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을 주도한 현순(玄楯) 목사

|  

[이효상 칼럼] 3·1운동 100주년을 보내며

▲상해 임시정부 수반 백범 김구 선생과 애국지사들. ⓒ이효상 목사 제공

▲상해 임시정부 수반 백범 김구 선생과 애국지사들. ⓒ이효상 목사 제공

3·1운동 100주년을 보내며, 일제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 중 대표적 목회자를 꼽으라면, 함태영(연동교회)·전덕기(상동교회)·신석구(수표교교회)·손정도(동대문교회)·현순(정동교회) 목사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이 땅에 진정한 자주 독립과 민주주의 국가가 수립되기를 바랐던 열렬한 애국자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활동과 사상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해(上海)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4월에, 기독교가 중심 되고 주도하였던 상해 임시정부 수립에 있어 상해 임시정부의정원 의장을 지낸 손정도·현순 목사 등을 기억하면서, 이름없는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고뇌와 열정, 독립을 위한 헌신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1919년 4월 11일 상해임시정부 수립의 공로자 중 현순(玄楯) 목사는 하와이 이민사에 있어 막중한 역할을 감당하였다.

현순은 1880년(고종 17년) 서울에서 태어나 1896년 선교사 무어가 설립한 승동교회에서 처음 윤치호의 설교를 듣게 되고, 일본 유학 시절 1901년 친구를 따라 YMCA 성경반에 들어가 공부한 후 도쿄 제일침례교회에 들어가 찰스 피셔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고 입교하였다.

그는 관립외국어학교에서 공부한 후 일본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으로, 인천 내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독립협회를 거쳐 1902년 감리교 선교사들이 주도한 한국인들의 하와이 이민에 깊이 참여한다.

1907년 하와이에서 귀국한 현순은 1909년 전덕기, 최병헌 등과 감리교 협성신학교 제1회를 졸업한 후 배재학당과 상동청년학원에서 청년들을 가르치며 계몽운동을 전개하였다.

아울러 서울의 대표적 감리교회인 정동제일교회에서 목회하면서 1914년 전국을 순회하는 부흥사로 활약하였다. 현순 목사는 부흥회와 복음전도라는 장(場)을 통해 기독교와 민주주의 정신을 가르침으로써, 장차 한국민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영적·정신적 능력을 배양하고자 했다.

인재 양성을 위해 현순 목사는 서강(西江) 창전리(倉前里)의 의법학교(醫法學校)의 교장으로 1918년『영어입문(英語入門)』을 출간하였다.

▲임시정부 국무원들.  앞줄 왼쪽부터 신익희, 안창호, 현순 목사.

▲임시정부 국무원들. 앞줄 왼쪽부터 신익희, 안창호, 현순 목사.

100년 전, 1919년 2월 19일 현순 목사는 당시 김필수 목사의 권유로 3·1운동 모의에 참여한다. 다음날 함태영 목사 등 운동 지도부는 영어를 잘하는 현순 목사를 상해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3·1운동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2월 24일 그는 가족들을 남겨둔 채 용산역을 떠나 3월 1일 상해에 도착, 독립선언서를 영어로 번역하여 서방 세계에 타전하였다.

그 뒤 중국 상해에 밀파되어 평화회의의 주도자인 미국 대통령 윌슨(T. W. Wilson)과 평화회의에 독립청원서를 보내 동양평화 유지에 있어 한국의 독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여, 평화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에게 한국독립을 찬성하도록 고조하는 한편, 한국과 파리와의 통신연락을 취하였다.

1919년 3·1운동 이후 국내외 독립지사가 상해에 모이자, 이광수·선우혁 등과 함께 프랑스 조계 보창로(寶昌路)에 임시독립사무소를 개설, 총무로 위임받아 각국에 독립선언서를 발부하였다.

같은 해 서울에서 개최된 국내 13도 대표 국민대회에서 결의한 각원(閣員) 명단에 평정관(評政官)으로 선임되기도 하였다.

같은 해 4월 11일 상해에서 손정도 목사 등 29명과 함께 제1회 임시의정원 회의를 개최하고 조소앙·남형우·이시영·한기악 등이 기초한 임시헌장 10개조를 통과시킴으로써 4월 13일 역사적인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외무차장으로, 그 뒤 정부의 조직개편으로 외무위원에, 8월 5일 내무부차장에 임명되었고, 9월 20일에는 임시정부 특파원으로 노령(露領)·만주 등지에서 많은 활동을 전개하고 귀환한 뒤 11월 14일 내무부차장직을 사임하였다.

그 후 1920년 4월 21일 구미위원부 위원으로 안현경과 함께 상해를 떠나 미국 뉴욕에 도착, 구미위원부 위원장서리에 추대되어 외교 공세를 펴기도 하였다.

1922년 7월 안창호·이동녕·김구·차이석·여운형·이시영·노백린·홍진 등 10여명과 함께 임시정부를 지원하는 외곽단체 중 하나로 시사책진회(時事策進會)를 조직, 주요 간부로 활동하였다.

이렇게 현순 목사는 3.1운동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연결시킨 가교적 인물이었고, 통합 정부의 출범에도 남다른 기여를 하였다.

임시정부가 재정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1930년대에는 하와이에서 목회활동을 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임시정부를 후원하였다.

그는 임시정부가 민족진영의 대본영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194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과 연합국 사이에 벌어진 태평양 전쟁 시기 그는 중한민중 동맹단과 조선민족 혁명당 하와이총지부의 실질적인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좌우 연립정부의 구성과 직접적인 군사행동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이효상 교회건강연구원장.

▲이효상 교회건강연구원장.

1945년 일본의 패망후 신국가의 체제가 미국식도 아니고 소련식도 아닌 한국식이어야 한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주창한 것이다.

당시 한국교회사 속에서 현순 목사 같은 독립운동가로 지성과 영성을 소유한 실력있는 부흥사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그의 저서『현순자사(玄楯自史)』와『영어입문(英語入門)』은 기독교자료만이 아니라 근대 역사 교육 자료로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3·1운동 직전에 상해로 망명한 후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조국독립을 위하여 세계를 한 바퀴 이상 돌며 분투했던 목회자 현순, 1963년 건국훈장 국민장을 받았고 1968년 소천했다.

그리고 10여년 후 1975년 국립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치되었다. 해방된지 30년이 지나 조국의 땅에 묻혔다.

이효상 목사(교회건강연구원 원장)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감리회

감리회 아펜젤러·스크랜튼 선교 140주년 기념대회, 4월 6일 개최

준비위원장 박동찬 목사 등 참석 우크라이나 사망자 수송용 희망의 구급차 & 아프리카 급식비 전달식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정석 목사, 이하 감리회)는 오는 4월 6일(주일) 오후 3시 30분부터 국내 최초 감리교회인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담임 천영태 목…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동대구역광장 가득 메운 탄핵 반대 국민들

부산·인천·춘천·구미·전주·대전 등 12지역서 일제히 “헌재, 국민 뜻 거역 못 해… 탄핵 인용한다면 반역” 서울선 젊은 연사들 대거 등장, 자유민주 수호 외쳐 대한민국 전역에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가 8일 전국에서 동…

중증외상센터

<중증외상센터>로 보는, 기독 의료인들의 헌신과 지속 가능성

OTT 넷플릭스 시리즈로 호평받고 있는 는 웹툰 및 웹소설 기반 작품으로,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가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지훈(백강혁 역), 추영우(양재원 역), 하영(천…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 기도회

“기도할 때, 탄핵 정국 끝나고 대한민국 새롭게 회복”

‘국가와 민족을 위한 부활절 준비 1차 기도회’가 2월 9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예배는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개최했다. 준비위원장 엄진용 목사 사회로 정동균 목사(기…

서울교시협

서울교시협, 신임 대표회장에 이기용 목사

섬김과 플랫폼 은사로 조화 도모 하나님 나라 이뤄지도록 섬길 것 오세훈 시장 “성경적 가치 절실한 순간, 든든하게 일상을 지키겠다” 서울특별시교회와시청협의회(서울교시협) 신임 대표회장에 이기용 목사(신길교회)가 선출됐다. 2월 10일 오전 서울 영등…

CGN

차인표·최종상 <바울로부터>, 제41회 기독교출판문화상 대상

출판문화상 총 158종 출품돼 최우수 9종, 우수 27종 선정 제41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대상에 최종상 선교사·차인표 배우가 쓴 가 선정됐다.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이하 출판문화상)은 한국기독교출판협회(대표 박종태 장로, 이하 기출협)에서 주관하는 기독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