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 칼럼] 강연에서 책 출판, 베스트셀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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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중인 이효상 목사. ⓒ연구원 제공

▲강의중인 이효상 목사. ⓒ연구원 제공

글은 말에서 나왔고, 말은 자기 삶을 드러내게 돼 있다. 다시 말하면 ‘삶이 말이 되고, 말이 글이 된다’는 것이다. 좋은 강연과 글이 되려면 삶이 풍부하고 알차야 하겠다. 어떤 삶을 살았는가 하는 것이 말과 글을 결정하게 된다.

말과 글을 따로 떼어서 생각할 일이 결코 아니다. 바탕은 삶이다. 삶이 풍부해야 글감도 풍성해지고 결과적으로 삶이 건강하면 말과 글도 건강해진다. 말이나 글이 숨김없이 진실되이 드러낼 때 감동이 있고 생명력을 불어넣게 된다.

1980년대 후반 시집을 낸 바 있지만 글쓰기를 포기한지 오래되었는데, 월간목회 발행인 박종구 목사님이 글쓰기를 자꾸 권유하셔서 7년간 월간목회 집필위원으로 섬기면서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러다 초짜 글쟁이가 겁없이 낸 책이 『영혼을 깨우는 예배기도』라는 책인데, 반응이 좋아 5만권 이상이 팔리며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고, 졸지에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말도 듣게 되었다.

2002년 교회건강연구원 설립 이후 강연과 더불어 집필에 신경을 써, 가능하면 매년 한 권 정도는 출간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17년간 출판된 책이 15권 정도 된다. 하지만 쓸 때마다 힘들다.

그중에『관계의 벽을 넘어라』는 119관계전도훈련 세미나 강연집으로, 세미나에 5천여교회 5만여명이 참여하며 필독서가 되다 보니, 관계전도의 교과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글을 쓰고 책을 왜 내는가? 최근 집필 출판한 『나이롱 집사와 기둥 같은 제직』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세상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신앙의 여러 모습들 앞에서,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 가는 길을 헤매지 않도록 세워주고 싶어 냈다. 텅 빈 마음을 채워주고, 영혼에 꺼진 불을 피우며, 심장을 새로운 감정으로 뛰게 하고 싶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와 청지기·직분자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해, 3·1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펜에 피땀과 교회를 향한 사랑을 찍어 썼다.

하지만 글을 쓰고 책을 출판하는 일이 부족한 사람으로서 요란을 떠는 것은 아닌지, 과연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를 위한 것인지 많이 성찰하게 된다.

이 책은 2002년 가을, 40년 목회를 은퇴하시던 고 김우영 목사님(만나감리교회)께서 전국 목회자들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열고, 필자를 주강사로 세워주신 데서 시작됐다. 그 때부터 전국교회를 돌며 1천여 교회에서 강연했고, 20여년의 강연 녹취와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사람의 부족함이 글에까지 전달되었음을 느꼈다.

책이 출간되자 “제목부터 참신하다”, “신앙의 위기에서 용기를 찾았다”, “몸과 마음의 상처와 아픔을 극복했다”, “단단하게 버틸 힘과 해낼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교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안 것이다”, “나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존재이며, 훨씬 더 귀한 일을 하는 사역자라는 사실이다” 등 독자들의 반응과 소감, 그리고 “팬심으로 꼭 사서 읽어 보겠다”는 격려의 말들을 듣게 된다.

특히 “글 쓰느라 애썼다”, “글에 반했다”는 말을 듣는다. 그 말은 글쓰기가 참으로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다. 글쓰기가 뭐라고 이렇게 힘들까, 하면서 홀로 지새운 숱한 밤들을 알기나 할까.

오자(誤字)와의 싸움에서 죽을 고생을 다하며 글재주가 부족함을 절감한 걸 알기나 할까. 출산한 산모처럼 그래서 또 다시 책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글 잘 쓰는 사람은 틀리다. 차원이 다르다. 가끔 주보와 인터넷에 실리는 소강석 목사님(새에덴교회)의 칼럼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곤 한다. 한국교회와 성도 사랑이라는 글의 고민이 절실하기에 웃음이 있고 즐거움이 있으며,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힘이 크다.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사랑한다는 고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촛불로 길을 내고, 그 길 위에 꽃가루를 뿌리고, 장미꽃 백 송이를 들고 음악이 흐르게 하는 준비성에 ‘감동’하겠지만, 겉치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심을 담은 “나, 너 좋아해” 라는 그 한 마디가 아닐까? 이렇듯 책으로 진정성을 전달하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어 보인다.

솔직한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그렇다고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것도 아니다. 계속적인 글쓰기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많이 읽어야 하고, 누구나 읽어도 좋을 솔직한 글을 쓰기 위해 매일 밥 먹듯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는 주변 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쓰는 용기를 전제로 한다. 십자가 지고 순교할 각오 아니면 맨땅에 헤딩이라도 하듯, 어쩌면 짱돌 맞을 각오를 하고 글을 써야 글이 산다.

스마트폰에 빠져 책을 안 읽는다고 하지만, 역시 베스트셀러는 내용의 충실이자 독자들의 입소문이다. 최근 출판된 『교회오빠 이관희 집사』처럼, 꼭 필요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공감하고 감동하는 글쓰기·말하기·출판하기·책 읽기를 권하고 싶다.

글을 쓰고 강연하고 책을 출판하는 것이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나, 무엇을 하든 ‘정석’은 중요하다. 중요하기 때문에 ‘정석’이다. 기본을 지키지 않는 기술은 ‘겉멋’에 불과하다. 삶이 그렇다.

시대를 읽고 역사를 알고 사람과 문화와 십자가를 사랑하는 그런 책이 더 많이 출판되고, ‘거룩한 독서’를 위해 ‘책 읽기’를 권하는 가을이 되었으면 한다.

결실의 계절에 추수를 기다리듯, 건강한 사회를 위한 사랑이 말이나 글로 표현되고 출판됨으로, 그런 사역들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문화의 융성과 영적 회복을 가져오는 거룩한 출발이 있기를 나는 소망한다.

이효상 원장(한국교회건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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