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칭의론 재확인… 칭의 사건 때 일어나는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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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욱 교수의 Engagement 6] 종교개혁 502주년 기념 특별기고

▲정성욱 교수.

▲정성욱 교수.

지난 2017년 10월 우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면서 성대한 행사들을 치렀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예수 그리스도(solus christus),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이라는 복음의 대원리를 회복하자고 소리치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그 후로 2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 내에서 순수한 복음의 회복이 힘있게 이뤄졌는가?’라고 질문할 때 긍정적으로 답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그것은 무엇보다 여전히 종교개혁이 회복한 칭의의 복음에 대한 오해와 혼돈이 한국교회 내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한국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교회들 가운데서도 관찰되는 심각한 문제이다.

기독교 복음론과 구원론에 있어서, 칭의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칭의론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 교회가 서고 넘어진다고 마르틴 루터는 말했다.

그런데 오늘날 성경적인 칭의론은 사방으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러기에 성경적인 칭의론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성경적인 칭의론을 요약하면, 죄인이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님과 구주로 믿을 때 그는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unio cum christo)하게 되며, 하나님으로부터 더 이상 죄인이 아니라 의인이라고 칭함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때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의가 죄인에게 전가(imputation)되어, 죄인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완벽한 의인이라고 여김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칭의는 영단번의 사건(once and for all event)으로 한번 이뤄진 사실은 영원히 취소될 수 없다 (irrevocable)는 것이다.

그렇다면 칭의의 사건 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우리는 칭의의 사건 때, 죄와 관련되어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우리 죄에 대한 죄책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예수님을 믿기 전 자연인이 하나님 앞에 서면 “You are guilty!” 즉 “당신은 유죄이다!”라는 선언을 듣게 된다. 죄에 대한 책임, 즉 죄책이 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선언된다. 정죄 선언이다.

그러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과 구주로 믿고 영접하는 순간, 하나님은 우리를 향하여 “You are not guilty any longer but as righteous as the Son of God!” 즉 “당신은 더이상 유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만큼 의로운 자다!”라는 선언을 듣게 되는 것이다. 죄책으로부터의 자유와 해방이란 로마서 8장 1-2절이 말씀하는 바와 같이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라는 지위를 얻었음을 의미한다.

둘째, 우리 죄로 인한 오염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죄는 우리의 영혼과 육체를 오염시킨다. 죄로 인한 불결함이 우리 존재의 특징이었다. 그러나 이제 주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과 구주로 믿음으로 말미암아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된 우리를 향하여 주님은 “You are now clean and holy!” 즉 “너는 이제 깨끗하고 거룩하다!”라고 선언하셨다.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결한 존재로 인정하고 받아 주시고 거룩하게 구별하셨다는 말이다. 이것을 신학적으로 정교하게 표현하면 ‘결정적 또는 확정적 성화(definitive sanctification)’다. 영단번에 주님 앞에서 거룩한 존재로 인정을 받고, 칭함을 받았다는 말이다. 확정적인 사건이다.

셋째, 우리 죄로 인한 형벌로부터의 해방이다.

죄의 삯은 사망이다. 여기서 사망이란 육체적, 영적 사망을 포함하면서도, 결국은 영원한 불못에 들어가 영원히 고통당하는 ‘영원한 사망’을 뜻한다. 모든 좋은 선물과 생명의 근원되시는 하나님과의 영원한 분리와 저주라는 처참한 상태를 의미한다. 놀랍게도 칭의의 사건 때 죄의 형벌인 영원한 죽음으로부터도 우리는 완전히 해방된다.

요약하면 예수님을 주님과 구주로 믿고 영접하는 순간에 주님은 우리를 의롭다고 하시며, 이 칭의의 순간에 우리는 죄책과 그에 대한 정죄, 죄로 인한 오염, 죄에 대한 영원한 형별로부터 완전히 자유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칭의가 곧 구원이라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닌 것이다.

물론 칭의의 사건에서 죄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죄는 여전히 우리 안에 잔존한다. 그러나 이 죄의 죄책이 사라지고, 오염이 정리되고, 형벌이 정리됨으로 칭의는 우리의 구원을 확정하는 사건이다.

나아가 칭의는 점진적 성화를 보장하고, 영혼과 육체의 영화를 보장한다. 다시 말하면 칭의는 성화의 뿌리로서, 칭의된 자는 반드시 성화의 길로 나아간다.

그것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연합되게 하시는 성령의 주권적이며 내주적인 역사이며, 동시에 우리 그리스도인의 거룩한 책임이다. 그리고 칭의되고 성화를 경험하는 모든 참된 그리스도인은 그가 이 세상을 떠날 때 그의 영혼이 영화되고, 주님이 재림하실 때 그의 몸이 부활하며 영화된다.

확정적 성화와 구별되는 의미에서의 점진적 성화는 잔존하는 죄의 세력과의 투쟁의 과정으로서 점점 죄의 세력을 이겨가는 과정이다.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는 과정이다.

영화는 잔존하는 죄의 현존이 사라지는 사건이다. 즉 죄의 존재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사건이다. 이 때 우리의 구원은 완성된다.

요컨대, 칭의는 구원의 확정이다. 성화는 구원의 지속이자 구원의 능력을 누림이다. 영화는 구원의 완성이다.

정성욱 박사
美 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저서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10시간 만에 끝내는 스피드 조직신학>, <삶 속에 적용하는 LIFE 삼위일체 신학(이상 홍성사)>,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십자가 신학과 영성>, <정성욱 교수와 존 칼빈의 대화(이상 부흥과개혁사)>, <한국교회 이렇게 변해야 산다(큐리오스북스)>, <밝고 행복한 종말론(눈출판그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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