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주요 목회자들이 두루 참여하고 있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이정익 목사)가 9월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20·3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발표자로 나서 각각 자신들이 생각하는 한국교회의 문제점과 바라는 점을 털어놓았다.
청년 그리스도인들은 대체로 한국교회가 세상과 소통하지 못해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발전하고 있는 시대적 요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구나 이러한 점을 의식하고 개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교회 의사결정 구조에서 전혀 반영되지 못함으로써, 그들을 교회에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 세대 정책을 수립한다면서 다음 세대의 의견을 멀리하고, 서로 사랑하라면서 선을 그어놓고 그 안에 있는 우리끼리만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와 성도들이 ‘거룩’이라는 명목으로 점점 세상과 담을 쌓으면서 ‘우리들만의 안전한 요새에 안주하며 ’게토화’되고 있다는 지적은 새겨들어야 한다. 신앙인들의 삶은 날이 갈수록 하나의 거룩한 습관이 되어야 하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습관처럼 답습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안주하는 대신 끊임없이 성문 밖으로 나아가, ‘강도 만난 이웃들’을 만나 돌보고 치료하고 변화시켜야 한다. 교회와 목회자들은 청년들의 일터와 학교, 가정을 찾아가 그들의 고민과 고충을 더 가까이에서 직접 만지고 느껴봐야 할 것이다.
과감한 권한 이양도 필요하다. 청년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거나, 그들의 의견을 진솔하게 듣고 여러 아이디어들을 교회 차원에서 적극 수용해야 한다. 서로를 돕다 보면, 청년과 장년 성도들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다.
무엇보다 교회 지도자들이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요즘 청년들은…” 하는 말을 한 번만 참고, 나름 고민과 아픔이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진솔하게 귀를 기울여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진심은 통하고,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