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재학생 “인권 교육? 합의 없는 일방·강제적”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연대사모, ‘인권과 연세정신’ 강좌 반대 기자회견

▲연세대를 사랑하는 국민모임(연대사모)이 13일 연세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연세대를 사랑하는 국민모임(연대사모)이 13일 연세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연세대학교 재학생과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연세대를 사랑하는 국민모임(이하 연대사모)’이 13일 연세대 정문 앞에서 “강제 의무 젠더 인권교육 필수과목 지정을 취소하라”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고성주 학생(연대 언어교육과 15학번)은 “졸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큰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연세대 기독교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학생 의견 수렴 절차가 미비했다”며 “연세대의 많은 기독교 학생들이 교육 주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건의와 질의를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 강제적으로 일이 진행됐다는 것에 대해 실망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고성주 학생(연세대학교 언어교육과 15학번)이 발언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고성주 학생(연세대학교 언어교육과 15학번)이 발언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고 학생은 “무엇보다 교육의 내용을 보면 상당히 검토가 필요한 주제들”이라며 “전통적인 성경관에 입각해 올바르게 검토되고 동의가 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세대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리더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학교다. 그렇기 때문에 저와 같은 기독교 학생들에게는 일방적인 인권 교육보다 성경적 가치관에 입각하여 충분한 검토와 사전 합의를 거친 교육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 “교육의 수혜자인 학생의 입장에서 건학 이념에 충실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가치관에 입각한 인권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지 꼭 돌아봐야 한다. 연세대의 건학 이념인 기독교 정신에 입각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인권 의식 함향이라는 허울 아래 기독교적 소신에 따른 판단과 입장을 표현하는 사람에 대한 역차별 위험, 새로운 인권 탄압이 이어질 수 있다. 반기독교적이고 왜곡된 수업을 전면 폐지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연세대 학생을 둔 마은숙 학부모는 “젠더 강의를 하게 될 김현미 교수는 스스로 메갈리아의 강력한 지지자임을 공표했다”며 “그러나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의 큰 비판을 받아 결국 폐쇄됐다. 김 교수가 강의하겠다는 젠더는 아직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괴상한 개념”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자녀들은 일부 젠더 이데올로기 신봉자의 마루타가 아니”라며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찬반이 뜨거운데, 일방적인 입장을 사랑하는 학생에게 강제로 주입하겠다는 것은 섣부른 처사”라고 했다.

▲연세대 졸업생인 정소영 변호사(영문과 88학번)가 발언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연세대 졸업생인 정소영 변호사(영문과 88학번)가 발언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정소영 변호사(연세대 영문과 88학번)는 “연세대는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를 건학 이념으로 삼고, 진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터 위에 세워져서 사람을 살리고 빛으로 인도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 학교”라며 “그런 연세대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온라인으로 젠더 강의를 필수로 듣게 하겠다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알게 하여 죄에서 자유케 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된 인본주의로 죄의 길로 인도하여 다시금 죄의 종이 되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젠더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로 구별하여 창조한 인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일평생 언약으로 거룩한 자녀를 낳고 기르기 위한 결혼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남자와 여자 이외에 듣도 보도 못한 수십 가지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면서, 어떠한 성적 결합도 가능하다고 한다. 심지어 수와 대상의 제한 없이 원하는 성관계를 자유롭게 하는 것을 성적 자기결정권이라고 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게 인권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영혼과 인생이 짐승의 수준으로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가 선택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 인권인가?”라고 반문하며 “예수님은 소금이 맛을 잃으면 버려져 밟힐 뿐이라고 하셨다. 사랑하는 모교가 망가지는 것을 보는 것이 속상하고 슬프고 안타깝다. 연세대가 초심을 되찾아 시대와 나라를 선도하는 거룩한 대학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밖에 교육위원회 소속 홍문종 국회의원이 지지 발언하고, 전 연세대 겸임교수였던 염안섭 원장(수도연세요양병원)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연세대는 2019학년도 2학기부터 국내 최초로 전체 학부 신입생 대상 온라인 인권 강좌를 개설한다고 최근 밝혔다. '인권과 연세정신'이라는 이름으로 '인권과 젠더(성평등)' '인권과 난민' '인권과 사회정의(사회화)' 등의 강좌가 마련될 예정이다.

학교 측에 따르면 이 강좌는 올해 9월부터 시범운영되다 2020학년도 1학기부터 신입생들이 졸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교양기초 정규과목으로 편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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