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폐지반대국민연합 외 30여 단체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폐지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성명을 발표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여성들이 왜 낙태에 앞장서는가? 편의만을 추구하는 태아 살인행위 용납할 수 없다!
금년 2019년은 세계여성의 날(국제여성의 날) 111주년을 맞는 해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불타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미국 노동자들이 궐기한 날을 기념하여 사회주의자들과 페미니스트들에 의해1909년 2월 28일 첫 번째 '전국 여성의 날'이 미국에서 선포돼 정치적 행사로 시작되었다. 그러다 1975년부터 유엔에 의하여 매년 3월 8일이 세계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되었고, 우리나라도 뒤늦게 1985년부터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오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를 짚어야 할 부분은 세계여성의 날이 급진 페미니즘과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여성의 자유, 참정권, 인권 등의 정치적 문제를 중심 주제로 삼고 국제적인 여성들의 투쟁에서 이어지는 정치적, 사회적 자각을 드러내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점 또한 사실이다.
유럽에선 68혁명을 전후로 정신분석 및 사회주의운동과 공명하며 급진 페미니즘이 발전해 세를 키웠는데,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다’라는 신좌파적 테제와 ‘자매애는 강하다’라는 급진 페미니즘의 표어를 전유하고, “가사노동, 가정폭력, 피임과 낙태를 둘러싼 자기결정권, 임금차별 철폐” 등을 쟁점화하며 자신들의 운동을 활발히 전개해오고 있는 중이다.
미국에선 베트남 전쟁 후 반전운동기인 1960년 중반부터 좌파운동에서 독립한 급진 페미니즘 운동이 광풍과 같이 미국을 휩쓸며 성차별철폐, 낙태합법화, 성전환 및 동성애 찬성을 주장했지만, 1970년대 중반 급진 페미니즘에 대한 열풍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페미니즘을 비판하면 성차별주의자로 낙인찍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1990년대 주디스 버틀러라는 레즈비언 학자가 '젠더’를 이론화시키면서 수많은 페미니즘이 젠더의 이름으로 통합된 '젠더 페미니즘’을 탄생시켰다.
현재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UN 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에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젠더 폭력 방지, 여성의 권리강화, 낙태 비범죄화 등을 강력 권고하고 있다. 위원회는 제69차 세션(2018.2.19.-3.9) 중2018년 2월 22일(목) 한국 정부의 제8차 정기 보고서를 심의해 최종견해를 3월 12일(월) 발표했는데, 주요 권고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효과적인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 확립, 젠더 폭력 예방 체계 강화 대책, 낙태 비범죄화였다. 이처럼 유엔의 권고는 편향된 이념에 치우쳐 있고, 인간의 편의성만을 강조하며 생명권은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엔 그레이스 윌렌츠 국제앰네스티 아일랜드지부 조사담당관이 방한해 "낙태 범죄화는 도리어 불법 낙태 시술의 증가를 야기한다. 낙태죄는 여성의 신체·정신적 합병증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처벌에 대한 공포로 압박감마저 준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는 태아의 생명권을 철저히 배제한 인간의 편의주의적 발상이며, 낙태 후 겪는 죄책감으로 여성이 겪는 신체·정신적 증상을 낙태죄 탓으로 교묘하게 둔갑시킨 것이다.
우리는 왜 여성들이 낙태에 앞장서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생명을 잉태한 여성은 본능적으로 모성애를 갖게 된다. 태아의 심장박동수를 들을 수 있는 건 임신 6주차부터라고 하며, 임신 후 자신의 자궁 속에 품은 태아를 온 몸으로 느끼며 새로운 생명을 출산할 날을 손꼽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원치 않는 임신이라는 이유로, 내 삶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생명을 무참히 살해하도록 부추기는 건 끔찍하고 야만스런 짓이다. 태아의 생명권보다 산모의 자기 결정권만 우선시할 경우, 태아 살인행위는 폭증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에서도 1973년 1월 22일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Roe v. Wade) 사건에서 낙태의 자유를 명시한 이후 연방대법원 판례에서 임신 12주 이내 낙태를 허용했었지만,종교계와 시민들은 수십 년 간 낙태반대 운동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그 결과 트럼프 행정부 이후 보수성향 연방대법원 판사 임명으로 낙태금지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오늘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여성들과 여성단체들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다. 그대들은 진정한 여성인가, 아니면 가면을 쓴 여성인가? 임신 후 내 몸에 들어선 생명을 내 임의로 처리할 수 있다고 보는가? 어떻게 내 몸 안의 생명체인 태아를 뱃속의 종양세포나 세포덩어리처럼 함부로 처리하려고 하는가?
우리는 양식 있는 여성들과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한다. 태아는 자궁 밖으로 나왔든 자궁 안에 머물든 세포덩어리가 아닌 생명체이기에 함부로 다뤄선 안 된다. 태아에게도 인권이 있으며, 어느 누구도 이를 함부로 다뤄선 안 된다. 여성계와 의료계의 ‘낙태 비범죄화’ 주장은 일시적으로 양심의 가책을 덜기 위한 편법에 불과할 뿐이다.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 수 없듯, 낙태죄를 없앤다고 낙태 자체가 죄라는 사실이 사라지진 않는다. 생명을 살해했다는 양심의 가책은 계속 남게 되며, 일평생 여성에게 무거운 짐으로 남게 된다. 낙태죄가 사라졌다고 생명을 살해한 살인행위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공범인 남성에게도 마찬가지이며, 마땅히 무거운 책임을 지워야 할 것이다.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 결정권은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편의주의와 이기주의에 기반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이유로 존엄한 태아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 하는 건 야만스런 일이다. 고귀한 생명인 태아가 일방적으로 생명을 유린당하도록 방치하는 건 인류양심에 반하는 반인권적 행동이다. 이를 제지하는 걸 거꾸로 인권침해로 몰아가는 건 거짓된 인권, 사이비 인권에 불과하다.
우리는 또다시 헌재판결을 앞두고 낙태 지지자들의 목소리만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언론인들의 자성을 촉구한다. 그러한 일방향의 의도적 행동은 언론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낙태를 반대하며 낙태죄 존치를 바라는 국민들로부터 불신과 비난을 초래할 뿐이다.우리는 인간이 생명을 맘대로 뺏을 수 없다고 보며, 낙태가 인간 편의에 의한 살인행위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지만 고귀한 생명체인 태아를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태아의 인권을 지켜줘야 함은 물론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도 정중히 요청하는 바 현행 낙태죄는 유지돼야 하며, 생명을 함부로 살해하는 면죄부를 허락치 말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생명살해의 공범이 되기보다 생명지킴이로 우뚝 서주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하나, 태아 살해인 낙태는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합헌’ 즉각 선고하라!
하나, 태아에게도 인권이 있다! 여성이 자기 결정권 앞세워 태아의 인권 차별하고 짓밟는 폭거 강력 규탄한다!
하나, ‘낙태 비범죄화’ 주장하는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와 국제앰네스티, 여성계와 의료계는 깊이 반성하라!
하나, 우리는 계속적으로 헌재 앞 일인시위를 이어갈 것이며, ‘낙태죄 폐지 반대 서명’도 이어갈 것이다. 자기 결정권 앞세워 낙태 부추기는 여성들은 생명 살육 만행 즉각 중단하라!
2019년 3월 8일
낙태죄폐지반대국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