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화 <교회오빠>와 한국 기독교의 연합·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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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개봉한 영화 <교회오빠>가 선전하고 있다.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독립예술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고, 전체로 봐도 7위를 기록하면서 ‘롱런’의 가능성을 높였다. 개봉 첫 주 성적이 이후 영화관 상영 기간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다.

한 평범한 그리스도인이 고난 속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이 영화는 앞서 비신앙인 제작진들에 의해 공중파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전국에 방영된 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끼쳤고, 결국 그가 지난해 가을 천국에 입성한 뒷이야기까지 담아 영화화되기에 이르렀다.

교회에서 ‘번영복음’이 넘쳐나는 가운데, 이 영화는 기독교 신앙이 무엇인지를 목회자들의 천 마디 설교보다 진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굳이 기독교 영화로 제한할 필요도 없다. 죽음과 질병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선 한 인간의 고뇌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영화의 가치를 알아본 ‘개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영화관에 찾아가 티켓을 끊고 영화를 관람한 결과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제작진과 홍보사 측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소중히 여기고, 자기 일처럼 열심히 주변에 알렸다고 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대형교회나 교단, 연합기관 등 범기독교적 차원에서의 도움이 거의 없었다는 말도 된다. 많은 관람객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지만, 사실 그 숫자는 웬만한 서울 큰 교회 성도 장년 수 정도다.

요즘 많은 교회와 기관들이 본인들 주도가 아닌 일에는 도움을 주려 하지 않는다. 한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면 주변 교회 성도들까지 함께 모여 은혜받던 일은 오랜 추억이 됐다. 누구나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언급하지만, 말로 끝날 때가 대부분이다.

이번 영화 <교회오빠>도 마찬가지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문화선교에 관심이 많던 교회나 기관들조차, 자체 제작 콘텐츠들이 예정돼 있거나 겹쳐 있다는 이유로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비기독교인들이 제작한 기독교 영화’라는 요소 하나만으로도 기독교계가 들썩거려야 마땅하지만, 오히려 ‘남의 일’로만 여기는 것 같다. ‘우리 교회 성도’가 만들고 출연한 작품이 아니라는 것인가, 아니면 영화 관람 후 ‘우리 교회’로 찾아올 새신자가 없으니 관계없다는 건가?

실로 오랜만에 기독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콘텐츠가 등장했다. 대중매체가 기독교의 부정적인 모습만 들춘다고 불평하기 전에, 이런 소중한 콘텐츠가 금방 소멸되지 않도록 범기독교 차원에서 연합하고 일치하여 끝까지 숨을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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