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상자 속의 주일학교’ 캠페인 시작
중국 정부가 최근 중국교회의 명맥을 끊기 위해 취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전략은 십자가 철거, 교회 폐쇄 및 지도자 감금, 선교사 추방 등이 아니라 다음세대가 기독교 신앙을 갖지 못하게 철저히 차단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는 최근 서울 정릉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 기독교를 핍박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두 가지 계획으로 다음세대가 기독교인이 되지 못하게 하고, 기독교를 핍박하는 사람으로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첫 번째 계획은 아이들이 가정교회뿐만 아니라 삼자교회에도 나오지 못하게 하고, 아이들을 예배에 참석시켰다는 이유로 가혹하게 처벌하며, 두 번째 계획은 학교에서 기독교가 사악한 종교라고 매도하는 과목들을 종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교회는 오랜 시간 핍박이 파도처럼 왔다 가는 것을 보아왔고 그것에 익숙해져 있다"며 "그런데 다음세대를 향한 이 전략은 공산당 최고 지도부에서 만들어낸 전략이고 장기 전략이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국 VOM CEO 에릭 폴리 목사는 이날 "중국 학교는 집에서 부모님이 기도하거나 성경을 보면 아이들에게 학교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기독교인 부모를 의심하라고 자녀들에게 경고할 뿐 아니라, 친척 중 누구든지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있으면 신고하라고 부추긴다"며 "근래 중국에서 이런 적은 없었다. 기독교인 부모가 자녀를 기독교인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는 것도 범죄로 여기는 세상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VOM은 중국 정부가 중국 전역에서 조직적으로 학생들에게 공산주의 사상을 세뇌하고 복종하도록 하는 한편,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를 거부, 반대하도록 촉구하고 서약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다양한 근거를 들었다. 중국 당국은 중국 학생들에게 공산주의 교육을 필수 과정으로 삼고 있는데, 근래 전역에서 관리들이 학교에 선전물을 뿌리고 종교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주의 사상 및 정치 교사들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 사회주의 제도를 지지하는 자질을 갖춘 세대를 육성할 필요성이 강조됐으며, 시진핑 주석은 이 일이 학교와 어린이들에게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 당국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종교적인 내용을 나누고 학생들이 종교적 복장과 표시를 착용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과거에는 어린이날에 일반 동요를 부르게 했으나 지금은 마오쩌둥 초상화 앞에서 공산당 노래를 부르게 하며 공산주의 사상을 강제로 주입하고 당에 충성하는 공산주의 무신론자로 만들려 한다는 학부모의 주장도 나왔다.
허난성 쑤이양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는 '학교에 침투하는 종교를 거부하자'고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렸고, 같은 지역 초등학교에는 '과학에 찬성하라. 이단에 반대하라' '학교에서 종교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는 내용의 선전물이 입구에 게시되었다. 장시성 루산시에서는 공안이 교회 여름 성경학교 현장을 급습하며 "너희들 핏줄에는 중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너희들이 먹는 채소는 중국 사람들이 키우는 것이다. 그러니까 서양 종교를 믿으면 안 된다!"고 아이들을 꾸짖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 전체가 '종교 현장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공동 서약에 서명하도록 종용했고, 다른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붉은 군대 군복을 입고 마오쩌둥 초상화가 새겨진 가방을 들고 "지시를 따르라. 명령에 복종하라"는 표어를 한 목소리로 외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한국 VOM은 중국 기독교 박해 상황을 감시하는 '비터 윈터(Bitter Winter)'의 7월 17일 보도를 인용해, 한 유치원생 아들이 기독교인 어머니에게 "기독교를 믿으면 엄마는 집을 나갈 것이고 나를 돌봐주지도 않을 거야. 어쩌면 엄마는 엄마 몸에 불을 지를지도 몰라"라며 유치원에서 하나님을 믿는 것이 비정상적이라고 배웠다는 사례도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전역의 5개 가정교회 네트워크는 자녀들에게 믿음을 전수하기 위해 기독교 교육 자료를 각 가정에 전해주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한국 VOM은 가정교회 지도자들의 요청으로 협력단체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와 공동으로 12개월 동안 '상자 속의 주일학교'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사용하는 합법적인 어린이 성경, 소형 비디오 플레이어, 부모와 자녀를 위한 종합 디지털 교육 자료를 상자에 담아 지하 가정교회 조직망으로 중국 전역의 가정에 전달할 계획이며, 한 상자 당 평균 7명에서 최대 10명의 어린이를 가르칠 수 있다. 목표 개수는 5,000개다.
한국 VOM 대표 현숙 폴리 목사는 "시골에는 기독교를 전문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고, 그나마 도시의 주일학교 교사들은 특정 혐의로 정부의 감시를 받고 있다"며 "자녀가 신앙을 갖느냐, 못 갖느냐는 전적으로 가정에 달려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기독교인 부모가 신앙으로 자녀를 키울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유용한 자료들을 마련해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문에 보도되는 것처럼 중국 기독교 지도자들이 투옥되는 영적 전쟁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영적 전쟁은 중국 기독교인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자 속의 주일학교' 제작비는 개당 7만5천 원이다. 에릭 폴리 목사는 "비밀스럽게 지하 인쇄 작업을 통해 저렴하게 만든 불법 교재를 배포할 경우 상자를 받은 부모들이 범죄 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되어 체포된다"며 "가정교회 지도자들은 중국에서 일반 대중이 소매상에서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자료로만 구성했다"고 밝혔다.
에릭 폴리 목사는 중국 선교에 대한 한국 기독교인들의 생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직접 교육을 담당해 왔다면, 이제 중국의 다음세대를 기독교인으로 양육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평범한 부모들이 될 것"이라며 "중국의 평범한 기독교인 부모들이 아이들을 신앙적으로 양육하는 것을 한국 기독교인과 한국교회가 최대한 지원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중국 가정교회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더 이상 중국교회가 건물을 짓고 목회자가 중심이 되는 한국의 일부 대형교회를 모방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기독교를 제거하는 데 아주 쉬운 상황을 만든다는 것을 인식하고, 중국교회가 항상 해왔던 과거의 지하교회 방식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움직임이 있다"며 "가정교회 지도자들은 가정에서 자녀를 기독교인으로 양육함으로 중국교회를 살릴 수 있다면서 그들의 뿌리로 돌아가고자 하고 있다"고 알렸다.
한국 VOM은 중국 전역에 5,000개의 가정 주일학교를 세우는 캠페인에 대해 "한 대형교회로도 해결할 수 있는 목표이지만, 더 많은 기독교인이 중국의 차세대를 기독교인으로 세우는 데 참여하면 좋겠다"며 "선교사나 목회자도 아닌 평범한 한국 기독교인이 평범한 중국인 기독교인 부모들과 함께 이 영적 전쟁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의 어린 영혼을 살리는 캠페인에 동참하려면 한국 VOM 웹사이트(https://vomkorea.com/donation)에 접속하거나 온라인 계좌이체(국민 463501-01-243303 (사)순교자의소리, SSIB 기재 시 캠페인에 바로 사용, 1만 원 이상 소액 가능)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