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기록보존소, ‘2019 북한인권백서’ 발간
(사)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6일 ‘2019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지난 2007년 북한인권통계백서를 시작으로 매년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이번이 13번째다.
'2019 북한인권백서'에 수록된 피해 정보는 ‘사건’ 73,723건, ‘인물’ 945,616명이다. 이중 피해자 37,881명(83.0%), 가해자 2,051명(4.5%), 증언자(목격자 포함) 3,751명(8.2%), 기타 인물 1,993명(4.2%)의 비율이다. 정보 출처는 인터뷰가 93.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 이후 북한인권침해 발생 사건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정권 안정, 사회질서 등 정책 강화를 위한 ‘생명권’ 침해 사건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또 탈북자에 대한 처벌 강화 및 열악한 구금 시설로 인해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가 침해된 사건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는 1990년보다 생존권, 교육권, 건강권은 개선되었으나,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 이주 및 주거권, 재생산권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에 대해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호전되고 시장을 통한 식량과 필수 생활용품 구입이 용이해져 국제인권 A규약(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 분야에서 상당한 인권개선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 이주 및 주거권, 재생산권과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에 대한 사건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북한주민들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국제인권 B규약)는 여전히 심각한 침해 상황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2010년대에 들어서 다시 생명권,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 노동권, 재산권 침해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생명권은 2010년 이후 사건 발생 비율(12.6%)이 2000년대(7.2%)와 비교하였을 때 약 2배로 증가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이러한 이유에 대해 “정권 안정, 사회질서 및 치안유지 정책 강화를 위해 비공개 처형 등의 비율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2010년 이후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 사건 비율이 8.2%로 상대적으로 2000년대(4.8%) 보다 높게 나타났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이에 대해 “김정은 시대 이후 북송된 탈북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처벌 강도가 높아지면서 구금시설 내 환경이 더 열악해 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2000년대와 2010년 이후 시기의 상황을 비교해서 살펴보았을 때 사건 유형 별 발생 비율이 달라진 점은 있으나 현재까지 다양한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북한주민들은 여전히 심각한 침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이번 인권백서에서 주요 증언도 담았다. 사건 발생 시기 기준은 2012년에서 지난해까지다.
이에 따르면 함경북도 출신의 김 모 여성은 집결소에 두 달 동안 감금되었을 뿐 아니라 성폭행을 당했다. 김 씨는 “머리칼을 질질 끌고 가서 의자에 묶어놓고 때린다. 너무 맞아 정신 없을 때 옷을 다 벗겨논다. 생리할 때도 끌고 간다”고 증언했다.
함경북도 출신의 윤 모 남성은 정치범수용소에 구금 당한 강 모씨에 대해 증언했다. 윤 씨는 “한국 드라마를 나른다든가, 성경, 기독교적인 거를 심부름 하는 사람은 정치범수용소에 들어간다. 이 사람들은 재판이 없다”며 같은 지역에 살던 강 씨가 한국교회하고 연결이 있었기에 보위부가 정치범수용소에 넣었다고 말했다.
황해북도 출신의 강 모 여성은 북한의 영양 결핍 상황과 관련해 증언했다. 강 씨는 “신병 훈련 받을 때는 밥이란 걸 못 먹어봤다. 강냉이 밥이라도 국수라도 먹고 싶은데, 통밀을 제분내가지고서리 가루에 물 넣어서 버무려서 야채랑 섞어서 석 달 동안 그거 먹이는데 진짜 구역질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며 “병원 갈 때 38kg였고, 나올 때 43kg였다. 30kg대 다른 사람들도 많았다. 뼈에 가죽이란 게 하나도 없고 절절 밀리는 가죽에다가 뼈다귀만 남아서 여자들이 가슴이란 게 없고, 당시에 탈영자도 많았다”고 했다.
이밖에 인신매매를 당했다는 양강도 출신의 박 모 여성, 단련대에서 강제 노동을 해야했다는 함경북도 출신의 유 모 남성 등의 증언이 수록됐다. 특별히 ‘2019 북한인권백서’에는 ‘북한 여성 생리 관련 실태’를 주제로 한 특별보고서도 수록됐다.
한편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연례보고서, 북한인권백서, 북한 종교자유 백서,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 실태를 발간하고 특정 주제를 심층 조사, 연구하여 지속적으로 보고함으로써 북한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