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했던 일본에서 받은 사랑, 조금이라도 갚았으면”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이준석 선교사를 만나다(下)

▲이준석 선교사.
▲이준석 선교사.

上편 <한국에 처음 ‘花も’ 소개한 선교사의 이야기>에 이어

-일본 선교는 어떻게 가게 되셨나요?

“처음부터 일본 선교를 하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제게 노래를 가르쳐 주셨던 분이 크리스천이셨어요. 대중음악을 하시던 분인데, 마음이 정말 따뜻한 분이었어요. 그분께 많은 위로를 얻었고 격려도 많이 받았어요. 참 좋은 분이었어요.

저는 믿음이 별로 없었는데, 노래하는 게 좋아서 찬양 사역을 하고 싶어 했죠. 기도하면서 열정만 가지고 부딪힌 거예요. 몇 년간 정말 노력을 많이 했어요. 회사의 연습생으로도 있었는데, 열매가 없었어요. 그렇게 한참 실망하고 있을 때 제가 다니던 교회에 일본 선교를 자주 얘기하던 형이 제게 1년 동안 도쿄 선교를 가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때 일본까지 따라간 거죠. 청년부 시절이 없던 제가 한 번에 1년 동안 장기 훈련을 받게 된 겁니다.

그 전까지는 사실 제대로 된 신앙훈련의 시간을 가진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 일본에 가서 많은 경험을 하고 책도 많이 읽게 되면서 신앙이 깊어지기 시작했어요. 한국에 있을 때는 큰 교회에 서서 찬양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제가 그렇게 싫어하던 일본에서 일본 성도들과 같이 예배를 드리고 나누고 섬기고, 선교사님들을 도우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어요. 그리고 이 받은 은혜를 갚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기도하게 된 거예요. 그게 2007~2008년쯤이었네요.”

-일본을 싫어하셨다 해도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신 것 같은데요.

“직접 만나보기 전에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편견을 갖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저는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일본에 갔지만, 일본 사람들, 일본의 크리스천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섬기는 모습을 보았어요. 또 그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죠. 일본 크리스천분들이 어떻게 어려운 상황에 신앙을 지키려고 노력하시는 지 알게 되었어요. 진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데도 ‘예배 자리에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 힘이 된다’고 해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어요. 다 처음 경험해보는 일들이었죠. 지금은 제가 사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았으면 좋겠어요.”

-크리스천은 일본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사과하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다’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만나지 않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사람에게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크리스천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무엇이길래 그 사람들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크리스천으로서 우리가 뭘 해서 예수님께서 우리를 용서해주신 게 아니잖아요. 그걸 늘 생각해요. 예수를 믿는 사람으로서 사랑으로 일본 교회를 품고 계속 기도하면 좋겠어요.”

-일본 선교를 함에 있어 부딪히는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저는 순회를 다니고 있어서 한 교회에 길게는 일주일 정도 있어요. 그래서 자세한 이야기는 알지 못하지만, 교회에서는 일본 분들이 이성적이지만 또 종교심이 강하다고 이야기를 해요. 이성을 뛰어넘어 무언가를 의지하려는 종교심이 있어요. 그래서 고양이를 영물이라 하면서 섬기고, 모든 물건도 마음을 쓰면 신이 된다고 생각하는 게 있어요. 제가 생각하기엔 토테미즘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종교가 아니라 문화라고 하면서 이러한 종교심을 일본 분들이라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요. 그것에 대해서 정확히 이야기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요.”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내년 3월, 가족들과 함께 일본으로 이주해서 조금 더 본격적으로 일본 사역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니가타성서학원이라는 신학교에서 공부를 할 예정이에요. 니가타성서학원에 한국 선교사님인 박창수 교수님이 계시고, 나카무라 사토시 교장님이 계세요. 일본에서 명망 있고 존경받는 크리스천역사 학자로 그분들이 쓴 책이 한국에도 많이 번역돼 있어요. 이분들이 살아계실 때 가서 가르침을 받고 싶어서, 일본에 가기로 결정을 했어요. 이런 결정을 내린 게 6월이었는데, 7월부터 한일관계가 안 좋아져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계속 기도하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능하면 일본 교단, 교회, 성도분들과 협력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하나님의 마음으로 일본을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사역이 정말 쉽지 않거든요. 선교사님 자녀들은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일본도 편견이 존재해요. 한일관계가 안 좋아서 후원도 많이 끊겼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도 계신데요, 하나님의 마음으로 일본을 바라봐 달라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일본에서 지금도 정말 열심히 사역하시는 선교사님을 생각해서라도 일본 교회를 위해 기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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