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신성모독적인 내용의 편지를 썼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고 17년 동안 수감생활 중이던 무슬림 남성을 무죄 석방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현지 매체인 다운닷컴(Dawn.com)은 “파키스탄 대법원은 ‘검찰이 신성모독 혐의를 받고 있는 와지훌 하산(Wajihul Hassan)의 편지들이 실제로 그가 작성한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 이를 증명하는데 실패했다’며 하산에게 무죄 선고를 내렸다”고 전했다.
하산은 1998년 무슬림 변호사에게 신성모독적인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낸 혐의로 고소를 당한 후, 파키스탄 형법 295-C항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이나 무함마드 선지자를 모독하는 일은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되는 범죄로 여겨진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USCIRF)에 따르면, 현재 파키스탄에는 최소한 40여 명이 신성모독 혐의로 사선고를 받고 수감 중이며 하산도 그 중 한 명이다.
USCIRF는 트위터에 “거짓된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약 20년 동안 수감 중이던 와지훌 하산의 무죄석방을 환영한다”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부당한 신성모독법 아래 수감되어 있는 이들을 석방하고, 이를 폐지토록 하라”고 촉구했다.
파키스탄 인권 활동가인 샨 타시르(Shaan Taseer)는 지난 7월 미국 국무부에서 개최한 종교자유에 관한 장관급 회의에 참석해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 위반 혐의로 수감된 이들은 2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그러나 “파키스탄의 소수 종교인들이나 부당하게 신상모독법 위반이나 비슷한 종교 범죄 등으로 수감되었던 이들이 석방되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긍정적인 신호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 파키스탄 대법원은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8년 동안 수감 중이던 아시아 비비를 무죄로 석방시켰다.
또 지난 3월, 펀자브 고등법원은 82세의 양심수였던 압둘 샤쿠르를 석방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서점에서 아흐마디야 무슬림 신앙에 대해 언급한 책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3년 동안 수감 중이었다.
인권 활동가들은 현재 신성모독법 위반으로 수감생활 중인 이들의 건강이 악화되어감에 따라 파키스탄 정부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