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운의 경제와 기독교] 자유와 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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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 1928∼2013) 전 영국 총리는 총리직을 세 차례 역임하는 동안 구조개혁을 추진하여 사회주의에 만연(漫然)된 영국을 자유시장경제로 말끔히 바꿔놓았다. 이런 공로로, 마거릿 대처는 초대 총리 로버트 월폴 경부터 현 총리 테리사 메이에 이르기까지 약 300년 동안에 배출된 78명의 영국 총리 가운데 이름 다음에 'ism'(주의, 철학)이 붙는 유일한 총리다.

그래서 마거릿 대처의 통치철학은 '대처리즘(Thatcherism)'이라고 불린다. 마거릿 대처는 1992년에 고려대 강연에서 유명한 말을 남겼다. "자유는 법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Freedom is the creature of law). 그렇지 않다면 인간은 야수(野獸)가 될 것입니다." 마거릿 대처의 구조개혁에서는 '법치'가 뒷받침되었다. 마거릿 대처는 '법치'로 영국은 물론 세계까지도 자유시장경제로 바꾼 정치가다.

우리는 하나님은 항상 자애(慈愛)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계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출애굽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은 참으로 무서운 분이셨다. 하나님의 말씀이다. "안식일에 일하는 사람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출31:15) 하나님은 십계명의 넷째 계명에서 "안식일을 기억하여 이를 거룩하게 하라"고 말씀하시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죽여야 한다"고까지 말씀하신다. 이는 기독교가 법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인가를 뜻하는 대목이다.  

하나님은 왜 안식일 지키기를 강조하셨을까?

"너희는 안식일을 기억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지켜라. 너희는 엿새 동안 모든 일을 힘써 하라. 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희 하나님의 안식일이니 너희는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 내가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들고 이렛날에는 쉬었기 때문이다."(출20:8-11)

"너희는 엿새 동안 일을 하고, 이렛날에는 쉬어야 한다. 그래야 너희의 소와 나귀도 쉴 수 있을 것이며, 너희 여종의 아들과 몸 붙여 사는 나그네도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출23:12)

"이스라엘 자손은 이 안식일을 영원한 언약으로 삼아 그들 대대로 지켜야 한다. 이것은 나와 이스라엘 자손 사이에 세워진 영원한 표징이니 이는, 주가 엿새 동안 하늘과 땅을 만드시고, 이렛날에는 쉬면서 숨을 돌리셨기 때문이다."(출31:16-17)

예수는 안식일의 주인으로 이 땅에 오셨음을 스스로 밝히셨다. 예수의 제자들이 배가 고파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잘라먹었다. 이것을 보고 바리새인들이 예수에게 일러바쳤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예수가 말씀하셨다. "안식일에 성전에서 제사장들이 안식을 범해도 그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책에서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다."(마12:2-5)

예수는 안식일에 한 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병을 고치셨다(마12:10; 막3:4). 바리새인들이 이를 꼬집자 예수가 말씀하셨다. "너희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소나 나귀를 외양간에서 풀어내어 끌고 나가서 물을 먹이지 않느냐?(눅13:15)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악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목숨을 건지는 것이 옳으냐? 죽이는 것이 옳으냐?"(눅6:9) ....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막2:27)

안식일을 잘 지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손봉호 전 서울대 교수 이야기다. 손봉호 교수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종교 등 여러 분야에서 정화운동(淨化運動)을 펼쳐오고 있는데, 이 공로로 2016년 11월에 <제7회 민세상>(사회통합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1954년 고등학교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신체검사 받는 날이 일요일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포함한 친구 7명과 함께 신체검사를 거부했다. 이 문제로 교사회가 열려 합격의 문이 열렸다. 그는 1957년 서울대를 지원했는데, 수험표 배부 날짜가 일요일이라는 이유로 수험표 받기를 거부했다. 그는 다음날 아침 일찍 고사본부에 가서 수험표를 달라고 졸라 가까스로 시험 5분 전에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영문학과에 합격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가 자유를 누릴 수 있기까지 우리 선조들은 오랜 투쟁을 통해 '법치' 기반을 마련해 왔다. 그러나 하나님은 처음부터 '법치'를 내세우셨다. 그러니 기독교가 세계종교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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