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려원 ㈜본다빈치 연출 대표
몇 년 사이 서울 누적 관람객만 200만 이상. 영화가 아닌 아닌 미술 전시회를 찾은 이들의 숫자다.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미술계에 컨버전스 아트 전시가 샛별처럼 떠올랐다. 그 주인공은 ㈜본다빈치. 현재까지 <르누아르: 여인의 향기 展>, <모네 빛을 그리다 展>, <누부로망 삼국지 : 잃어버리는 나를 찾아서 展> 등을 기획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본다빈치가 상표권 등록한 ‘컨버전스 아트’는 원화와 IT가 결합된 미디어 아트 형식으로, 세기의 작품에 영상과 음악, 디자인을 가미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몰입감과 감동을 더한다. 이제는 ㈜본다빈치의 상설전시관도 마련됐고, 태국, 중국 광저우, 북경, 상해 등 해외에서도 여러 차례 전시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본다빈치를 설립하고 연출을 맡고 있는 김려원(구 김수경) 대표는 잠시 몸이 아파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드리고 싶다”며 본지 인터뷰에 응했다. 김 대표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고 했다. ‘멘토’가 되는 방법으로 ‘미술’이라는 장르를 택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언젠가 전시 후 소감으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하셨는데, 현재의 자리에 있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으셨을 거 같아요.
“사업을 한 10년 넘게 했는데, 제 삶과 모든 일이 다 하나님의 계획 아래에 있고, 하나님께서 이루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말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현재도 일어나고 있어요. 사람과의 관계이든 물질적인 일, 직원과의 관계, 또 개인 일까지 말이예요. 하나님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 기적 같은 매일 매일의 시간… 하나님께서 여러 일을 해쳐 나가게 해주셨어요. 직원들에게 한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가 ‘인생의 링’ 안에 있다면, 링이 사방으로 막힐 때 우리는 좌절하지만 하나님은 위를 뚫어서 건지시고 더 먼 곳으로 데려다 주실 수 있다는 거예요.”
- 신앙은 언제부터 갖게 되셨는지.
“모태신앙인데요. 하나님께서 계시지 않으면 저도 없는 거예요. 하나님은 제가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가장 큰 이유, 모든 살아가는 삶의 방향, 감사할 수 있는 이유예요. 그런데 사람인지라, 어떤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길을 이루시는 일은 하나님인데도 불구하고, 크게 모든 걸 맡기지 못하는 절 볼 때가 있어요. 그래서 노력을 해요. 오늘부터 새벽기도를 하게 됐는데요, 작정 기도를 하자니 하나님 앞에 지켜야 되니까 두렵고, 그저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시작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어요.”
- 컨버전스 아트 전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미술은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있어서 미술부도 하고 다 했었죠. 원래 전공은 영어고, 부전공이 교육인데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그런데 교사는 싫은 거예요. 저는 사업을 했기 때문에 멘토가 되는 사회사업을 하고 싶었고, 미술로 시작을 한 거죠.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술 교육을 하는 ‘리틀다빈치’ 전국 가맹점 30여개 지점을 갖고 있었는데, 미술에 대한 친숙함과 접근성을 높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생각해낸 게 미디어였죠. 미디어와 미술을 결합하고 융합해서 모션 그래픽을 만들면 훨씬 다가기기 쉽겠다는 생각을 한 거에요.”
- 이 일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비전은 무엇인지.
“멘토가 되는 게 제 목표예요. 멘토가 되는 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잖아요.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컨설팅을 할 수도 있어요. 저는 문화 예술, 미술이라는 영역을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어요. 작품들을 통한 아트웍(Artwork)을 통해 사람들에게 심리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는 멘토의 역할을 하는 기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희 회사의 비전과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방향이 맞물렸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회사니까 수익도 좋아야 오래 유지할 수 있으니, 균형을 잘 맞추는 회사였으면 좋겠어요.”
- 전시의 작가, 주제 선정은 어떻게 해오셨는지요.
“초창기에는 리서치 위주로 했고, 트렌드도 보고, 환경에 맞춰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위주로 진행을 해왔어요. 모던 아트나 전반적인 데이터를 수집했고, 시장 상황을 보았어요. 주 타깃이 ‘가족’이라고 하면 작가의 따뜻한 면을 보여주면서,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온 시기를 통해 전시를 꾸미고, 또 요즘 젊은 세대가 모던함이 가미된 것을 좋아하고, 많은 컬러감이 들어가는 것이 트렌드거든요. 또 중요한 건 개인의 참여가 커졌다는 점이예요. SNS에서 사진 찍고 공유하면 ‘안 궁금해져서 누가 오겠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저희는 이걸 확산 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적중했어요. 예술을 친숙하게 만들려면 빨리 바뀌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따라가야 하는 건 사실이예요.”
- 난해한 전시가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거 같아요.
“관객과 동떨어진 개념의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대중들과 호흡하고 싶었어요. 소위 말해 브릿지 역할의 미디어 전시를 하고 싶었죠. 현장감과 몰입감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작가의 이야기를 배우고 배경 이야기를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살아 있는 아트라면 저런 모양이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끔요. 그렇게 사람들에게 작가에 대한 친숙함을 높이고 문화와 예술을 통해 위로를 주고 싶었어요.
특히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부여하고 싶었어요. 세상에 화려한 것, 물질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지만, 감성을 잃어버릴 때가 많고 휴식의 시간이 없잖아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 없어요.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줘야한다는 생각으로 일반적인 회화 전시와 달리, 많은 돈을 들였어요. 가끔 ‘우리가 미쳤나보다’ 생각해요. 진정한 마음으로 하면 그 진정성이 남을 거라 생각해요. 관객들이 전시를 통해 힐링이 되고 마음이 치유되고 공감을 형성하고… 그 따뜻함을 느끼는 시간이 반복되면서 그들의 에너지 파장이 바뀌었으면 좋겠요. 크리스천과 넌크리스천 모두를 위한 문화적, 예술적 하나님의 에너지가 남길 바라요.”
- 순수 미술계 반응은 어떤까요?
“순수 미술을 하시는 한 분은 처음에 ‘저러다가 말겠지’하고 관심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여러 차례 전시를 하면서 좋은 시장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모든 것에 단계가 있잖아요. 엘리베이터를 타면 1층부터 차례로 올라가는 것처럼, 우리는 순수 미술과는 다르지만 그것과 대중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자고 직원들과 이야기를 해요. 알아야 공감하고 사랑할 수 있듯, 순수 미술 하나로 공감하기 쉽지 않잖아요.
또 현대 미술의 성장은 전년 대비 무려 1,800%에 이르러요. 미국이 어느 순간 영국에게 미술의 판도를 빼앗겼다가 다시 가지고 왔는데, 바스키아, 키스해링 등의 작품이 당시엔 ‘미술이 아니’라 했던 것들이었죠. 또 작품의 거래 가치를 서로 올리면서 폐쇄적인 소유를 이루고 있는데, 저는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고, 그 하나의 기회로 최근 블록체인 사업도 하게 됐어요. 디지털은 대중화를 확산시켰지만 자산화를 시키지 못해 해킹의 사례도 있는데, 디지털 아트와 블록체인 등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분배와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 올해 본다빈치뮤지엄능동점에서 오픈한 새 전시의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부제가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인데,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과거 인물들의 선택의 순간을 우리에게 대입해보고 고전에서 길을 찾자는 의미로 삼국지를 가지고 왔는데요. 고전을 현대적으로 풀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다른 한편으로는 창작할 부분이 많아서, 창조적인 작업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무엇보다 하나님과 신앙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또 주님께 기도한 것에 대한 응답까지 기다림이 길 수도 있지만, 응답은 순간이란 걸 말하고 싶어요. 끝까지 기도를 놓지 않아야 해요.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이 생각하신 타이밍과 맞는다면, 나와 하나님과의 안테나가 맞는다면, 전류를 받아들이는 건 순간이라고 믿고 있어요. 힘든 분들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남들이 부러워 보이고 자신은 외롭고 고난을 겪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하나님은 결코 그대로 두지 않으시고, 기도에 응답하신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어요.
제게 있어 하나님은 너무 합리적인 분이세요. 정당하신 분이요. 기적과 같은 일도 있지만, 순리대로 이끄시는 일들이 있는데, 기도 역시 오늘 기도를 뿌려서 당장 내일 이뤄 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씨앗을 뿌리는 그 씨앗을 잘 가꿔 열매를 맺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더라고요. 기도뿐 아니라 믿음도 마찬가지고요.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을 구분하게 하시고, 할 수 있는 것은 더 뛰어나게 하시고 할 수 없는 것은 좋은 사람을 붙여달라고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좋은 사람들을 보내주셨어요. 이 모든 일은 저 혼자 이룬 것이 아니고 주님께서 주신 좋은 관계 속에서 하나님께서 이루게 하신 것이라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