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 헌재에 낙태죄 합헌 판결 촉구
‘여성을 위한 자유인권네트워크’, ‘바른여성모임혜윰’, ‘한국여성정책협의회’를 비롯한 여성단체들이 4일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여성과 자녀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 현재의 낙태죄 조항 유지 판결이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법조인의 자세”라고 주장하며 “낙태죄 조항을 유지해 줄 것”을 재판관들에게 호소했다.
이들은 “현재 우리나라는 형법 제269조 1항에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낙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낙태시술 한 의료종사자는 형법 제270조 1항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는다고 되어있다”며 “이 두 조항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 심사를 받고 있고, 4월 11일 판결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상 ‘낙태죄’로 불리는 이 조항들이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12년 첫 심리 때는 재판관 8인 중 4인 합헌, 4인 위헌 의견으로 합헌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간은 생명의 단계에 따라 다른 수준의 대우를 할 수 있다고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며, 태아를 ‘생성중인 생명’이라고 개념화하여 ‘완성된 생명’인 온전한 인간보다 가치가 덜한 존재로 격하시키고 있다. 예컨대 모체로부터 분리된 상태에서의 독자적 생존능력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태아의 생명 가치를 상대화하여 낙태를 정당화한다”며 “하지만 정신능력을 잃거나 의료기기에 의존하여 삶을 유지할 수 밖에 없게 된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고 할 수 없듯이, 태아 역시 사고능력이나 생존능력이 없다고 해서 가치가 덜한 존재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2년 낙태죄 합헌 판결 때에도 헌재는 ‘헌법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중략) 그것이 독립하여 생존할 능력이 있다거나 사고능력, 자아인식 등 정신적 능력이 있는 생명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며 ‘인간이면 누구나 신체적 조건이나 발달 상태 등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생명 보호의 주체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태아도 성장 상태와 관계없이 생명권의 주체로서 마땅히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며 “태아의 귀한 생명은 2012년때의 판결과 같이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할 수 없는 가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태아가 성숙한 인간과 동등한 생명권을 갖는다면, 낙태는 원치 않는 출산에 따르는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임신부가 택할 수단이 될 수 없다”며 “낙태 옹호자들은 ‘낙태야말로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는 임신부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마지막 장치’라고 주장하지만 누군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이의 목숨을 희생시킬 수 없듯, 임신부의 삶을 위한 태아의 희생도 허락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또 “원치 않은 아이를 임신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출산과 양육에 따르는 어려움은 태아의 희생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통해 해결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100만 낙태죄 폐지 반대 서명을 한 천주교의 염수정 추기경이 낙태죄 위헌청구소송 관련 헌법재판소 판결을 앞두고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내용의 특별담화를 발표했다”며 “염 추기경은 담화문에서 ‘여성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형법의 낙태죄 조항이 아니라 낙태로 내몰리는 여러 가지 상황’이라며 ‘그들을 위한 배려는 낙태의 합법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헌재의 판결 결과가 임박해짐이 알려지자 이 소식을 모르고 있던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온라인 서명에 동참하여 불과 이틀 만에 2만 8천명이 돌파했다”며 “이는 낙태에 대한 심각한 사회의 우려를 반증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학부모들은 ‘요즘 우리나라 학생들이 학교 및 소속 교육청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소위 성교육센터라고 불리는 곳에서 배우는 성교육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며 “어떤 여성단체들은 청소년들에게 금욕을 강조하지 말라며 청소년들에게도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이름으로 성관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 중학교 교과서에는 어른들도 모르는 피임법을 12가지나 기술하고 있고, 실제로 콘돔 끼우는 법을 실습한다고 학생들이 직접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것은 성관계를 맘껏 해도 되고, 피임을 잘해야 하며, 만약 운이 안좋아서 아기가 생기면 자유롭게 낙태를 하게 해달라는 주장과 연결이 된다. 너무 소름이 끼쳤고 우리 나라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된다”고 했다.
또 의학적 보고를 인용해 “낙태를 주장하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낙태를 권리라고 주장하지만 낙태의 의학적 부작용 및 위험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자연분만을 할 경우 태반이 자연 박리 되면서 자궁이 깨끗하게 회복되지만, 낙태 시술시 인공적으로 도구를 이용해 자궁내막을 긁어내게 되면 자궁내막손상 뿐만 아니라 골반염, 난관염, 자궁천공, 내부장기손상, 불임, 마취부작용 등 신체적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했다.
이밖에도 “낙태 시술을 받은 여성들은 우울증, 죄책감, 자살충동, 대인기피증, 약물중독 등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까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일부 낙태를 찬성론자들은 이것을 숨기고 있는데 이것이 진정 여성의 인권을 위한 것인지”를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