전에 와 있는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철도가 민족 공존공영(共存共榮)의 왕도다”라는 ‘선택과 집중’이요, 배제해야 할 것은 정치적이거나 감상적인 접근 방식이라 할 것이다.
남북 분단 이전에 민족지도자였던 김구 선생이 “동포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노력은 새로운 독립운동이다”라고 전국을 순방하며 외쳤던 유훈을 가슴에 새기며 우리 민족은 물론 인류행복을 보듬어 낼 수 있는 세기적 기회를 유실하지 않기 위한 우리의 자세는 무엇일까?
한반도 ‘철도강국시대’를 열 세기적 기회를 살리기 위한 우리의 자세
첫째, 해방 이후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맹목적 이념 대립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한 마디로 북한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없이는 한반도를 ‘철도강국시대’로 이끌어 ‘항구적 극일시대’까지 부산물로 안겨줄 ‘유시코리아 철도혁명시대’를 맞을 수 없음을 직시하여야 한다.
부산·광양에서 출발한 열차가 유럽까지 왕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노선을 택하든 북한 지역을 통과해야 한다. 지적법(地籍法) 상으로 보면 북한은 승역지(承役地)요 남한은 요역지(要役地)인데, 맹목적 이념대립을 하는 것은 맹지(盲地)인 요역지 주인이 승역지 주인과 이전투구(泥田鬪狗)로 싸우는 격이기 때문에 환골탈태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종북(從北)과 용북(用北)을 구별하는 자세가 긴요하다. 절대적 헌법질서인 자유민주적기본질서 하에서 사회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이나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들과도 왕성하게 경제 교류를 하듯 북한을 활용하고 협력하는 것은 ‘통일지향 의무’를 명시하고 대통령 취임식에 선서까지 하게 한 ‘헌법정신’이라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것이다.
셋째, 비현실적인 ‘시혜적 대북관’을 과감히 버리고 ‘생존적 대북관’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그동안 “통일 비용이 들지만 동족이니 북한 동포들을 위해 또는 낙후한 북한을 돕기 위해서 통일을 하려 한다”는 식의 기존 ‘시혜적 통일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시혜적 통일관’은 북한의 통치구조가 동독과 다름을 간과하면서 동서독 간의 통일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외관상 맞는 말처럼 보이나 국제사회나 통일의 실질적 파트너인 북한의 동의가 이루어질 수 없는 시각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갖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시골 읍·면의 인구가 반세기 전에 비해 반 이상 줄어들면서 필자의 모교인 대창초등학교를 비롯한 많은 학교들이 폐교돼 가는 아픔을 안고 있다.
전국 도처에 있는 폐교들은 출산율 저하로 인한 향후 내수시장 감축, 이로 인한 생산 감축, 이로 인한 실업 증대, 이로 인한 사회 불안과 갈등 등을 피할 수 없는 악순환의 예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등과 관련해 남한 경시 발언을 쏟아내는 트럼프는 물론, “한국은 파트너에 불과하고 미국의 동맹국가는 일본이다”는 트럼프 정부 초대 국무장관 등의 모욕적 언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미관계를 유지해 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아닌가?
북한을 돕는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통일을 지향한다는 식의 ‘시혜적 통일관’은 출산율 급감으로 인해 인구절벽 시대를 향해 달리고 있는 위기의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총체적으로 극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최상의 대안이 ‘유시코리아철도 시대’임을 간과한 행태다.
북한과 단절된 남한은 중국, 러시아는 물론 유럽 대륙과 분리된 '섬나라' 또는 '맹지'일 수밖에 없다. 이 절박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최상의 대안인 ‘유시코리아철도’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존적 대북관’을 이제라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철도강국시대’는 곧 ‘선교강국시대, ’ 한국교회가 갈 길은 어디인가?
‘모든 상황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하나님(롬 8:28)’임을 믿는 한국 교회의 성직자들과 크리스천들은 “‘철도강국 시대’가 곧 ‘선교강국 시대’와 직결된다”는 단순명료한 명제 앞에서 향후 갈 길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철도강국시대가 우리 민족 앞에 도래한 것은 우연인가, 섭리인가?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주석은 해방 정국 하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도우신다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느냐(롬 8:31)!’라는 친필 휘호를 지인들에게 전하며 전국을 순방하며 “남북이 힘을 합해 분단을 막아야 한다”라고 호소한 바 있다.
김구 주석은 암살 위협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거든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롬 12:18)’는 말씀을 품고 “남북 동포간의 화해와 협력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라고 외치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 12:24)’는 유언을 지금도 간행되고 있는 기독교 잡지인 ‘활천’에 기고한 뒤, 반민족세력의 흉탄에 맞아 소천했다.
해방 이후에도 일본이 제공하는 각종 이권과 추악한 돈의 노예가 되어 온 친일 반민족세력들이 김구 성도를 ‘실패한 독립운동가’로 낙인찍으려 했지만, 한반도는 그가 ‘나의 소원’에서 하나님께 간구한 대로 ‘세계적 문화강국’이 되었음은 물론, 세계적 경제강국을 넘어 초경제대국으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한국 교계와 크리스천들은 무학인 김구 성도를 민족적 지도자로 들어 쓰신 하나님의 음성에 조용히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이때 생각나는 성구가 있다.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는 성령하나님(요 14:26)’께서 ‘영원토록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요 14:16)’ 하신 성구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마 28:19-20)’는 말씀이다.
‘선교강국 시대’의 양면이라 할 수 있는 ‘철도강국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나아갈 길은 명료하다. 성령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그 음성에 순종하면 되기 때문이다.
교회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한민족과 한반도가 인류행복과 세계평화를 선도할 수 있는 천부적 기회를 유실하는 일이 없도록 해내외 크리스천들이 대동단결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최적의 시점을 놓치지 않고 남북간 진정한 평화와 상생협력을 하는 것이야말로, 국민들의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인간다운 생활권의 안정적 보장을 담보해 줄 수 있는 ‘최상의 경제’요 ‘최고의 안보’이기 때문이다. “천하 모든 일에 다 때가 있다(전 3:1)”
홍원식
민주평통 상임위원
법학박사, (사)피스코리아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