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교수의 아가서 강해(2)] 서론②

|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5. 아가서의 저자와 저작 연대

아가서는 1:1에서 언급하고 있는 대로 솔로몬이 이 책의 저자라는 것이 교회의 전통적인 견해이다. 솔로몬의 저작설에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가서의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솔로몬의 저작설을 부인할 수는 없다.

(1) 솔로몬의 이름이 1:1을 포함하여 여섯 군데에서 언급되고 있다(1:1,5; 3:7,9,11; 8:11-12).

(2) 아가서의 사랑하는 자는 또한 왕으로 언급되고 있다(1:4, 12; 3:9,11; 7:5). 그가 왕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값비싼 침상 가마(3:7-10)와 왕가의 수레(6:2) 등에 관한 언급에서 증명된다.

(3) 아가서에 등장하는 자연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솔로몬의 많은 지혜와 조화된다(왕상 4:32-33). 아가서에는 21종의 식물 이름들과 15 종류의 동물 이름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동식물의 지식을 지니고 있는 인물로는 솔로몬보다 더 적합한 인물이 없다.

21종류의 식물 이름들 중에 대표적인 것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고벨화(1:14; 4:13); 백향목(1:17); 잣나무(1:17); 수선화(2:1); 백합화(2:1); 사과나무(2:3); 포도나무(2:13); 무화과나무(2:13); 석류나무(4:13); 나도초(4:13); 번홍화(4:13); 창포(4:4); 계수(4:14); 합환채(7:13)

15종류의 동물 이름들 중 대표적인 것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노루(2:7); 사슴(2:7); 비둘기(2:14; 4:1; 5:2); 여우(2:15); 염소(4:1); 암양(4:2); 사자(4:8); 표범(4:8)

아가서의 저작 연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들을 종합해 보면, 그 저작의 시기를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추정할 수 있다. 아가서는 아마도 솔로몬의 통치시대인 주전 971년에서 931년 사이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가서의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열왕기상 11:3-4에 나오는 솔로몬의 배교가 있기 이전임이 분명하다. 솔로몬은 칠 백 명의 처와 삼 백 명의 첩을 거느린 인물이었는데(왕상 11:3), 어떻게 결혼의 충실성을 보여주는 아가서의 사랑 노래를 지을 수 있었을까? 그런 점에서 아가서에 등장하는 '사랑 받는 자'는 그의 첫 번째 부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가서는 그가 많은 처와 첩들을 거느리기 전인 첫 번째 결혼 직후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아가서 본문에는 의외로 상당히 많은 외래어들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또한 솔로몬이 주변 국가들과 광범위한 접촉을 가진 이후에 아가서를 집필하였음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아가서의 저작 년대를 대략적으로 솔로몬이 왕위에 오른 후 5-6년이 지난 주전 965년경일 것으로 추정된다.  

6. 아가서의 배경 이야기

아가서의 주인공은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이다. '술람미 여자'라는 표현은 6:13에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서 '술람미 여자'는 '수넴 여자'를 의미한다. 수넴은 이스르엘 계곡 근처에 있었던 시골마을이다. 아마도 솔로몬 왕은 북쪽 에브라임 산지에 포도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이 포도원을 소작인들에게 맡겼는데, 술람미 가족은 이 소작인 가족들 중의 하나였다. 술람미의 가족에는 어머니와 두 아들 그리고 술람미가 있었다(1:6; 6:13; 8:8). 술람미는 태어날 때부터 미모를 갖추었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시골 아가씨였다(1:5). 아마도 그의 오빠들은 이복형제들이었던 것 같다. 이 오빠들은 술람미를 포도원에서 너무 부려먹어서 그녀는 자신의 미모를 가꿀 여유가 없었다(1:6). 그녀는 포도나무의 가지를 치고 작은 여우를 잡기 위하여 덫을 놓았다. 양떼를 치며 온종일 밖에서 일을 하느라 햇볕에 얼굴이 몹시 그슬렸다(2:15; 1:8, 5).

그런데 어느 날 솔로몬이 변장을 하고 그의 포도원에 나타나서 술람미 아가씨에게 관심을 보였다(1:6). 술람미는 솔로몬을 목자로 생각하고 그의 양떼들에 관하여 물었다(1:7). 솔로몬은 얼버무리면서 그녀에게 사랑에 찬 말 몇 마디를 던지고는 앞으로 값진 선물들을 주겠다고 약속하였다(1:8-11). 그날 밤 술람미 아가씨는 솔로몬에 대한 꿈을 꾸면서 한동안 그가 가까이 있는 듯이 생각하였다(3:1). 마침내 솔로몬은 찬란한 왕위를 갖추고 돌아와 그녀를 왕비로 맞아들였다(3:6-7).

7. 아가서의 구조

외관상 아가서는 단편적이고 일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아가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세 가지가 그 중심 항목임을 알 수 있다. 즉 (10 구혼과 (2) 결혼, 그리고 (3) 결혼 후 소원해진 관계가 다시 회복되어 서로간의 사랑을 체험하는 황홀한 애정의 경지 등이다. 아가서의 그러한 내용은 주로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 사이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예루살렘 여자들이 등장하여 둘 사이의 대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각 중심 항목들의 중심 주제와 그 내용을 대화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1:1-3:5은 솔로몬과 술람미 아가씨의 구혼시절을 다루고 있다. 본 항목의 중심 화자는 술람미 아가씨로서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건들을 회상하고 있다.
제목(1:1)
술람미 여인의 독백(1:2-4상)
예루살렘 여자들이 왕에게(1:4 하)
술람미 여인(1:5-7)
예루살렘 여자들(1:8)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에게(1:9-10)
예루살렘 여자들이 술람미 여인이게(1:11)
술람미 여인(1:12-14)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에게(1:15)
술람미 여인이 솔로몬에게(1:16-2:1)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에게(2:2)
술람미 여인이 솔로몬에게(2:3-6)
솔로몬이 예루살렘 여자들에게(2:7)
술람미 여인이 자신에게(2:8-13)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에게(2:14)
합창 2:15)
술람미 여인의 독백(2:16-3:5)

(2) 3:6-5:1은 결혼식에 관한 노래이다. 신부의 행렬이 예루살렘을 향하여 진행되고 결혼잔치가 벌어진다. 본 항목에서의 중심 화자는 신랑인 솔로몬이다. 당시의 관습대로 신랑은 신부를 찬양하는 말을 하게 된다.
결혼식 행렬(3:6-11)
신방으로 들어감(4:1-5:1)
솔로몬이 신부에게(4:1-15)
신부가 솔로몬에게(4:16)
솔로몬이 신부에게(5:1)

(3) 5:2-8:14은 결혼 이후 행복한 부부생활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 내용은 다시 세 가지 소 항목으로 나누어진다.

a. 5:2-6:3은 갓 결혼한 술람미 여인이 꿈에서 솔로몬과 헤어지는 체험을 묘사하고 있다. 이 대목은 술람미 여인이 남편과 다시 만나게 될 때까지 겪어야 했던 고통과 번민을 기술하고 있다.
아내가 예루살렘 여자들에게(5:2-8)
예루살렘 여자들이 아내에게(5:9)
예루살렘 여자들이 아내에게(6:1)
아내가 예루살렘 여자들에게(6:2-3)

b. 6:4-8:4은 두 부부사이에 회생된 사랑의 관계가 시간과 경험을 통하여 더욱 깊어지는 결혼생활을 노래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중심 화자는 신랑이다.
남편이 아내에게(6:4-10)
아내의 독백(6:11-12)
예루살렘 여자들이 아내에게(6:13)
왕이 예루살렘 여자들에게(6:14)
남편이 아내에게(7:1-9상)
아내가 남편에게(7:9하-8:3)
아내가 예루살렘 여자들에게(8:4)

c. 8:5-14은 짧은 결귀(에피로그)로서 남편과 아내가 주고받는 대화이다. 이 대목의 주제는 두 부부 상호간에 성숙된 사랑이다.
질문(8:5 상)
솔로몬의 회상(8:5 하)
아내가 남편에게(8:6-7)
술람미 여인의 남자 형제들(8:8-9)
아내가 모든 이에게(8:10-12)
남편이 아내에게(8:13)
아내가 남편에게(8:14)

(계속)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