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 칼럼] ‘한국교회 기도의 날’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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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기도의 날’에서 성도들이 찬양하고 있다. ⓒ기도연합 제공

▲‘한국교회 기도의 날’에서 성도들이 찬양하고 있다. ⓒ기도연합 제공

1. 한국의 성도들이 하늘이 열리도록 기도하는 날

'내 하나님이여 내가 이 백성을 위하여 행한 모든 일을 기억하사 내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느헤미야 5장 19절-

"하나님 아버지, 대한민국이 열방을 향해 그리스도를 위한 열심을 품고 복음전파를 위하여 행한 모든 일을 기억하사 대한민국에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개천절은 원래 기독교 절기와는 상관이 없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2019년의 개천절은 유대 달력의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나팔절(로쉬 하샤나-Rosh Hashanah)과 하나님께 죄를 범한 것을 용서받고 속함 받는 속죄일(욤 키퍼-Yom Kippur) 사이에 걸쳐 있다. 새로운 시작은 그 동안의 잘못에 대한 회개와 이를 속함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2019년 10월 3일, 전국에서 성도들이 모여와 하늘의 하나님 앞에 우리의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며 부르짖고 기도하였다. 잘못을 회개하고 그로 인해 새로 시작할 수 있게 되는... 한국의 성도들이 모여 하늘이 열리도록 기도하는, 그러한 날의 원년으로 시작하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긴다. '한국교회 기도의 날' 집회 뿐이 아니다. 광화문 국민대회에서, 자카르 코리아에서, 또한 전국적으로 연이어지는 국가를 위한 금식기도 성회들에서... 각 처소에서 드리는 새벽기도와 철야기도들이 있기에 이 나라는 아직 하나님 앞에 진정 소망이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2. 하나님 앞에 옳은 것

'내가 백성의 부르짖음과 이런 말을 듣고 크게 노하였으나, 깊이 생각하고'
-느헤미야 5장 6~7절-

'모세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나를 두고 시기하느냐 여호와께서 그의 영을 그의 모든 백성에게 주사 다 선지자가 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민수기 11장 29절-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사사기 17장 6절-

'온 이스라엘 자손 모든 백성이 올라가 벧엘에 이르러 울며 거기서 여호와 앞에 앉아서 그 날이 저물도록 금식하고 번제와 화목제를 여호와 앞에 드리고'
-사사기 20장 26절-

한국교회 기도의 날 집회를 앞두고, 또 당일 열린 여러 집회 중에서도 현 대한민국 상황을 두고 서로 비난하고 비방하는 안타까운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작금의 상황으로 많은 이들이 깊은 분노를 갖고 있음이 이해된다. 분노는 그 분노를 분출할 대상을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그럼에도 '깊이 생각하고', 우리가 마음에 두어야 할 부분이다.

다행히도 '한국교회 기도의 날' 집회 중에 어느 목사님께서 "우리와 다른 곳에서 집회한다 해서 적이 아니다. 모두 조국을 사랑하는 분들이기에, 귀하게 여기자"라는 말씀을 선포하셨다. 나와 함께 하지 않는다고 하여 나의 적이 아니다. 우리의 구할 바는 우리와 함께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그의 영을 그의 모든 백성에게 주사 다 선지자가 되게 하시기를 원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하나님이실 뿐 아니라 모든 것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시기에, 모든 것의 모든 것을 초월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영역을 신뢰한다.

대한민국의 회복을 바라는 우리 각자의 소견에 옳은 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소견에 옳은' 것 뿐이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정서가 파다했던 이스라엘은 사사기 19장으로부터 이어지는, 무너진 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 이는 하나님의 응답을 받아 가며 싸운, 압도적으로 유리했던 싸움이었다. 하지만 연이어 2번이나 패한다. '나의 소견에 옳은' 것이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는 동안에는 아무리 정의의 이름을 앞세우고, 하나님의 응답을 받고, 압도적인 싸움이라도 결국 나의 싸움에 머무른다.

나의 소견에 옳은 것, 하나님께 구하는 것, 정의의 집행, 압도적인 유리함, 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 앞에 옳은' 것이어야 한다. 다행히도 이스라엘은 어떻게 해야 하나님 앞에 옳은 것인지 선례를 보여주었다. 울며, 금식하며 아픈 마음으로 여호와께 돌아가는 회개가 하나님께서 받아주시는 옳은 것이다. 그때서야 이 싸움은 하나님께서 함께 싸워주시는 싸움이 되었고, 이스라엘은 진정 승리하였다. 우리의 싸움 역시 하나님께서 함께 싸워주시는 싸움이 되어야 한다.

3. 영적 씨름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에베소서 6장 12절-

12시에 시작한 집회 첫 번째 세션이 끝날 때까지 시청 앞 약 7차선에 이르는 공간에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다. 그에 따라 병목현상으로 매우 많은 사람들이 남대문이나 지하철역 쪽에서 시청 앞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어느 목사님께서 경찰들을 향해 그 바리케이드 쳐진 공간을 열어 줄 것을, 엄숙하고 단호하지만 매우 절제된 언어로 선포하셨고 순간 조금 과격해질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류가 일부 사람들을 통해 발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기류는 잘 통제되었고, 결국 경찰들이 모든 바리케이드를 점차 수거하여 시청 앞 모든 도로가 개방되었다.

그 순간, 집회를 방해하는 영의 역사와 영적 씨름에서 승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리케이드가 쳐진 상태에 굴복하여 여러 성도가 참여하지 못하게 그냥 두었더라면, 또한 권세들에 단호하지만 절제되지 못한 대응을 했더라면, 과격한 분노가 분출되었더라면, 바리케이드가 끝내 치워지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모여서 기도 했으나 영적으로는 패배한 결과를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이 영적 씨름에서 승리하였다. 이 씨름의 승리가 사람의 일로 되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집회 때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수고해주시는 경찰과 전투경찰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함 역시 표현되었다. 감사함에까지 이르렀기에 진정 영적 씨름에서 승리한 것이리라.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다.

4. 하나님께서 새로이 하실 일들을 기대한다.

'너의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출애굽기 3장 5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라'
-여호수아 5장 15절-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을 애굽으로부터 건져내시는 역사를 시작하셨다. 하지만 그에 앞서, 모세에게 그 발에서 신을 벗을 것을 요구하신다. 광야 40년의 세월이 지나고 이제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앞세워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에 인도하시기에 앞서서도, 여호수아에게 신을 벗을 것을 요구하신다. 그들이 선 곳은 거룩한 땅이기 때문이다. 허나 그 거룩함은 그 땅 자체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이제 역사하심을 앞두고 우리와 함께하기 위하여 임재하신 곳이라 거룩한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훼손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참여하기에 합당하도록 영적 준비를 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임재하시어 새로이 하실 일들을 기대한다.

박광희
/기독교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청년단체 '트루스포럼'의 회원이며, 현재 의사로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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