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와 최복규 목사가 지난 20일 ‘주일성수 신앙의 영성을 염원하며’라는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김명혁 목사는 매달 한 차례씩 교계 원로 지도자들을 초청해 오늘날 한국교회에 필요한 영성에 대해 대화하고 토론하고 있다.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일제시대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말로 다하지 못할 핍박을 감내했다.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고문당하고 감옥에서 순교했고, 6.25 전쟁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교회 대표 목회자들인 주기철·손양원 목사는 모두 그러한 핍박에 온몸으로 맞서다 스러져갔다. 지금도 휴전선 너머 북한에서는 70여년간 그러한 핍박이 진행 중이다.
이날 대담한 두 목사는 이러한 믿음의 선진들의 신앙을 직접 목격한 세대이다. 실제로 이날 대담에서 밝혔듯 김명혁 목사는 주일성수를 위해 목숨을 걸고 11세의 나이에 38선을 넘어 남하한 ‘실향민’이자 ‘탈북민’이다.
최복규 목사는 군 시절 비상이 걸렸음에도 ‘주일성수’를 생명처럼 여기고 부대 철조망을 뜯어 군 막사 외부에 있던 교회 예배를 참석하고 돌아오다 큰 곤욕을 치렀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에 의아한 반응들이 나타나고 있다. SNS에서는 비아냥 또는 비웃음이 난무하고,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댓글들이 넘쳐난다. 한 마디로 철 지난 ‘율법주의 신앙’이며 ‘꼰대’라는 것이다.
물론 오늘날 생계 때문에 주일성수를 온전히 지키기 힘든 이들과 두 목사들의 당시 상황과는 조건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목회자가 말한 주일성수의 ‘정신’, 즉 핍박을 감내하면서까지 하나님 말씀을 준행하려던 그 자세를 본받으면 될 일이다.
율법주의가 싫다면서 이를 비웃으며 비아냥거리는 것은, 그들이 비판하던 율법주의적 행태와 뭐가 다른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율법주의가 싫다면, 은혜로라도 대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오늘날은 두 목회자들 말씀처럼 너무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다 보니 신앙생활도 어느 정도 나태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불과 20년 전만 해도 ‘24시간’을 온전하고 엄격하게 주님께 드리려는 시늉이라도 하고자 했다. 경건의 능력이 부족하니, 경건의 모양이라도 갖춰보려 한 것이다.
앞선 세대의 희생 덕분에 핍박 없이 살아온 우리가,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이런 식으로 폄하해서야 되겠는가.
이를 ‘꼰대’로 치부해 버리고 무시하며 웃음거리로 삼는 일이야말로, 양심의 가책을 덮어보려는 가장 편리하고도 비겁한 생각이며, 그야말로 ‘꼰대’스러운 방식이다. 비판을 하더라도,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