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마지막 사랑 노래
아가서 7장은 3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첫 번 째 부분(7:1-5)은 예루살렘 여인들이 술람미의 아름다움을 10가지를 들어 노래하고 있다. 두 번 째 부분(7:6-9)은 솔로몬이 마지막으로 자기 아내를 예찬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세 번 째 부분(7:10-13)은 술람미 여인이 적극적으로 자기 남편 솔로몬을 사랑으로 초청하는 내용이다. 이 마지막 부분은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이 가장 성숙하였음을 보여준다.
I. 예루살렘 여인들의 술람미 예찬(7:1-5)
1. 아가서 6:13에서 예루살렘 여인들은 술람미 여인을 보다 가까이에서 볼 수 있기를 갈망하였다. 그래서 술람미 여인이 자기들에게 돌아올 것을 네 번씩이나 반복하여 요청하였다. 7:1-5은 예루살렘 여인들이 가깝게 술람미 여인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내용이다. 그들은 술람미의 신체 중 열 곳을 예찬하고 있다: (1) 발; (2) 넓적다리; (3) 배꼽; (4) 허리; (5) 두 유방; (6) 목; (7) 눈; (8) 코; (9) 머리; (10) 머리털.
2. 예루살렘 여인들이 술람미의 아름다운 신체를 예찬하는 순서가 아가서의 다른 곳에서 소개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아가서 4:1-5에서는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의 아름다운 몸매 중 일곱 부분을 들어 예찬하였는데, 거기에서는 머리에서 두 유방으로 내려오는 순서를 취하고 있다. 아가서 5:9-16에서는 술람미 여인이 솔로몬의 늠름한 모습을 열 가지 신체 부위를 들어 노래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는 머리에서 시작하여 다리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아가서 7:1-5에서는 예루살렘 여인들이 술람미 여인의 아름다움을 발에서 시작하여 머리에 이르고 있다. 예찬하는 내용의 순서가 어떠하든지 간에 '다리에서 머리까지'라는 표현은 사람의 몸 전체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압살롬의 아름다움이 뛰어났었는데, 성경은 이를 가리켜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흠이 없다"(삼하 14:25)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사야도 이스라엘의 완전히 병든 상태를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곳이 없다"(사 1:6)라고 표현하였다.
3. 그런 점에서, 아가서 5장에서 보는 것처럼, 머리와 다리도 정금 같다고 하는 것은 곧 온 몸이 정금과 같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가서 7장에서도 술람미 여인의 발을 '귀한 자의 딸'의 발로 표현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있는 자주색 머리털은 왕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고대 사회에서 자주색은 왕적인 권위를 상징하였다. 그렇다면 예루살렘 여인들이 노래하는 술람미 여인의 아름다움은 곧 높은 신분에 속하는 여인임을 보여준다.
7:1의 서두에 언급되고 있는 '귀한 자의 딸'에서 '귀한 자'는 히브리어로 '나디브'이다. 이 용어는 '자원하여 기꺼이 예물을 드리다'라는 뜻의 동사 '나다브'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그런 점에서 여기에서의 '귀한 자'는 이스라엘의 사회 제도권 안에 형성된 귀족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경건하게 살아가는 사회지도층 인사들 즉 신앙적으로 성숙한 인물들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술람미는 왕족 출신이라기보다는 인격과 성품이 성숙한 여인임을 보여준다. 술람미의 그러한 고상하고 당당한 모습은 '목이 상아 망대 같다'는 표현과 '코가 다메섹을 향한 레바논 망대'같다는 표현에서 찾아 볼 수가 있다. 그런 술람미가 왕의 마음에 들게 됨으로 제도적으로도 왕궁에 속하는 지체 높은 여인이 된 것이다.
4. 예루살렘 여인들이 노래하고 있는 술람미 여인의 아름다운 몸매 중에서 '넓적다리, 배꼽, 허리, 두 유방'에 대한 언급은 다분히 성적 묘사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표현들은 결혼 초야에 사랑하는 자가 사용하였던 표현들(4:1-11)보다 훨씬 대담하다. 이러한 대담한 표현들은 결국 두 부부의 결혼생활이 더욱 성숙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성적 묘사가 자유롭게 표현되는 것은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그만큼 건강하고 성숙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것은 아담과 하와가 벌거벗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것과 같은 내용이라 할 수 있다(창 2:25). 우리들은 인간의 몸이 하나님의 놀라운 걸작으로 예찬할 가치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육체적 아름다움이나 육체적 욕망도 다 같이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이 선물들은 오용하는 것이 나쁜 것이지 선물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