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 칼럼] 다산 신도시와 좋은 교회
좋은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건강한 교회는 어디에 있을까? 교인들이 한번쯤 가보고 싶은 교회는 없을까? 새신자가 다니고 싶은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주거문화가 바뀌었다. 주택에서 아파트로 바뀌면서, 생활양식도 달라지고 있다. 지역마다 신도시가 형성되고 낡은 주거지가 아파트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서울 지역만이 아니다. 경기도도 하남, 용인, 평택, 갈매, 별내, 다산, 가운 지구 등을 중심으로 신도시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성남 분당 지역 개발 이후 구리 갈매 지역에 이은 남양주 별내와 다산 신도시는 2022년까지 2만 5천여 세대(인구 7-10만명)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왕숙지구까지 뜨거운 지역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남양주 하면 거의 원진레이온이나 빙그레 공장을 떠올리는데, 바로 그 지역이다. 지하철 도농역을 중심으로 동화중고등학교가 있고 양쪽으로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이런 큰 변화 앞에서, 교회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다산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오랜 세월 지켜온 교회 건물을 잃은 경성교회도 있다.
지역 토박이 교회로 동화 중고등학교 강당을 사용하는 길가에교회와 주영광교회, 성림교회, 동화교회, 새중앙교회 등이 버티고 있으며, 변화를 시도한 교회들이 있어 그, 가능성에 주목하게 된다.
예장 통합 벧엘교회(담임 양승만 목사)의 경우 아파트 단지를 옮겨다니며 3차례 이전과 건축을 한 경우로, 단지내 보상을 받고 신축한 교회이다. 자이 아파트 옆이라는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어 새신자들이 유입되고 있다. 찬양대는 새 가족을 위한 사역의 자리로 활용되고 있으며, 주보에서부터 해외 선교를 표방하고 있다.
예장 합동 남양주광염교회(담임 김세열 목사)는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담임 조현삼 목사)가 설립 10주년을 기념하여 2003년 분립 개척한 교회이며, 상가교회로 자리를 잡았다. 투명한 운영과 공동체성을 주보에 담아 전도지로 사용하며, 버스 광고 게재가 강점이다. 새신자라면 한 번쯤 방문하는 매력있는 교회에 속한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교회들이 있다. 예장 합동 예정교회(담임 설동욱 목사)가 대표적인 교회이다. 서울 중량구 본성전에 이어 다산 신도시에 지성전을 건축, 양쪽을 다 뛰며 목회하고 있다.
담임 설동욱 목사가 부흥사로 널리 알려져 있어서인지, 아니면 교회 시설과 해피맘기도회 등 여러 프로그램을 잘 갖춰서인지 1년에 300여명 정도가 자연스럽게 등록하고 있다.
예배시 광고는 톡톡튀는 동영상 뉴스로 주목을 끈다. 주일에 차량을 두고 교회 차량를 이용하라고 하고, 교회 주차장은 새신자와 장애인에게 양보하라는 광고는 바람직해 보인다.
같은 중량구에서 옮겨온 감리회 다산방주교회(담임 이명준 목사)는 다산 지역 끝자리에 건축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진건 배수펌프장의 주변 환경이 전원교회 분위기를 연출한다.
1층에 무지개 작은도서관과 노아어린이집, 커피숍을 열고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주민들을 불러올 수 있는 나름의 유입 전략이 더 필요해 보인다.
남양주경찰서 뒤편 가운동의 감리회 빛가운교회(담임 최정훈 목사)는 기존 자리에서 아파트단지와 함께 재건축된 오래된 교회이다. 성시 교독(교독문)을 하는 차분하고 심플(simple)한 전통적 예배로 조용히 입소문이 나고 있어, 잠재력이 큰 곳이다.
인원 대비 공간을 잘 맞추었다. 주보에 기재된 담임목사의 글이 감성적이며 탁월하다. 총동원 전도축제 겸 바자회, 주부대상 ‘마더와이즈’와 ‘어성경’성경공부반, 탁구교실, 서예교실 등을 활용하고 있다.
도농도서관 앞에 위치한 예장 합동 평화교회(담임 김상권 목사)는 겉모습을 보면 상가 형태이지만, 지하 성전은 500-600명이 들어갈 정도로 규모가 크다.
소그룹 목회로 비교적 젊은 40-50대가 주류여서인지, 지적이며 모던(modern)하다. 교회 시스템을 잘 갖춘 것으로 보인다. 수요일 오전 광야학교와 PAT 다음세대 교사 학부모기도회, 붕어빵 전도 등에 주력하고 있다.
워커힐에서 덕소 방향으로 가운동 사거리의 감리회 하늘숲덕일교회(담임 이정형 목사)는 덕소에서 다산 지역으로 건축 이전했다. 주민 초청 문화행사를 가지고 있다. 9월 조혜련 집사의 간증집회부터 10월 유명 교수들의 특강까지 이어지며, 주민들의 참여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상가교회로 풍성한교회, 온생명교회, 나루순복음교회, 하미소교회, 따스한교회, 한빛교회, 두드림교회, 충만한교회, 바라봄교회, 주이음교회 등이 포복으로 전진하고 있다.
교회마다 다양한 전략을 가지고 전도지와 전단지로 교회를 홍보하기도 하고, 전도자들이 아파트 가가호호를 방문하기도 하고, 차량을 돌리기도 한다.
신도시 목회는 준비된 교회, 준비된 목회자에겐 분명 ‘황금어장’이다. 40만명의 기존 남양주 시민에다 신도시 유입 인구가 10만명을 바라보고, 유동인구 100만명을 예상하는 곳도 있다. 최소 10%가 크리스천이라고 생각하면 신도시 중 1만명 정도로, 1천명 정도 모이는 교회 10곳이 나올 수 있는 그림이다. 단지당 1,500세대, 주민수 5,000명으로 추정할 때, 건강한 교회 하나 정도는 더 필요하고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신도시에선 새신자를 붙잡지 못하는 교회는 분명 어렵다. 그러다 보니 교회를 방문해 보면 준비된 예배도 아름답다. 예배 시간도 칼같이 1시간 정도다. 간혹 찬양을 예배 전 10분, 예배 시간에 10분으로 구성한다.
찬양팀들이 예배 도중에도 계속 찬양을 이끌어 간다. 대예배 시간도 현대인에 맞춘 예배시간으로 모이며, 주일 오전 11시 30분과 12시 예배가 공통적이다. 예배 찬양(15-20분), 준비된 예배기도, 준비된 설교, 성가대의 찬양까지 거의 모든 부분이 기획되고 있어 현대인의 입맛을 잘 맞추고 있다.
담임목사와 설교자들의 설교도 내공이 보통이 아니고, 화력이 대단히 탁월하다. 다들 탄탄한 구성과 감성에 호소하는 설교에, 찬양까지 더 하면 부족함이 없어 보일 정도다.
여기에 안내도 많다. 그런데 새신자 영접 및 안내에 대한 교육이 전혀 안 돼 있어 보인다. 교회마다 점심식사는 성찬이다. 은혜로운 예배에 맛있는 식사는 덤이다. 그러나 한 끼 먹는 것 이상으로, 교회는 지역에 무엇을 줄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지역과 소통하지 못하는 교회는 설 자리가 없다.
교회는 지역이나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 교회마다 강조점이 다를 수는 있다. 어느 교회는 열심히 새신자 등록할 것을 간곡히 호소하고, 어느 교회는 신앙생활은 십일조를 꼭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어느 교회는 새 성전을 건축하였으니 헌물을 드려야 한다 광고한다. 웬지 낯설고 부담스럽다.
신도시에 이사 와서 예수님 믿어보려고 나온 새신자들에게, 주님이 디자인하신 교회의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교회가 많이 나와야 한다. 십자가의 복음을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은혜와 영성이 있는 교회, 다산 신도시 교회들에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보게 된다.
이효상 원장(한국교회건강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