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상산고에 이어 기독교 미션스쿨인 안산동산고도 20일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로 재지정되지 못했다.
상산고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밝힌 가운데 안산동산고는 “다른 시도교육청의 평가지표를 비교했을 때, 경기도교육청 지표가 학교에 불리한 항목이 있다. 이런 부분을 학교 구성원과 긴밀하게 논의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 논란은 2018년 ‘자사고 폐지’ 공약을 내건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재지정 통과 기준 점수로 70점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60점)보다 10점 높아진 것이다. 특히 전북은 ‘80점 미만’으로 사실상 ‘자사고 재지정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감사 지적 사항에 대해 과거엔 최대 5점까지 감점했다면 올해는 최대 12점으로 대폭 확대됐다.
또한 ‘학생 전출 및 중도 이탈 비율’ 지표의 만점 기준도 이탈률 ‘5% 미만’에서 ‘3% 미만’으로 높였다. 부모의 직장 등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는 경우 ‘예외 규정’을 뒀었는데 이것도 삭제했다. 이밖에 ‘교원 1인당 연수’ 시간을 40시간에서 60시간으로 늘렸다.
때문에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가 재지정 평가보고서 제출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고, 자사고 및 학부모 측은 ‘자사고 재지정평가 재검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학부모들은 수차례 자사고 폐지 규탄 시위에 나서는 등 거센 반발에 나섰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받는 학교는 전국 43곳 중 24곳이다. 재지정 평가 결과는 내달 초까지 나올 예정이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학교 중 기독교(개신교)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학교는 이대부고, 이화여고, 배재고, 계성고, 신일고 5곳이며, 천주교 학교로 동성고가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이들 기독교 학교들이 자사고로 재지정되지 못할 경우 기독교 건학 이념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우려하고 있다.
한편,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자사고 폐지' 공약을 내건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면서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출범한 13개 자사고(경희고 동성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우신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중동고 중앙고 한가람고 한대부고) 중 6개교에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이 있었다. 6개교는 경희고, 배재고, 이대부고, 중앙고, 세화고, 우신고이며 이중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학교는 이대부고, 배재고였다.
그러나 교육부는 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에 대해 "지방자치법 제169조 제1항에 위배된다"는 근거로 이를 철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