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이란, ‘하나님은 사랑이심’을 부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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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 특별한 때를 위한 강화(18) 선을 위해 고난당하기 원하는 사람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한 가지를 마음에 품고 선을 위해 모든 것을 행하거나, 선을 위해 모든 고난당하기를 원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시간 선을 위해 모든 것을 행하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누었고, 이번에는 선을 위해 모든 고난 당하기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눌 차례다.

고난 당하는 자에게는, 그가 진리 안에서 선을 품으려면, 선을 위해 모든 고난 당하기를 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혹은 결단하는 중에 그는 선과 함께 있기를 원해야 하고 선과 함께 남아 있어야 한다.

사람은 고난에 동참하겠다는 좋은 결단에 이르지도 못한 채 고난당할 수 있고, 계속 그런 고난이 밀려올 수 있다. 그가 선을 위해 모든 고난 당하기를 원했다고 진실하게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도 없을지라도, 평생을 고난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고난 당하는 자의 고난은 행동하는 자의 고난과 다르다. 후자의 고난 당하는 자는 세상에서 선의 승리를 위한 의미를 지닌다. 반면 고난당하는 자가 스스로에게 그에게 할당된 고난을 짊어질 때, 선을 위해 모든 고난당하기를 원한다. 곧, 선이 그의 안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말이다.

따라서 고난 당하는 자는 모든 고난 당하기를 원해야 한다. ‘모든’ 고난이다. 하지만 모든 고난을 당하라? 고난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평정심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또한 수많은 고난을 언급하다 보면 이 이야기는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서 다시 혼란을 부추기지 말고 대표적인 것으로 단순화시켜 보자. 고난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소원(wish)’으로 집약시켜 보자.

소원은 고난 당하는 자와 더 행복한 시간(temporality)과의 관계다. (믿음과 소망은 의지에 의한 영원과의 관계다.) 말하자면 소원은 고난이 아픔을 겪는 급소다. 또한 고난이 끊임없이 만지고 있는 급소다.

더 이상 소원이 없는 곳에, 그곳에 고난에 대한 문제가 있어도, 그 고난은 동물도 겪는 것과 같은 고통이다. 사람에게만 있는 독특한 고난은 아니다.

소원을 죽이기 원하는 것, 이것은 일종의 영적 자살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소원들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탁월이라는 본질적 강조점이 있는 소원에 대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단지 일시적인 고난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고난당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소원은 치유가 아니다. 치유는 영원한 것을 통해서만 존재한다. 그러나 소원은 고난 중의 생명이다. 소원은 고난 중의 건강이다. 소원은 고난의 보존이다. 왜냐하면 소원은 사상가가 말한 것처럼 있기 때문이다.

“시간의 위로는 의심스러운 문제다. 왜냐하면 그것은 치료하지도 않았음에도 상처부위를 봉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복은 먼저 상처부위를 열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의사는 안다.”

소원 중에 영원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상처는 열려 있는 상태로 있어야 한다. 상처가 커져가고 소원이 사라진다면, 영원은 치유할 수 없다. 그때 시간이 병을 망쳐놓은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소원에 대해, 그에 따른 고난에 대해 말해보자. 적절하게 이 주제를 고찰해보자. 그때 어떤 성공을 생각해보는 것보다는 고난을 생각해 봄으로써 최고의 것이 무엇인지 더 심오하고도 확실하게 배운다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성공이 있는 곳에서는 혼란스러운 요소들이 너무 많다.

물론 태어남과 동시에 죽는 소원들이 있다. 어제처럼 잊혀진 소원들도 있다. 너무 나이들다 보니 맞지 않는 소원들도 있다. 나중에는 거의 기억하지도 못한다.

포기하는 법을 배우는 소원들도 있다. 그것들을 포기하는 것은 무슨 유익이 있을까. 소원으로 인해 죽게 되는 그런 소원들도 있다. 숨겨진 소원들도 있다. 세상을 떠난 자가 아름다운 기억 속에 숨겨지듯 말이다.

이것들은 많거나 적거나 위험한 질병이 될 수 있는 소원들이다. 행동하는 사람은 이런 소원들에 노출된다. 반면 여기에서 치유는 저 특별한 소원이 사라지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때 또한 천천히 죽어가는 소원이 있다.

이 소원은 상실 중에 본질적으로 고난당하는 자와 함께한다. 그가 죽을 때에만 이 소원은 죽는다. 왜냐하면 소원들은 특별한 것과 다양한 것들과 관련된 것이지만 이 소원은 본질적으로 전체 삶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원(wish)의 문제가 그 정도로 슬프다면, 소망(hope)의 문제는 얼마나 기쁜가! 태어나고 죽는 소망이 있다. 내일 잊히는 짧은 소망도 있다. 어른은 알아보지 못하는 유치한 소망도 있다. 소망으로 인해 죽는 그런 소망도 있다.

그러나 그때, 죽음에서, 죽음의 결단에서, 태어남과 동시에 죽지 않는 소망이 태어난다. 왜냐하면 이 소망은 죽음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이 소망을 통해, 소원의 고통 아래에서, 이 결단 중에 고난당하는 자는 선과 함께 있다!

고난 당하는 자가 먼 거리에서, 말하자면 영원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소망도 이와 마찬가지다. 믿음의 문제는 훨씬 더 기쁘다. 왜냐하면 실망하고 사라지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잃게 되고 후회하게 되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믿음이 약해질 때, 죽음과 같은 믿음이 있다. 그러나 그때, 죽음에서, 죽음의 결단에서, 실망하지 않는 믿음을 얻게 된다. 후회하게 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믿음을 얻는다.

이 믿음은 영원을 움켜잡고, 그것을 굳게 간직한다. 이 믿음을 통해, 소원의 고통 아래에서, 이 결단 중에 고난당하는 자는 선과 함께 있다.

고난 당하는 자가 영원을 자기 자신에 더 가깝게 끌어당기는 믿음도 이와 마찬가지다. 사랑과 함께할 때, 이 믿음은 모든 것들 중에 가장 기쁘다. 왜냐하면 불타오르지만 잊혀지는 사랑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가 되지만 결국 분리되는 사랑도 있다. 죽음에까지 이르는 사랑도 있다. 그러나 그때, 죽음에서, 죽음의 결단에서, 불타오르지 않는, 모호하지 않은, 죽음에 이르지 않는 사랑이 태어난다. 죽음을 넘어선, 견디는 사랑이다. 이 사랑에서, 소원의 고통 아래에서, 결단 중에 고난당하는 자는 선과 함께 견딘다.

오, 당신 고난당하는 자여, 당신이 누구이든, 두 마음을 품어 당신의 고통을 잊게 할 수 있는 일시적인 처방을 찾기를 원하는가? 당신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아니, 당신은 그로 인해 영원을 잊게 될 것이다!

당신은 두 마음을 품어 절망하기를 바라는가? 왜냐하면 모든 것을 상실했으니까. 당신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진실로 거기에 영원과 함께 획득할 만한 모든 것이 있다!

당신은 두 마음을 품어 절망하기를 바랐는가? 절망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것은 하나님은 사랑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것을 뜻한다!

이것을 충분히 생각해 보라. 절망하는 자는 자기 자신을 포기한 것이다. 그래, 이것은 그의 생각이다. 그러나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하나님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 방책, 일시적인 처방으로 당신의 영혼을 지치게 하지 말라. 일시적인 위로로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라(엡 4:30).

자살 충동으로 소원을 죽이지 말라. 믿음, 소망, 사랑으로 당신은 모든 사람 중에 가장 강한 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얻는다. 곧, 결단 중에 선과 함께한다!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자기 시험을 위하여>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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