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정책 전환 촉구’ 기자회견
북한정의연대(JFNK, 대표 정베드로 목사)가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인권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베드로 대표는 “여기 나오지 못한 80여개 북한인권단체 대부분은 영유아, 취약 계층 외의 북한을 향한 무조건적 식량 지원은 대북제재를 악화시키고 북한 정권에 또 다른 도발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실제 북한 주민 대부분은 대북 지원의 수혜를 받아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 인권에 대해 거의 침묵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과 비핵화를 논의하는 과정에 북한 인권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말도 나왔다.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문에도 북한 인권이 빠져있다”며 “국제사회는 외교부, 통일부에 대해 실망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에 대해 북한의 공식적 확인도 들은 바 없다. 또한 식량 지원은 경제적 협상, 인권 문제와 함께 추진하는 등 상호간 협상에 의해 진행되어 왔다. 무조건적이고 일방적 지원을 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납치 피해, 국군 포로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 자세를 취해야한다”고 했다.
이한별 소장(북한인권증진센터)은 “이미 북한은 모든 가용한 자원을 핵무기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불법 대량 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에 북한 주민의 고통의 책임은 북한 정권”이라며 “이에 호주, 스페인 측은 군사비 지출보다 민생을 챙길 것과 충성 강요가 아닌 주민 우선 정책을 펼 것을 권고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신분제도 폐지, 종교서적 자유 등 UPR 인권 개선 권고안 중 60여 가지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정치범수용소가 없다고 말했는데, 단어만 정치범수용소가 아닐 수 있다. 북한은 UPR에서 교화소를 인정했고, 제 오빠도 10년째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로 알려진 경성관리소에 수감되 있고 생사확인도 할 수 없다”며 “북한인권법안에 명시된 대로 남북 대화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북한정치범 수용소,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손명화 대표(6.25국군포로가족회)는 “제 아버지는 6.25전쟁 때 20대에 나라를 지키다 북한 포로로 잡혀가 평생 아오지 탄광에서 짐승 같은 삶을 살았다”며 “자식들도 연좌제로 평생을 살았다. 그러다 2013년, 우리나라에 묻어달라는 아버지 유언에 따라 기적적으로 유해를 가지고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그 과정에 형제 둘, 오빠와 동생이 정치범수용소에 갇히고 말았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국군 포로 조차 말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손 대표는 “호국 보훈의 달이 다가오니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 200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는데, 6.25국군포로 가족은 제외했다. 직접 국가보훈처에 가서 호소하기도 했다”며 “아버지 고향이라 우리를 반갑게 맞아줄 것이라 생각하고 한국에 왔는데, 우린 인권 차별을 당했다. 국군포로도 사람이다. 국군포로에 대해 알아주고 국군포로 자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이원희 연구원(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은 “북한의 납북자 범죄는 1945년 공산화 과정에 수많은 주민이 월남하며 진행됐다. 1950년 남침 전쟁 도발 이후 주로 3개월간 집중적으로 일어났고 북한이 점령한 모든 지역에서 자택과 은신처까지 찾아가 이뤄진 조직적 범죄행위였다. 그 규모는 강제 징용된 이를 포함해 10만 가까이 된다”며 “KWC141 문건에 따르면 북한의 집단 학살, 불법 매장한 범죄 사건을 상세히 담고 있다. 미국 CIA가 습득한 또 다른 문건은 1950년 10월 15일 북한 당국이 체포한 서울 거주자 696명의 명단과 주소, 직업, 체포일 등 인적 사항이 수록돼 있고, 여기서 저희 가족협의회는 51명의 부친 성함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하며 전쟁 납북자라는 용어조차 공식 거론하지 않았고, 전쟁 납북자 문제를 이산가족 문제에 포함시켜 희석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저희 가족협의회는 2018년에는 대검찰청에 국제형사재판소관할법에 따라 민간인에 대한 전쟁범죄위반으로 체포할 것을 청구하는 소장을 접수했고, 남북회담에서의 전생납북자 문제 거론이 어렵다면 앞서 설명한 문건을 북한에 전달이라도 해달라고 통일부에 직접 건낸 바 있으나 아직까지 전달조차 되지 않고 있는데, 전쟁납북자라는 정확한 용어로 납북회담에서 별도 의제화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 자문위원으로 있었던 이영환 대표(전환기정의워킹그룹)는 김정욱 선교사, 김국기 선교사, 최춘길 선교사, 함진우 기자, 한국 국적 탈북민 고현철, 김원호를 비롯한 억류자를 언급하며 “김정은 정권하에 이루어진 자국민 납치 문제를 현재와 같이 대해선 안 된다. 납북, 국군포로 문제는 북한 인권이 아니라 우리 국민 문제인데, 이를 외면하는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자국민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규탄했다.
끝으로 북한정의연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대북정책과 비핵화협상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제의하는 대북 정책 전환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와 인권침해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인권대화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의 송환과 석방이 없는 대북인도적 지원 즉각 중단 △6.25국군포로·전시·전후납치자들에 대한 생사확인과 가족친지상봉 적극 추진 △제3국의 탈북민 보호를 위해 국제협약에 다른 외교적 노력 △외교부는 유엔과 국제사회에 북한인권상황을 제대로 보고하고 북한인권개선에 노력할 것 △북한인권법안의 명시대로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정기적 북한인권보고서 발표 △북한인권법안의 명시대로 북한인권국제대사 임명 △백대공약으로 선포한 북한인권재단 설립 추진 △북한인권문제를 민간 단체에게만 맡기지 말고 정부와 정당도 적극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