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신자들의 믿음이 강해지도록…”

이지희 기자   |  

스리랑카 연쇄 폭탄테러 후 현지 사역자 기도 요청

▲스리랑카 테러 희생자들의 장례식 모습.

▲스리랑카 테러 희생자들의 장례식 모습.

"이번 사건으로 스리랑카 신자들이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믿음이 더욱 강해지도록 기도해 주세요."

21일 연쇄 테러가 발생한 스리랑카의 현장 사역자는 최근 오픈도어와의 인터뷰에서 "바티칼로아 지역 교회들은 이번 사건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치유와 보호를 위해 모여서 기도하고 있다"며 세계 교회가 스리랑카 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과격주의 무슬림 테러범들은 지난 3월 15일 뉴질랜드 모스크에서 일어난 총격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부활절인 21일 스리랑카 4개 도시의 성당, 교회, 호텔 등지에서 8차례에 걸쳐 연쇄 테러를 일으켰다. 시온교회는 이번에 테러 피해를 입은 유일한 개신교회다.

청년 테러범은 사건 당일 오전 9시 부활절 기념예배를 준비 중이던 시온교회 입구에서 큰 배낭을 메고 서성거리다 그를 수상히 여긴 한 신자가 교회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막아서자, 9시 5분 전화할 곳이 있다면서 휴대폰을 누르는 것과 동시에 자살폭탄테러를 했다. 오픈도어는 "당시 예배당 안에는 300여 명의 신자가 있었다. 희생자 28명 중 남자아이 7명, 여자아이 7명과 어른 12명, 나머지 두 명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현재 69명은 병실 치료를 받고 있지만 7명은 생명이 위독하며 수술 후에도 차도가 없다"며 "12명의 아이를 포함한 57명은 주로 화상과 외상 환자로 수술 병동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시온교회 주일학교에서 찬양하는 아이들. ⓒ시온교회

▲사건 당일 시온교회 주일학교에서 찬양하는 아이들. ⓒ시온교회

어린이 희생자가 많았던 이유는 주일학교가 끝나고 9시 본 예배가 드려지기 전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는 시간에 교회 입구에서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오픈도어는 "아이들이 간식을 먹기 위해 교회 밖에 있었고, 교회 밖에 세워진 오토바이들이 테러범의 폭발로 연쇄 폭발이 일어나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고 알렸다.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는 사건 발생 다음 날 알라에 영광을 돌렸다. 이들은 "신에 대한 믿음으로 연합정부 국민들이 있는 교회와 호텔로 갔다. 신은 어제 그들을 받아들였다. 형제 아부 함자(Abu Hamza)는 콜롬보시의 안토니오교회와 기독교 전사의 무리에게 그의 재킷을 폭발시켰다. 또 다른 형제는 바티칼로아의 시온교회로 가서 폭탄 재킷을 그들(기독교인들)에게 폭발시켰다. ...알라신에게 영광이 있으라! 이 축복 된 공격은 십자군 연합 국가들의 시민들(호텔에서 희생된 서구 사람들을 지칭하는 듯: 역주)을 포함해서 350명의 기독교인을 죽이고 650명을 부상시켰다. 신의 보복으로 인해 신을 찬양하라"고 말했다.

한 현장 사역자는 "부활주일 설교를 준비하고 있던 때, 시온교회 예배에 참석한 형제로부터 폭탄이 터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던 일을 멈추고 시온교회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교회가 이 사건으로 인해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다른 지역은 모르지만 바티칼로아 지역 교회들은 모여서 이번 사건에 영향을 받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치유와 보호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저는 특별히 새신자들이 이 사건으로 낙담하거나 신앙을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사역자는 이처럼 비극적인 사건이 부활절에 일어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스리랑카 기독교 공동체는 모두 충격을 받았다. 늘 불교도들의 핍박을 받아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극단주의 불교도들의 행동으로 생각했는데, 호텔까지 폭파했다고 하니 누가 그랬는지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음 주일 신자들이 교회에 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며 "안전을 이유로 정부에서 예배를 허락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스리랑카 교회를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이 '기도'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리는 이번 비극적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무엇인지 찾고 있다. 현재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로, 그들의 마음이 낙심하지 않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비기독교인들이 언젠가 '이 사건이 일어날 때 너의 신은 어디에 있었느냐'라고 비아냥거릴 수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신자들이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믿음이 더욱 강해지도록 기도해달라"고 덧붙였다.

오픈도어는 5월 한 달간 스리랑카 교회를 위한 긴급 기도 캠페인을 진행한다. 오픈도어는 "교회나 모임에서 스리랑카 테러 희생자를 위해 기도해달라"며 기도제목을 전했다.

[기도제목]
지난 30년 동안 내전으로 많은 상처와 아픔을 겪은 지역에 또다시 커다란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전국 교회와 성도님들의 기도를 강력하게 요청드립니다.

1. 이번 테러 사건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2. 사건의 전모가 밝혀져서 정의의 심판이 이뤄지고 이러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해주세요.
3. 교회의 빠른 재건과 교회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4. 피해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영적 회복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5. 스리랑카에서 기독교 탄압이 그치고 종교의 자유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장되도록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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