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 통해 죄를 더욱 멀리 볼수록, 하나님께 기쁨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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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 특별한 때를 위한 강화(5) 회개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회개는 조바심과 구별되어야 한다.

지난 시간에 후회와 회개는 11시에 일어난다고 말한 바 있다. 11시에 일어나지 않는 회개는 참다운 회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 얼마나 진지한 회개가 부족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마 회개라 부르는 것이 회개라기보다 조바심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바심은 아무리 오랫동안 분노한다 해도, 그래서 그 마음이 아무리 어두워진다 해도, 결코 회개가 될 수 없다.

그 슬픔이 아무리 엉엉 울며 대소동을 벌인다 해도, 회개의 슬픔이 될 수 없다. 그 눈물은 비가 없는 구름처럼, 잠깐의 소낙비처럼 유익한 결실이 부족하다.

반면, 사람이 더 무거운 죄를 지었지만 개과천선하여 매년 서서히 선을 향해 진보한다면, 매년 선을 향해 진보한 것과 비례하여 그는 자신의 죄에 대하여 회개할 것이 확실하다.

일시적 의미에서, 그것은 매년 점점 더 멀리 그의 뒤에 남겨 놓은 죄다. 그가 정직하게 회개한다면, 그 죄는 생생하게 그의 앞에 살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잠깐 동안의 회개는 의심스럽고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런 회개는 마음 속에 있는 내면의 염려가 아니라 죄를 그렇게 생생하게 제시하고 있는 순간적인 감정에 불과하다.

이런 종류의 회개는 이기적이고, 감각적이고, 순간적으로만 감각적으로 힘이 있다. 그 표현에서는 굉장히 흥분을 잘하고, 가장 다양한 과장 속에서 조급하다. 바로 이런 이유로 회개가 아니다.

갑작스런 회개는 한 모금에 모든 슬픔의 쓴 맛을 벌컥벌컥 들이키길 바란다. 그 후, 회개는 약화된다.

이런 회개는 죄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모든 죄에 대한 기억을 제거하기 바란다. 그리하여 선을 추구하는 것을 지연시키지 않도록 이 일을 수행했다고 착각함으로써 자신을 더욱 강화시킨다.

그런 회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죄가 완전히 잊혀지기를 바란다. 더 늦은 갑작스런 회개는 처음의 갑작스런 회개가 진정한 내면이 부족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다.

옛날에 자신의 잘못된 행위로 인해 법 앞에 형벌을 받아야만 했던 사람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는 징역을 살고 나온 다음, 개과천선하여 사회로 돌아왔다. 그 후에 그는 자신을 알지 못하는 낯선 땅으로 갔다.

그곳에서 가는 자신의 선한 행위로 말미암아 굉장히 유명해졌다. 그의 모든 옛 일은 잊혀지고 말았다. 그때 이 존경받는 자의 옛 동료로 그의 비참한 시절을 잘 알고 있었던 도망자가 그곳으로 왔던 것이다.

그를 만난다는 것은 소름끼치는 기억이었다. 이 사람을 지나칠 때마다 치명적 불안이 그를 엄습했다. 아무리 침묵하고 있어도, 저 도망자의 비열한 목소리를 통해 발설될 때까지, 이 기억은 큰 소리로 외쳤다.

그때 절망이 구원받은 것처럼 보였던 저 사람을 사로잡는다. 결국 그는 사로잡혔다. 왜냐하면 회개가 잊혀졌으니까.

왜냐하면 사회적으로 개과천선한 사람은 회개의 겸손 가운데 과거의 상태를 기억할 만큼 하나님께 굴복한 것이 아니니까.

일시적이고 감각적이고 사회적인 의미에서, 회개 역시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오고 가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영원한 의미에서 회개는 조용한 매일의 관심이다.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죄가 다른 것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영원한 거짓이다. 그와 같이 말하는 것은 영원과 거의 닮지 않는 것, 곧 인간의 망각과 혼동한 결과다.

이런 식으로 성급하고 건방지게 선으부터의 사면을 선포한다면, 왜냐하면 결국 모든 것은 상실된 거니까, 이것은 죄 위에 새로운 죄를 쌓는 불경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이 문제를 더 심층 깊게 생각해 보자. 죄는 이 개과천선한 사람에게 점점 더 슬픈 모습을 띤다 해서 증가되는 것이 아니다. 죄가 완전히 잊혀지는 것도 유익이 아니다.

반대로, 그것은 손실이고 영원한 멸망이다. 그러나 점점 더 강렬하게 죄를 후회하고자 하는 내면을 얻는 것, 그것은 유익이다.

망각으로 인해 점점 더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은 유익이 아니다. 그러나 후회가 초래한 변화로 인해 그의 내면이 완전히 드러나 점점 더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는 것, 그것은 유익이다.

나무의 나이는 나이테를 보고 알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선에서의 사람의 나이는 회개의 내면(영성)의해 알려진다.

거기에는 어떤 절망의 전투가 존재한다. 이 전투에서 싸우고 있는 대상, 그것은 결과들이다. 적은 계속 뒤에서 공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자는 앞으로 가야 한다. 그렇다면, 이 회개는 아직 젊고 나약하다.

거기에는 어떤 회개의 고통이 존재한다. 이런 회개는 형벌을 참는 데 조급하지 않다. 매 순간 이 형벌 아래서 몸부림친다. 그렇다면, 이 회개는 아직 젊고 나약하다.

거기에는 낭비된 것들에 대한 생각으로 인한 어떤 조용하고 잠을 이룰 수 없는 슬픔이 존재한다. 이 슬픔은 절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의 근심으로 인해 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 회개는 아직 젊고 나약하다.

거기에는 발에 물집이 잡혀있는 걸음처럼 보이는 어떤 고통스러운 선의 진보가 존재한다. 그는 갈망한다. 그는 좀 빠르게 걷고 싶다.

그러나 담대한 자신감은 손상을 입었고 고통 때문에 그의 걸음걸이는 불안정하다. 그는 고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회개는 아직 젊고 나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 위에 담대하게 걸을 때, 형벌 자체가 축복이 될 때, 결과들이 구원이 될 때, 선에서의 진보가 눈에 보일 때, 그때 거기에는 죄를 상기시키는 온화하지만 깊은 슬픔이 존재한다.

이 슬픔은 시야를 기만하고 혼란을 부추기는 것들을 제거하고 극복했던 것이다. 이것은 이 슬픔이 착각하지 않고, 저 단 하나의 슬픈 것만을 본 이유다. 이것은 어른이요, 강한 자요, 능력이 있는 회개다.

이것이 감각적 문제일 때, 이 슬픔은 더욱 악화되다 세월이 지나면서 감소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댄서에게 그녀의 때는 젊음과 함께 끝나고 만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회개하는 자에게는 그렇지 않다. 회개에서는 그것이 잊혀진다면, 그 능력은 미완성에 불과하다고 말해야 한다.

그러나 회개가 더 깊이 더욱 오래 보존될수록, 더욱 좋아진다. 왜냐하면 죄를 더욱 가까이 볼수록, 더욱 소름끼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의 길을 따라가며 회개가 죄를 더욱 멀리 볼수록, 하나님께는 가장 큰 기쁨이다.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자기 시험을 위하여>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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