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사고 재지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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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시절, 교계는 ‘사학법 개정’ 파문으로 몸살을 앓았다. 교계와 사학계의 극렬한 반대에도 2005년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강행 처리돼 2006년 7월부터 발효됐다.

2007년 7월 재개정되긴 했지만, 기독교계는 당시 주요 목회자들이 삭발을 불사하며 기독교 건학이념 사수를 위해 거센 반대에 나선 바 있다.

그로부터 15년이 다 돼 가는 지금, 각 지방 교육청의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놓고 당시의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주 상산고와 ‘미션스쿨’ 안산 동산고 등 이번 자사고 재지정에서 탈락한 학교들도 반발하고 있다. 교육청에서 재지정 기준점을 지나치게 올려, 사실상 재지정을 어렵게 만들어놓고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기독교 학교들 중 적지 않은 학교들은 건학이념 수호를 위해 ‘자사고의 길’을 선택했는데, 정권과 교육감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백년지대계’라는 교육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면 결코 국가와 학생들에게 유익한 일이 아닐 것이다.

기독교는 이 땅에 들어오면서부터 다양한 교육 사역을 통해 개화와 독립운동, 산업화와 민주화까지 대한민국의 앞길을 예비해 왔고, 국민들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일부의 부패와 약간의 재정 지원을 구실 삼아 이러한 공헌을 깡그리 무시한 채, 사립학교의 건학이념을 무너뜨리려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교육부 감사 결과 일부 사학법인의 횡령과 회계부정이 드러났다”며 “교육부총리를 중심으로 관계기관과 부처가 힘을 모아 신속한 대응과 함께 근본적 대책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육계와 언론들은 문 대통령의 강도높은 발언을 근거로, 노무현 정부 당시 재개정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사립학교법 개정 움직임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

모쪼록 개정 ‘시도’를 하더라도,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쳐 사학들의 건학이념이 최대한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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