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자그라운드 대표 ‘책읽는사자’를 만나다(上)
21세기,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카페, 블로그를 지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명실공히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며 '비메오'나 '유튜브' '틱톡'과 같은 영상 콘텐츠가 새롭게 자리잡고 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성도들은 '카카오톡'과 '네이버 밴드'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교제하거나 삶을 나누고,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를 통해 연기를 이어오던 한 청년은 24살의 나이에 뮤지컬 극작가로 데뷔했다. 그러나 2013년 9월 1일 마지막 공연 후 그 길을 떠났다. 스무살부터 내적 갈등을 겪었다는 그는 자신의 ‘프롤로그’를 통해 당시의 활동을 모두 ‘억지로’ 했다고 회상한다. 그리고 네이버 포스트 작가로 데뷔해 ‘스물일곱 유부남 결혼일지’ ‘일오사사 사자사자’ ‘개인적인생각’ ‘관찰력’ ‘헬로우 뮤지컬’ ‘오늘도 직장in’ 등을 연재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책읽는사자’. 지금은 기독교 유튜버로 더 잘 알려진 ‘사자그라운드’의 대표다.
지난해 9월 유튜브를 시작해 구독자 7만 명 돌파를 앞둔 책읽는사자는 ‘결혼 전 기독교 커플 스킨십’ ‘배우자 기도’ ‘하나님 뜻과 내뜻의 구별’ ‘기독교인의 술과 담배’ ‘교회 헌금’ 등 교계 주요 이슈를 다루어 왔다. 최근에는 밴드 ‘위아 지저시스트’를 운영하며 성경적 세계관 아카데미, 독서·연애·창작에 대한 멘토링 프로그램 등 대외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이제 예수를 삶의 주인으로 삶고 ‘예수께 잡힌바 된 그것을 잡으려 좇아가는’ 그의 삶이 시작됐다.
-왜 유튜브를 시작하셨나요?
“지금은 영상의 시대입니다. 유튜브는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입니다. 저는 유튜브를 목구멍이라고 비유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유튜브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니까요. 중립적인 플랫폼이죠. 저는 복음을 위해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복음적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서 넣느냐에 따라 그저 한 가지 사업이 될 수도 있고, 복음 문화가 활성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유튜브가 뛰어나다 생각해서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하고자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단기적 목표는 대한민국의 교회를 지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교분리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깨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는 예수님을 전하다 죽는 겁니다. 욕을 먹든 오해를 사든 제 인생은 길어야 100년이예요. 제가 죽더라도 그 영상이 계속 돌아간다고 하면 이 영상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어요. 우리나라를 ‘예수 국가’로 만드는데 일조하는 게 제 비전입니다. 그리고 마라나타, 곧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일조했으면 합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바로 기독교 신앙 이야기를 하진 않으셨던 것 같아요.
“내적 갈등이 있던 부분인데요. 저는 19세에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체험하고 목사님이 되는 것을 꿈꿨어요. 지금 돌아보면, 그때는 하나님의 때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당시의 제 인간적 계산으로는 졸업 후에 신학원을 가야 했어요. 그런데 어찌하다 보니 예술 대학원을 간 겁니다. 그 후 2015년에 기독교 유튜브를 론칭을 했지만, 금새 내렸습니다.
그러니 당시 제 안에는 불만이 있었죠. ‘예수를 전한다고 하는데 왜 자꾸 막으십니까?’ 하고 말이에요. 이해는 되지 않지만, 하나님께 순종하는 마음으로 12년 정도를 기다렸고, 그러면서 ‘책읽는사자’로 활동을 했습니다. 유튜브의 첫 영상을 올릴 당시만 해도 아직 ‘책읽는사자’가 크리스천이라는 걸 공론화하기 전입니다.
그때 제게 네이버 포스트나 출판계 등에서 좋은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다 거절했습니다. 사람들은 제게 ‘왜 좋은 기회를 차느냐?’고 했는데, 그 이유는 저와 하나님만 아는 거예요. 제가 독서 이야기를 하든, 정치적 이상향을 이야기하든, 깨달음을 이야기하든, 결론은 예수인데, 저는 ‘왜 목사 된다고 하는데 길이 안 열리지?’ 이러면서 힘들어 했습니다. 예수는 추상적인 분이 아니고 제가 생각하는 유일한 가치인데, 제 삶에서 모든 귀결은 예수밖에 없는데, 예수를 전하지 못하니 저의 영적 다리, 팔이 잘리고 눈이 먼 것 같았어요. 어찌 보면 표현의 자유가 막힌 거였죠.
그런 내적 갈등을 겪다가 하나님께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신 것임을 믿는다’고, ‘이번에는 책읽는사자로서 예수를 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어느 순간 제가 유튜브에서 ‘예수를 믿는다’고 얘기했습니다. 그걸 팬들은 ‘크밍아웃’이라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크리스천’이라는 걸 공식적으로 말하는 걸 ‘크밍아웃 했다’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이 일이 시작된 거죠.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어느 날은 너무 힘들어서 울며 하나님께 기도를 했는데, 제게 이런 마음을 주셨습니다. ‘너는 이 기간만 힘들었지, 북한은 70년’이라고 말이예요. 처음으로 이것을 체감하게 됐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전하고 싶어도 못 전한 12년의 세월 동안 이렇게나 힘들었는데, 단지 북쪽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북한에 계신 분들은 모든 자유를 억압받고 있는 겁니다. 저는 제가 12년 동안 기다린 줄로만 알았는데, 사실 인내해주신 분은 하나님이셨어요. 하나님께서 저를 기다려주신 것이었고, 그 후 제 유튜브 채널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간증입니다.”
-유튜브를 시작하시고 거의 1년 정도 되셨는데, 현재 어떤가요?
“위기감에 대해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러 사연을 받으면서 무엇이 정말 민감한 이슈이고 어떤 면에서 위기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현재는 그것을 어떻게든 해보려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주일에만 예배를 드리는 게 아니라 날마다 거룩하게 잘 살고, 생활 습관부터 잘 할 수 있도록 말이예요. 이를 위해 크리스천 쇼핑 문화, 영화 관람, 화를 다스리는 문제, 직장 생활 문제 등 생활적인 부분에 대한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어떻게 책을 접하는 것이 좋을 지 조언해 주신다면.
“세계관이 오염되면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오히려 영혼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필터, 즉 세계관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대학교 4년 동안 기독교 서적 위주로 읽었습니다. 그 후에야 비소설을 읽었어요. 가끔 책을 읽다 경도되기도 하지만, 다시 돌아옵니다. 중심이 하나님이고 예수만이 0순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만이 구주’라는 정체성이 제대로 돼 있으면 어떤 책을 읽어도 분간이 되고 분별이 됩니다.
저는 청년들이 성경과 기독교 서적이라는 기본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이 먼저 제대로 교육되고 기초가 다져지면, 일반 서적이나 비소설을 읽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수의 사랑, 예수의 세계관이 제대로 탑재돼 있으면 비소설을 통해서 하나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비소설을 읽으면서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지적 세계가 잡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신도로서 성경 텍스트를 해석하는 툴이 더 유연해지고 확장되는 느낌이 듭니다.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고, 생각의 재료들이 많아지니 더 입체적으로 성경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더 깊게 통찰할 수 있습니다.
제가 책에 대한 리뷰를 할 때 일부러 넌크리스천의 책을 고르고 있습니다. 작년에 베스트셀러 중 ‘초격차’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전 CEO의 책인데요. 그분은 기업가니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라는 것을 압니다. ‘하물며 기업가도 이렇게 사는데 우리도 교회 안에서 나태해지면 안 된다’고, 복음적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세상 책이 주는 유익이 있습니다. 저 또한 미래 예측학 콘텐츠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유튜브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유튜브를 통해 복음을 전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이고, 지금 4년 정도 진행을 해왔는데, 아무리 바빠도 독서 멘토링을 계속 하려고 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