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운의 경제와 기독교: 소유] “도둑질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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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을 계기로 실체를 드러냈다. 출애굽 이전에 그들은 대부분 뿔뿔이 흩어져 노예로 살았을 것이다. 실체를 드러낸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무법천지를 막기 위한 법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맨 먼저 '십계명'을 주셨다. 십계명 가운데 '소유'와 관련된 제8 계명과 제10 계명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를 이야기한다.

다음은 십계명 가운데 제8 계명과 제10 계명이다.

"제8은 도둑질하지 말라.
....
제10은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

이 두 계명은 '남의 소유를 도둑질하지 말고, 남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는 것으로, 소유와 관련된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계명은 '∼하지 말라'라는 부정(否定) 명령형으로 쓰여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부정 명령형은 강조를 나타내는 수사법이다.

그러면 '도둑질하지 말라'와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의 긍정(肯定) 명령형은 어떤 것일까? 둘 다 '남의 소유를 인정하라'일 것이다. '남의 소유를 인정하라'는 말은 곧, '남의 소유를 인정하면 나의 소유도 인정받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도둑질하지 말라'와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는 나의 소유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남의 소유부터 인정해야 한다는, '소유'에 관한 하나님의 엄한 명령이다. 이 같은 명령이 십계명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기독교가 소유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증거다.

그러면 도둑질하면 하나님은 어떤 벌을 주셨을까? 도둑질로 벌을 받게 된 '아간의 죄' 이야기다.(수7:18) 여호수아는 여리고 성을 함락한 후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불로 태웠다. 그러나 은이나 금이나 놋이나 철로 만든 그릇만은 주님의 집 금고에 들여 놓았다."(수6:24) 이어 여호수아가 아이 성을 함락하려고 3천 명을 보냈는데 패하고 말았다. 여호수아가 하나님께 하소연했다.

여호수아: "주님, 이스라엘이 원수 앞에서 패하여 되돌아왔으니 이제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 "전멸시켜서 나 주에게 바쳐야 할 물건을 도둑질하여 가져갔으며, 또한 거짓말을 하면서 그 물건을 자기들의 재산으로 만들었다. .... 너희 가운데 전멸시켜서 주님께 바쳐야 할 물건이 있다. 그것을 너희 가운데서 제거하기 전에는 너희의 원수를 너희가 대적할 수 없다"(수7:11-13)

하나님은 주사위를 사용하여, 지파별로, 가문별로, 집안별로, 장정별로 범위를 좁혀 가면서 범인을 색출하게 하셨다. "유다 지파에서 세라의 증손이요 삽디의 손자요 갈미의 아들인 아간이 뽑혔다."(수7:18) 아간이 고백했다.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 백 세겔과 오십 세겔이 나가는 금덩이 하나를 보고 탐이 나서 가졌습니다. 그 물건들을 저의 장막 안 땅 속에 감추어 두었습니다." 온 이스라엘 백성이 그를 돌로 쳐서 죽이고, 남은 가족과 재산도 모두 돌로 치고 불살랐다.(수7:25)

"도둑질하지 말라" 곧, '남의 소유를 인정하면 나의 소유도 인정받는다'는 뜻처럼 '소유'의 중요성을 이처럼 강조한 종교가 세상에 또 있을까? 사회주의가 망한 것은 소유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십계명이 등장한 시기는 기원전 약 1300년경으로, 이는 한국역사에서 고조선 중기에 해당된다. 이 시기에 기독교는 이미 문자를 통해 소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래서 기독교는 세계종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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