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0년 전 ‘임시정부’, 오늘의 ‘자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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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조선 홈페이지 동영상에서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 액자를 깨부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자유조선 홈페이지 동영상에서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 액자를 깨부수는 모습. ⓒ유튜브 캡처

2019년 4월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은 거주이전을 비롯해 헌법에 보장된 각종 자유를 누리고 있다. 비록 봄이 왔지만 미세먼지로 앞이 보이지 않고 청년들은 취업을 하지 못하며 부의 양극화도 갈수록 심해지면서 ‘헬조선’이라고까지 불리지만,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 수 있는 기본적 인권은 넘치도록 보장돼 있다.

하지만 100년 전만 해도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나라를 빼앗긴 백성들은 일제의 총검에 붙잡혀 고문당하거나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인권’이란 개념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우리 선조들은 그 엄혹한 시절에도 굴하지 않고 ‘대한 독립’을 선언했으며, 이를 위해 비폭력 ‘만세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서울에서 불붙은 3·1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고, 애국지사들은 3·1운동 한 달만인 1919년 4월 13일 중국 상해에서 ‘임시(망명)정부’를 수립하며 ‘독립’을 가시화했다. 이 모든 것들은 기독교인들이 주도했다.

1945년의 해방이 비록 일본의 태평양 전쟁 패전으로 갑작스레 찾아온 것이지만, 우리 민족이 결코 일제에 굴복한 채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군대를 조직했고 외교전을 펼쳤으며, 때로는 폭탄을 던지기도 했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 제34회 임시의정원 일동 사진(1942년). ⓒ국가보훈처
▲대한민국 임시 정부 제34회 임시의정원 일동 사진(1942년). ⓒ국가보훈처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2019년 4월, 아직도 한반도 땅에 자유 없는 ‘식민지’가 존재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한반도 북쪽, 김씨 일가와 일부 평양 특권층에 생명과 자유를 저당잡힌 채 살아가는 2천 5백만 북한 주민들이 바로 그들이다.

한때 남한보다 더 살기 좋았던 북한은 자기 배만 불리려는 지도자들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졌고, 마치 19세기처럼 굳게 문을 닫은 채 핵무기를 볼모로 국제사회를 향해 ‘위험한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7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그간 세뇌와 감시로 숨죽여왔던 주민들이 깨어나고 있다. ‘자유조선’의 활동이 대표적이다.

2017년 ‘천리마민방위’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서 테러를 당해 독살된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알려진 북한 내 반정부 단체다.

그들은 지난 3월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주 북한대사관 외벽에 자신들의 마크와 함께 스프레이로 “자유조선, 우리는 일어난다!”, “김정은 타도, 련대하자!“는 낙서 테러를 감행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최근에는 지난 2월 22일 주스페인 북한대사관에 침투해 PC 등을 훔쳐 달아나는 ‘첩보영화 같은’ 습격사건을 일으킨 사실이 전해지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은 대사관에서 빼낸 정보와 PC 등을 미국 FBI에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더 에이드리언 홍창은 대사관을 방문했던 적이 있었기에 손쉽게 대사관에 들어갔고, 직원들이 부주의한 틈을 타 동료 9명을 불러들여 대사관 직원들을 무력으로 제압했다.

대사관에서 유일하게 외교관 신분으로 근무 중이던 서윤석 서기관을 지하실로 데려가, “탈북하고 기독교로 개종하라”는 권유도 했다고 한다. 그들은 컴퓨터 2대, 하드디스크 2개, 휴대전화 1대, USB 등을 챙겨 5시간만에 대사관을 떠났다.

이들의 용감무쌍하고 담대한 행동에서,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윤봉길 의사의 ‘물병 폭탄’ 의거 등 100년 전 독립운동가들의 사투가 자연스럽게 겹쳐 보인다.

식민지 생활을 겪었던 우리 입장에서, ‘자유조선’의 이러한 활동은 체포해야 할 범죄가 아니라, 나라 잃은 백성들의 처절한 몸부림이자 70년 넘게 반인도범죄를 자행하고 있는 북한 당국에 대한 응징이다. 그러므로 스페인 당국은 ‘자유조선’에 대한 체포 시도를 멈춰야 한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믿을 곳이 없다. 100년 전 나라를 잃었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구나 그들을 책임져야 할 청와대와 대한민국 정부는, 그들을 핍박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세력과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주민들의 인권보다 핵무기 폐기 또는 자국의 안위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교회와 대한민국 그리스도인들은 마땅히 이들을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지구상에서 가장 소외되고 연약한 북한 주민들의 친구이자 보호자가 돼야 한다.

더구나 이들은 ‘기독교’를 표방하고 있지 않은가? 한국교회는 “더 큰 일들이 앞에 있다”며 추가 행동을 예고한 ‘자유조선’에 대한 지지선언과 더불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신격화를 타도한다’는 저들과 ‘함께 싸우겠다’는 자세로, 기도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생각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구원을 위해 우리가 기도하고 결행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그 피값을 과연 누구에게서 찾으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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