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교수의 아가서 강해(10)] 4장①

|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아가서 4장: 결혼의 즐거움

아가서 4장은 결혼식장에서 솔로몬이 신부에게 전해준 사랑의 고백이다. 아가서 4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 4:1-8까지는 신부의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노래하고 있으며, (2) 4:9-15에서는 솔로몬의 마음을 빼앗아간 신부의 매력과 미덕, 그리고 즐거움의 근원으로서의 신부를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3) 4:16-5:1에서는 결혼의 완성을 노래하고 있다.

I. 4:1-8 신랑이 신부의 아름다움을 노래함

아가서 4장은 결혼식장에서 신랑이 신부를 찬양하는 노래이다. 신부인 술람미는 신랑을 맞이하기 위하여 아름답게 단장을 하고 너울을 쓰고 결혼식장에 입장한다. 이때에 솔로몬은 일어나서 신부의 아름다움을 공중 앞에서 극찬하게 된다. 여기에서의 신부를 칭찬하는 내용은 형식적인 칭찬이 아니라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사랑의 칭찬이다. 이미 앞부분에서 두 남녀는 서로의 사랑을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본문에서의 칭찬은 결혼식을 거행하면서 최고조에 달하는 사랑의 고백으로서의 칭찬이다.

신랑 앞에서 나오고 있는 신부는 너울을 쓰고 있었다. 고대 근동의 여인들은 자신의 결혼식을 제외하고는 거의 너울을 쓰지 않는다. 이러한 풍습이 리브가가 자신의 남편이 될 이삭을 확인하자 곧바로 스스로 너울을 썼었던 이유이다(창 24:65). 라반이 결혼 첫날밤 야곱을 속여 라헬 대신 레아를 신방에 들여보낼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너울을 신부가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창 39-19-25).

신랑의 신부에 대한 칭찬 노래는 "내 사랑 너는 어여쁘고 어여쁘다" (4:1)라는 칭찬으로 시작하여 "나의 사랑 너는 어여쁘고 아무 흠이 없구나"(4:7)라는 칭찬으로 끝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칭찬의 노래 사이에는 신부의 일곱 신체의 부분에 관한 구체적인 묘사가 신부의 어여쁨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신체의 일곱 부분은 눈, 머리털, 이, 입술, 뺨, 목 및 두 유방이다.

<비들기 같은 눈> 솔로몬은 너울 뒤에 숨겨진 술람미의 눈을 바라보면서 그 눈이 비둘기 같다고 하였다. 이미 1:15에서 솔로몬은 술람미의 아름다운 눈을 비둘기에 비유하였었다. 비둘기는 온유하고 순결하고 정절이 있으며 평화를 상징하는 새이다. 노아의 홍수 때에 비둘기는 까마귀와 달라서 인류를 위하여 봉사하기도 하였다 (창 8:8-11) 눈은 마음의 창으로서 눈의 용모는 곧 마음의 상태를 보여준다. 그래서 눈은 온 몸에 비유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수 있다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길르앗산 기슭에 누운 염소 떼 같은 머리털> 여자의 긴 머리털은 영광의 상징이고(고전 11:15), 긴 머리털로 얼굴을 가리는 것은 남편에게 순종함을 의미한다(고전 11:6-15). 술람미의 머리털이 길르앗산 기슭에 누운 무리 염소와 같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염소의 털과 같이 검다는 것을 나타내며 또한 무리 염소들이 연하여 누워있는 것처럼 윤택한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길르앗산지는 요단강 동편에 위치한 산지로서 약복강에서 야르묵강까지의 비옥한 산지이다. 이 지방은 목축업에 좋은 곳으로서(민 32:1; 대상 5:9-10) 그곳에서 자란 염소의 털은 길고 윤택한 것으로 유명하였다.

<목욕장에서 나온 털 깍인 암양/쌍태를 낳은 양 같은 이> 이러한 표현은 술람미 여인의 치아가 깨끗하고 윤택함을 칭찬한 것이다. 아무리 이목구비가 잘 생겼다고 하여도 이가 깨끗하지 못하거나 똑바르지 못하면 완전한 미인이 될 수 없다. 술람미의 이는 털깍은 암양과 같이 장단 없이 가지런하고 양이 욕장에서 전신을 씻고 올라온 것같이 깨끗하다. 또한 새끼가 둘씩 있는 것같이 상하의 이가 하나의 틈이 없이 가지런한 상태이다. 이것은 이가 외관상 아름다울 뿐 아니라 깨끗하고 건강한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

<홍색실 같은 입술과 어여뿐 입> 입술이 홍색인 것은 그녀의 입술이 환자처럼 핏기 없는 입술이 아니라  건강한 모습의 입술임을 보여준다. 또한 홍색실과 같다는 것은 입술이 마치 실처럼 가늘고 붉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의 입과 입술은 마음속에 들어있는 생각을 밖으로 표현하는 기관이다. 입과 입술이 건강하고 아름답다는 것은 마음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사야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자신이 있음을 한탄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사야의 입술을 제단 숯불로 정결케 하여주었다. 마음에 할례를 받고 입술이 깨끗한 자라야만 예수를 구주로 고백할 수 있고 복음을 증거 할 수 있다. 그래서 야고보는 말에 실수가 없는 자는 곧 온전한 사람이라고 하였다(약 3:2).

<석류 한쪽 같은 뺨> 석류와 같이 붉은 뺨은 붉은 색 입술처럼 신부의 건강한 모습이다. 여기에서의 건강한 뺨은 너울 속에 숨겨져 있는 뺨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뺨이기 보다는 오르지 신랑만을 위한 신부의 감추어진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신앙적으로도 성도들에게는 남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아름다움이 있어야 한다. 주님만이 아시는 내적인 아름다움이다.

<다윗 망대 같은 목> 다윗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은 이스라엘의 왕이다. 그는 예루살렘의 성벽 위에 견고한 망대를 세워 적들이 침범하지 못하게 하였다. 특히 각 망대에는 일천 개의 방패를 두어 누구도 넘보지 못하게 하였다. 술람미 여인은 목이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여자는 목이 아름다워야 미인이다. 그런데 그런 목을 다윗의 망대에 비유한 것은 그의 의지의 견고함을 보여준다. 어떤 대적 앞에서도 물러설 줄 모르는 강하고 견고한 신앙적 의지를 지니고 있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신앙의 절개가 그의 목에서 드러나고 있다. 일천개의 방패로 무장된 망대는 곧 술람미 여인의 목에 걸린 보석 목걸이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그런 목걸이들은 그녀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기 만들고 있다.

<백합화 가운데에서 꼴을 먹고 있는 쌍태 노루 같은 두 유방> 여인의 젖가슴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고상한 사랑의 시에서 너무 대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순수한 사랑의 고백에서 언급된 것이기에 천박하게 느껴지지 않고 솔직한 심정의 토로로 받아들여진다.

술람미의 젖가슴은 백합화 가운데 꼴을 뜯고 있는 쌍태 노루 같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백합화는 경건과 영광의 표상으로서 세속의 표상인 가시덤불과 대조적이다. 솔로몬이 여기에서 백합화를 언급한 것은 술람미 여인의 흰색 세마포 옷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녀의 유방 주변에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 옷이 흰빛을 발하는 모양은 가히 한 쌍의 노루새끼가 흰 백합화 밭에서 꼴을 먹는 풍경같이 아름답게 보였을 것이다. 젖가슴을 쌍태노루에 비유한 것은 새끼 노루처럼 탄력 있고 부드러움을 보여준다.

여자의 유방은 고대 사회에서 생산성의 표상으로 여겨졌다. 여자가 자녀를 생산하여 그에게 젖을 먹인다는 것은 여자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오히려 자녀를 낳지 못하는 것이 수치요 악으로 여겼다. 이제 결혼하게 된 술람미 여인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 중의 하나인 쌍태 노루 같은 유방은 어머니로서 자녀들을 위하여 몸과 마음의 모든 진액을 다 소비하는 희생적인 사랑을 내다보게 한다.

솔로몬은 술람미의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신체 부분을 들어 노래하면서 4:7에서 그녀의 아름다움이 '흠'이 없는 아름다움이라고 극찬한다. 여기에서 우리들은 과연 그 여인처럼 우리들도 그런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어 본다. 무엇이 술람미 여인을 '흠'이 없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노래하게 만든 것인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술람미 여인은 절대적 의미에서 미인은 아니었다. 그는 궁중에 있는 다른 아름다운 여인들처럼 좋은 피부를 갖고 있지 않았다. 여기에서 흠이 없는 술람미 여인의 아름다움을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가 있겠다.

첫째는 사랑하는 마음에 비친 아름다움이다. 신부에 대한 칭찬의 노래는 사랑하는 자의 눈에 비친 모습이다. 시대에 따라, 사회에 따라 각기 다른 미적 기준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객관적 기준을 넘어서 사랑한다는 이유 때문에 아름답게 보이는 또 다른 미의 기준도 있다. 여기에서 솔로몬이 칭찬하고 있는 술람미의 아름다움은 사랑받는 여인이기에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결국 술람미는 사랑받는 여인으로서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다 사랑받는 아내, 사랑받는 남편이 되면 서로에게 최고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건강함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이다. 솔로몬이 신부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노래 내용은 모두가 건강미를 포함하고 있다. 외모의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육체와 삶이 아름다운 것이다. 건강은 외적인 것도 있지만 내면의 건강도 포함된다. 건전한 삶은 언제나 내면의 건전함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름다워지려는 노력은 건강한 내면세계를 소유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될 수 있다. 우리들 모두는 건강함과 건전함의 아름다움을 가꿀 수 있다. (계속)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비판 왕따 아이 눈물 울음 비난 손가락 손가락질

성찰, 남 비판 앞서 자신 돌아보고 살피는 것

비판 싫어하면서, 비판 즐겨해 거듭난 성도들, 비판 못 버리나 사탄의 열매, 암의 뿌리 될 뿐 당사자 없을 땐 이야기 말아야 4. 비판의 후유증 생각 없이 그저 재미 삼아 비판을 즐기는…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기총 정서영-미즈시마 대사 환담

정서영 한기총 대표회장, 미즈시마 日 대사 만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로”

부모 권고로 유년 시절 천주교 종립학교 다녀 이스라엘 대사 거치며 성경에 대해 많이 생각 해결할 문제 있지만 경제·안보 등 윈윈 가능 한·일 공통 과제 협력 위해 한기총 역할 부탁 정 대표회장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중요해 자유민주주의 양국, 이해하며 …

임신 중절 수술 홍보

“‘36주 낙태 브이로그’에 ‘낙태 잘하는 곳 광고’까지…”

형법의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낙태법 입법 공백이 4년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명윤리·학부모·프로라이프 단체들이 일제히 조속한 관련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6월 ‘36주차 임신 중단(낙태)’ 브이로그가 국민…

다큐 인사이트

KBS <다큐 인사이트>, 동성애 일방적 미화·권장 방송

‘아빠만 2명’인 女 4세 쌍둥이 등장시켜 ‘특별한 가족’ 주장 엄마 없는데 ‘조금’만 다르다? 10.27 연합예배 이후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대법원의 동성 파트너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등에 대한 문제점이 사회적으로 조명되고 있지만, 각종 미디어에서…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유신진화론, 하나님 직접 창조 부인… 과학의 성경 지배”

유신진화론 개념 7가지와 비판 1. 초자연적 개입 제한, 간접 창조 → 하나님 무로부터의 창조 확고 2. 방향성 있는, 우연/인도된 진화 →설명 불가능 문제 해결 딜레마 3. 진화론 이어 그릇된 자연신학 →기독교의 하나님과 다른 신 돼 4. 특별계시 제한하는 창조…

열혈사제 2

<열혈사제 2>: 교회 이미지 희화화와 자정능력 상실

천주교 신부들이 주인공인 SBS 드라마 가 시작됐습니다. 김남길(김해일) 신부와 박경선(이하늬)를 비롯해 김성균(구대영), 백지원(김인경) 등 1편 출연진들 외에 성준(김홍식), 서현우(남두헌), 김형서(구자영), 김원해(고독성), 고규필(오요한), 안창환(쏭삭), 한성규(…

김기창 예수의 생애

전쟁 당한 국민들에 위로와 희망 준 김기창 화백

성경 테마 역사적 회화 완성 조선 풍속화 양식 예수 생애 제한된 색조, 엄숙함 증폭해 ‘집단적 기억의 형태’로 계승 사회봉사, 더 깊은 예술세계 예술 탁월성 의미 있게 사용 김기창(1914-2001)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아내 박래현의 처가집이 있는 군산 인근의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